"비타민 보충제는 과학자들의 실험실에서 건강 증진 효과를 냈을지 몰라도 인체에 들어가면 이상하게 거의 효력을 내지 못한다고 잡지는 말했다." "항산화제로 알려진 비타민 C와 E는 오히려 질병을 일으킬 소지마저 있다고 이 잡지는 지적했다."

 

의학에서의 '검증'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이런 기사들을 보면 떠오르는 기억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50년대에 미국유학갔다 온 영양학자-당시로서는 최고 엘리트였겠죠, 풍요의 나라인 미국에 가서 최신 학문을 공부하고 돌아왔으니까요-가, 우리나라 음식은 영양학적으로 엉망이니 미국에서 먹는 식으로 바꿔야한다고 주장했었답니다. 다행히도 우리나라가 가난해서 거기 시킨대로 할 수 없었던  덕분에 아직 이나마 살아 있겠죠.. 또한 아마 농약에 담군 표백밀가루로 만든 분식이 건강에 좋다 이런 구호도 그런 사람들이 만들어낸 말이겠죠?

시간이 오육십년 흘러, 한국음식이 지중해식 식단과 함께 건강식단으로 뽑히게 되었고, 미국식 식사 및 음식들이 악의축처럼 여겨지게 되었는데.. 그렇게 떠들던 사람들이 이제와서는 도대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요? 기껏해야 나는 그땐 그게 최선인줄 알았다, 과학의 발전에 따라 기존이론이 부정되는 것은 너무 당연하지 않나 이 정도 변명 밖에 못할 겁니다. 그런데 이건 일부 의사들이 늘상 하는 얘기 아닌가요?

하여간 여담으로, 그당시에 그런 최신학설로 무장한 과학자들의 말을 따를 수 있었던 유일한 사람들인 최상류층-자칭 사회지도층-은 우유까지 미제로 먹고 살았고 병 나면 미국 가서 수술하고 왔었죠.. 거기엔 그런 병이 많으니까요..

 

또하나.. 지금 살아계신다면 80-90대 정도 되는 의사선생님의 자제들중에 왜 이런 걸 자랑하는 분들이 꽤 되는가 모르겠습니다.

자기 아버님은 양심적이어서 환자가 많지 않았는데 그 양심적이라는 게 다름아니라 약을 독하게 안썼다는 겁니다. 게다가 자기 가족들한테는 절대 약을 안썼다고까지 덧붙이면서..

가족들이 환자들한테는 주사도 놔주고 약도 주면서 왜 가족들한테는 감기 걸리면 보리차 먹고 쉬어라-감기에 보리차는 과학적으로 검증된 건가요?- 못에 찔려도 참아라 배탈나도 참아라 시간 지나면 저절로 다 낫는다 이러면서 절대 약을 안주냐구 대들면.. 그거야 환자들이 와서 약 달라고 하니까 그나마 몸에 제일 덜 해로운 약한 약으로 주는거지 대부분의 경우는 그거 먹으나 마나 똑같다고.. (사실 서양선교사출신의 의사들이 우리나라에 왔을때, 병이 낫지 않으면 먹은 약값조차 지불안하는 당시의 의료환경에서 진료비를 받기 위해 주지 않아도 될 僞藥을 줘서 약값-즉 진료비-으로 받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버님 돌아가시고 나서 처음으로 약사한테 가서 양약을 먹어봤는데 너무 독해서 약때문에 죽는줄 알았다고.. 역시 의약분업하기를 정말 잘했다고.. 등등...

 

왜 우리나라에서 이런 코메디 같은 일들이 벌어져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