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수능을 친 문과 여학생입니다.
전 참 한심하긴 하지만 딱히 꿈이나 하고 싶은게 없었고 그냥 명문대학생이 되는 게 꿈이라면 꿈이였습니다.그리고 멋있게 살고 싶다정도? 명문대 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나름 열심히 공부했어요.

하지만 어떤 직업을 보고 가슴이 뛰거나 그런 적은 없었고 굳이 되고 싶은게 있다면 검사쪽이나 법조계쪽이였어요. 아님 금융권? 그런데 로스쿨 들어가기가 정말 힘들고 그건 금융권 또한 마찬가지이니 전 그런 모험을 할 만큼 도전의식이나 그릇이 큰 사람이 아니라서 그 마음은 접고 있었어요.


그래서 일반 기업을 취업할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근데 저희 아빠가 대기업에 다니셨고 지금은 퇴직하셔서 경영지도사일을 하시는데 여전히
아빠가 다니시던 기업을 거래처로 다니세요. 그래서인지 기업에 취직하겠다는 걸 많이 반대하시더라구요. 니가 생각하는 기업에 취직이 얼마나 힘든줄 아냐고. 그리고 취직 한다해도 너는 여자라서 오래 못한다고. 본인이 다니시던 기업의 예를 들면서 하나하나 얘기 해주시는데 진짜 취업길이 좀 암담하더라구요. 그리고 평균연령 곧 100세 라는데 그렇게 빨리 퇴직하면 어떻게 사냐하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아빠는 전문직쪽을 강하게 권유하셨었고 언니는 적성도 맞아서 교대에 진학했어요. 하지만 전 진짜 적성 안맞아서 그걸 거부하고 그래도 일반대학 진학을 생각중이였어요.


근데 제가 이번에 수능을 평소보다 좀 잘봐서 한의대에 진학할 수 있을만한 성적이 나왔어요.
그래서 아빠는 전문직으로 가라고 계속 그러셔서 일단 한의대 한곳이랑 일반 대학 인문계 하나
넣었거든요.


인문학부를 넣은 까닭은 제가 사회탐구에 흥미있었던데 있어요.
크게 문학이나 철학이나 이런 걸 딱히 좋아하는건 아니였지만 그냥 근현대사 같은 과목도 좋아했고 윤리도 괜찮게 생각했고 사회문화도 나름 괜찮게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여기를 간다면 제가 넣은 학교가 복전제도가 잘 구비되어 있어서 인문학쪽 공부도 하고 특히 사학쪽을 하구 또 경영을 복전 하려 합니다. 그렇게 해서 취업을 준비하려 해요. 스펙도 쌓고.


근데 저같이 꿈도 확실치 않고 안정주의자가 이 길로 가서 잘 살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취업이 말같이 쉽지도 않고 생각해보면 제가 기업에서 사람 뽑는 사람이라도 힘세고 육아문제의 제약이 적은 남자를 뽑을 것 같구요. 또 기업을 생각해보면 아저씨들은 많이 봤지만 대기업에서 40대 아줌마는 거의 본적이 없는 것 같구요. 이게 티비로만 봐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근데 또 나름 열심히 공부한 터라 대기업 아니면 죽어도 가기 싫구요.


그래서 저도 한의대를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고 있었는데, 인터넷에 떠도는 전망이 좀 마음에 걸리고 또 그 공부를 잘해낼까 하는 의문도 들어요. 왜냐면 제가 한자를 진짜 못하거든요.
그리고 얼마전에 한의원에 다녀왔는데( 어깨아파서요) 침을 놓아주시는 분이 28년정도
한의사 생활을 하신 분인데 어느정도 해야 그 경지에 이르게 될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또 한의학이 생명에 직접 연관은 없지만 여하튼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직업이잖아요 그래서 부담감도 크고..




혹시 저같으신데 한의대 진학하신 분 있나요?
저 같은 현실주의자에 안정주의자가 가기에 한의대는 어떤가요...?

이 글이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을 수 있지만, 전 정말 고민이거든요.
이건 그냥 진로가 명확하지 않은 19살의 하소연이자 주절거림이였네요...ㅠㅠ
보면서 짜증날만한 글이지만 읽어주시고 조언해주신다면 감사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