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2에 대하여..

안녕하세요? 나름 기적같이 한의대에 입학해서 잘 다니고 있는 사람인데요

화학2 만점 어떻게 받았냐는 쪽지를 두개나 받아서 감히 이렇게 글을 남

깁니다.

사실 과외를 그만둔지가 거의 1년이 다 되어가고 화학 2는 수능 이후 한

번도 안봐서 감각이 많이 죽어서 답변이 제대로 될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생각 나는대로 써보려고 합니다.

두괄식으로 하고 싶은 말부터 치고 들어가자면 일단 '문제 풀이가 가장 중

요하지 아론서나 개념정리에 얽매이면 안된다.' 입니다.

한닷 들어오시는 분들 정도면 이게 무슨 말인지 이미 어느정도 아시겠죠.

 

수능을 앞두고 뭔가 정리가 안된듯한 느낌을 받을때 빠지기 쉬운 함정이

'정리해둔 개념서를 여러번 봐서 개념을 정리하자. 개념이 정리되면 어차

피 문제도 풀수 있다. 개념정리 엄청 자세히 해주는 강의를 듣자. 세세한

개념 중 모르는 개념들이 있어서 문제를 틀린다.' 정도 입니다.

사실 어느 정도 일리 있는 생각인데요. 이미 개념서 3번 이상 봤고, 개념

정리 강의도 한 두개 들으신 막판 시점입니다. 이때는 정리 안된것도 문제

풀이로 정리하는 겁니다. 내신 공부에서도 마찬가지고 과탐은 수학이랑

비슷하게 문제를 많이 그리고 잘 제대로 풀어서 문제에서 챙겨놓고 정리해

야 하는 과목입니다. 사실 여기까지도 이미 다들 아실듯..

 

그러면 제가 정리한 방식을 소개해 드립니다. 지금 시점쯤에 저는 언어는

사정상 공부는 안했고..ㅋ 나머지 과목들을 시간 제서 마킹하는 것까지 해

서 매일 파이널 모의고사 1회분씩 풀었는데요. 과탐은 2회분씩 한것 같네

요. 과탐이 어려울거라 거의 확신해서 과탐에 투자를 많이 했습니다. 게

다가 탐구과목은 최상위권에서 노력대비 성적 상승이 가장 좋은 과목이기

도 합니다.

 

시간 정확히 재서 마킹까지 하고요. 근데 문제를 푸는 것 자체는 의미가

없습니다. 문제를 통해 정리하는게 중요한데.. 틀린 문제 뿐만 아니라 맞

춘문제까지 다 봅니다. 고수 분들은 이 역시 이미 아시겠죠.ㅋ 문제들을

잘 보면 문제에 제시된 그림이나 문제 설명 또는 뒤의 해설을 잘 읽어보면

중요하고 챙길만한 개념들이 튀어나옵니다. 약간 개념이 부족하신 분들은

해설을 봐도 잘 이해가 안된다거나 이런케이스도 있는데요. 이렇게 기초

개념 부족으로 틀리신 문제는 그 문제 옆에 이론서에서 그 기초 개념들을

보고 정리해서 필기해 둡니다. 눈에 띄는 색으로 하는게 좋습니다. 저는

사수를 했기 때문에..ㅠㅠ 화학2 기초 개념(큰가지) 에서 모른다는 건 거

의 없어서 ( 즉, 문제를 이해 못했거나, 문제 속의 특정 세세한 개념(작은

가지)을 몰라서 틀리거나, 실수를 하거나 하는 경우가 많았음 )... 그냥

문제에 나온 그림 설명이나 해설에 나온 설명중에 좋은 것들이나 새로 알

게 된 것들을 문제 옆에 필기해 두고 밑줄도 치고 그랬죠. 모의고사 1회

분당 3~8개 정도 문제를 이런식으로 건지는데요. 1~2개 건져지는건 문제집

이 안좋은 거죠. 아니면 제대로 문제 풀이를 하지 않았거나.. 하긴 실력이

그만큼 우수한 걸수도 있겠습니다. 수능 공부할때 잘 모르시는 것들이

오답노트가 중요하다는 데 오답노트가 뭔지를 제대로 모르시는 건데요.

이렇게 챙긴 문제가 오답노트 입니다. 오답노트가 단순 틀린 문제 모음으

로 인식해서 그 문제를 다시 풀어보게끔 찢어 붙인 노튼줄 아시는데요. 그

런 문제 다시 시험에 안나오고 답을 외워서 푼들 의미가 없죠. 맞힌 문제

일지라도 건질 내용이 있는 문제이고 나만의 글씨로 그 문제에 대해 정리

해 놓는다면 이게 오답노트입니다. 그리고 찢고 붙이는 시간 아깝습니다.

문제집으로 푼 경우는 그냥 그 문제집 자체가 오답노트입니다. 검은 볼펜

말고 눈에 띄는 색의 볼펜으로 문제 옆에 잘 정리들 해 놓으세요. 나중에

그 필기들만 다시 보면 오답노트 정리 한거고, 자기가 젤 약한 부분을 점

검하는게 됩니다. 그리고 자기 필기는 엄청 단시간에 다시 보기가 가능하

고 기억도 잘됩니다.

