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한의학자료-천윤우님께서 쓰신 글을 쭉 정독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음 예1지난지 하안참지난 선배인데, 제가 예과때 생각했던거랑 비슷한 생각을 하고 계시군요.ㅎㅎㅎ 반갑습니다.
근데 사실 한의대 예과1학년때 배우는게 좀 유난히 특이하긴 하죠,, 근데..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예과 2학년 본1 해부학 조직학 또 본초 상한 등등 배우게 되면.. 사실 예과 1학년때 배운 여러가지 것들은 그닭 필요없더라구요...걍 그학년땐 그냥 그런게 있다 정도만..  ㅡㅡ 거기다가 본2,3 임상과목 들어가면 예과1학년떄 배운건 더 ㅃ2ㅃ2입니다. 의대처럼 예과1학년 과정이 예과 2학년때꼭 필요하고 뭐 그런건 아니더라구요. 학교마다 다를지 모르지만. 저희는 예과 2학년 1학기까진 좀 의아한 과목이 있었죠.
아마 나이드셔서 학년 올라오시면 생각이 변하실거에요, 또 요즘 임상과목자체가 과학화 체계화로 가고 있어서 더 받아들이시기 쉬울것 같기도 하구요. 미래의 한의학에서 필요한 부분만 응용하는 날도 분명 오겠죠. 그건 좋은거죠. 필요한 부분을 많이 개발하면 되니까요.^^
옛날 생각이나서 반갑네요. 힘내세요 후배님^^

의사라는 단어는 당연히 의학적 지식에 의해 환자를 치료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입니다.
 그 때 일본에서 난학을 수입해오면서 의사는 의사인데 코쟁이 의사라고 해서 '양의'라는 단어가 만들어집니다. 이 상태에서는 서양의학과 동양의학은 대등한 지위를 가지고 있었고, 정확히 말하면 동양의학의 지위가 더 높았습니다. 일본은 의학을 아예 일원화하고 서양과 동양의 경계를 없앱니다. 정확히 말하면 동양의학을 거세한 것에 가깝고 그 배경에는 일본의 정치적 상황이 깔려 있었을 뿐입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식민지 지배를 통해 기존의 의학을 한의로 격하시키면서 양성 자체를 억제시키고, 양의를 도입시킵니다. 의학이라고 하는 건 그 사회가 가진 이념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뭐 문화적 가치, 관념의 가치 같은 부분도 많은데, 예를 들어 무수혈수술수기 같은 것이 탄생된 배경 같은 것도 생각해야 합니다. 의학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겁니다). 문제는 한복, 한식, 한옥 같은 문화적 산물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민족의학이라는 각성이 일어나게 되면서 한의학은 인력 양성 부분까지 부활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미 일본에 의해 격하시킨 한의라는 용어는 되돌아 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의학, 한의가 하나의 용어고 양의가 구분된 용어지만 이런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의학하면 양의를 떠올리게 되고, 한의라고 해야 한의를 뜻하게 된 것입니다.

 하다 못해 medicine과 의학이라고 하셨으면 혼란이 적으실텐데 굳이 '의학'이라는 한글 용어 자체가 원래 양의의 것이라고 주장해 버리는 건 일본이 취했던 문화사대주의와 민족문화말살정책이 얼마나 효과적인가를 증명해주는 것 같아 아쉽군요. 겨우 개화기 정도에나 굴러들어 온 돌이 못해도 1500년 이상에 만들어지고 사용된 '의'라는 한자의 소유권을 가지고 이야기 하면 1500년 전엔 예지자로 가득한 시대였던 걸까요?

 사람 몸을 다루는 실용과학인 의학이 동등한 지위의 다른 학문적 체계를 동시에 가지며 존재한다는 자체가 넌센스라는 건 예과생이니까 할 수 있는 속 편한 이야기 같습니다. 진료과에 따라서 사람에 따라서 의학적 판단의 기준은 상당히 다양합니다. 그것을 줄이려는 시도가 EBM이긴 하지만 역시 완벽하게 통일된 치료가 가능하진 않습니다. 의학은 발전하는 하나의 과정에 있으며 완벽한 의학이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금의 최선의 치료가 최악의 치료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절대적이라는 생각 자체가 위험하고 편협한 방법으로 의학이라는 기술을 익히게 만드는 지름길입니다.

지난번에 길게 뭐라 썼다가 그냥 지웠는데요, 다시 한문장으로 줄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원 글을 쓴 의대생이란 사람은 '보편'이라는 말 부터 다시 새기고 오길 바란다."

저 의대생 말이에요. 그냥 '보편'이라는 말의 시작부터 다시 생각해봐야 할듯 싶습니다. 저런 글 하나에 꿀먹은 벙어리가 되실 필요가 없어요. 다만 예과1학년 학생이라면 흔들리거나 최악의 경우 한의대/한의학 자체에 흥미를 잃어버리고 반수를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죠. 충분히 이해합니다. 사실 저도 예1때 저런 공격 아닌 공격에 꿀먹고 벙어리되어갖고 아무말도 못하고 키배도 오럴 파이팅도 못했거든요.

저렇게 의사라는 말 앞에 '한'이라는 말 하나 붙었다고 알레르기 발작 일으키듯이 '특별한 목적이 있어서이다.', '그건 보편적이지 못하다.'라는 식으로 억지부리거나 철학에는 동양서양 나누는건 마음대로지만 의학에는 아니란다 식으로 억지쓰는 사람하고는 더이상 이야기 할 필요도 없죠. 그 밖에 제가 더 하고싶은 이야기는 마침 윗분 (Think1000)님이 다 해주셨네요. 제가 한 일은 그냥 비웃는 일 밖에 없었죠;

예과 1학년 교육과정도 사실 문제가 많아요.
제 후배님들 예과 1학년 한문 과목을 서당 훈장이 와서 가르친다는 이야기를 듣고 경악을 금치 못했어요.

서당에서 배우는 식으로 공부하면 오히려 한문에 대한 거부감이 생기고 이해도 어렵게 됩니다.

저 의대생 말은 귀담아 들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동양 서양 구분하는 건 철학에서나 해야지 사람 몸을 다루는 실용과학인 의학이 동등한 지위의 다른 학문적 체계를 동시에 가지며 존재한다는 자체가 넌센스입니다 은 어느 정도 생각할 여지를 주긴 하군요.

동양 서양 나누는 건 철학에서나 해야지

여기서 글 쓴 의대생의 수준이 대충 짐작이 가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