그리고 참.. 저는 질문 노트를 따로 만들었는데요. 문제 풀이하다가 도

저히 막히거나 아니면 뭔가 궁금증이 생기면 무슨일이 있어도 아무리 수능

이상의 어려운 개념이라도 해결을 했습니다. 질문 노트에는 무슨 문제집

몇쪽 몇번 문제에서 어떤 내용이 질문인지 정리해 놓고요. 그날 문제풀이

다 끝나고는 이제 질문노트 정리시간입니다. 저는 집에서 독학을 해서 물

어볼 사람은 없었구요. 전부다 EBS 질문 게시판에 물었습니다. 과탐이 질

문이 당연히 젤 많았구요. 1년동안 380개 총 380개 정도 올렸습니다. 그

리고 이렇게 해결된 답변은 질문노트 해당 질문 밑에 잘 정리해 놓죠. 나

중에 질문노트를 다시 보면 자기 약점이 정리가 싹 되는겁니다.

 

아참 문제집은요. 저는 EBS 파이널 강추입니다. 과탐은 EBS 문제집이 다

좋았습니다. 요즘도 그렇겠죠 뭐. 저는 EBS 파이널은 그 전해년도 것 까지

구해서 풀었는데 도움이 참 많이 됐습니다. 사실 과탐은 EBS에서 인터넷으

로 하던 강좌의 문제들까지도 거의 출력해서 다 풀었습니다. 좋은 문제집

한권에서 건지는게 엉터리 문제집 10권 보다 훨씬 많습니다. 문제집 잘

고르세요. EBS 말고는 당연히 평가원이나 교육청 문제집이 기본이죠. 그

리고 학원 선생님들이 내는 문제집들 있자나요? 이것들은 다 비추입니다.

학원 선생님들이 내는 문제집은 모의고사 대비하고 모의고사 성적올리기

엔 참 좋은데요. 수능을 대비하기에는 안좋습니다. 이외의 문제집을 또

푸신다면 학교 선생님들 중 수능 출제위원 경력이 있는 선생님들이 낸

문제집.. 이 시점에서는 당연히 파이널로.. 보시는 게 좋습니다. 저도

막판에 EBS 다 풀고 학교 선생님들이 내신 문제집 중 괜찮은 것 한 개 풀

었던 기억이 있네요.

 

그리고 개념정리 어느정도 되신분들께 한말씀 드리고 싶은게.. 막판에 왠

지 이론서 한번 다시 보면서 정리해야 될것 같은 기분 들지 않습니까? 아

무리 문제집 풀면서 정리했어도 뭔가 찜찜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시간여

유 없으시면 안해도 됩니다. 문제화 되는 개념들은 문제풀면서 정리 거의

다 된겁니다. 다른 개념들은 기억 잘 안나도 문제화 되기 힘든 개념입니다

차라리 그 시간에 오답노트 정리한거 한번 쭉 보고 질문노트 한번 보는게

좋죠. 하지만 문제풀이를 몇 권 안한 분이라면 어쩔 수 없이 개념서로 정

리 하실 수 밖에 없겠습니다.

 

과탐은 좋은 문제집 골라서 많이 풀어서 많이 건질수록 내공 쑥쑥입니다.

 

그리고 특별히 화학은 문제가 어렵다는 건.. 기초 개념 자체가 어려운게 아

니라 문제가 완전 치사하고 함정 덩어리란 겁니다. 제가 수능 볼때 화학2가

역사상 처음으로 그렇게 심하게 어렵게 나왔었는데요. 문제 풀면서 느낀건

'와~ 완전 진짜 치사하다.. 치졸하다.' 였습니다. 표를 볼때 엑스 축 와이 축 평소 보던 문제처럼 보면 틀리고, 점 하나 잘 못 보면 틀리고, 말 하나 실수로 읽으면 틀리고.. 뭐 이런식입니다. 즉 문제 푸는 스킬이 중요하지 개념 싸움이 아닙니다. 화학2 공부 좀 많이 했는데 왜 초고득점이 안나오냐 하면 아 문제 풀이 스킬이 부족한 겁니다. 그래서 문제를 많이 푸는게 중요한 겁니다. 무조건 어려운 문제로 푸는게 좋습니다. 그래야 이런 상황에서 미묘한 함정들을 발견합니다. 화학은 어렵게 나오면 만점 받기 정말 제일 힘든 과목인거 같습니다. 왜냐하면 정말 함정이 기가 막힙니다. 문제를 잘 보세요. 문제 속에 모든 답이 있습니다. 문제를 잘 보는 연습을 하세요.

 

문제를 어떻게 풀었냐 하면.. 저는 전과목에서 비슷합니다. 전 한번에 정확히 푸는 성격이 못됩니다. 명석하신 분들은 보통 한방에 빠른시간내에 정확하게 보는 분들이 많은데요. 저는 실수 투성이 인간입니다. 그리고 아는 문제도 이상하게 처음볼때는 모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성격상 좀 떠는 성격이 되어나가지고, 저한테는 일단 중요한건 한번 다 푸는 겁니다. 찍고 넘어가던 어떻든 한번 다 풀고 나면 그 다음에 2번쨰 풀때는 마음에 좀 평정심이 생겨서 차분히 집중해서 잘 보게 됩니다. 3번 볼때는 거의 최상의 두뇌 컨디션이므로 시간이 있어 3번째까지 문제를 다시 볼 수 있게되면 그때는 모르는 문제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전부다 다시 볼수는 없잖습니다. 그래서 저만의 표시 방법이 있습니다. 풀고 어느정도 확신이 드는 놈은 표시 안하구요. 풀긴 풀었는데.. 왠지 실수 했을것 같고.. 찜찜하고.. 이거 평소에도 잘 틀리던 유형이다 싶은거 이런거는 세모표시 합니다

그리고 문제를 딱 봤는데... 이거 복잡한게 최고 오래 생각해야 될 것 같은 문제다 싶으면 시간 거기서 뺏기지 않고 그냥 안풀고 넘어가 버립니다. 이런 문제가 1개 정도는 있을 수 있습니다. 없는 경우도 있음.. 물론 수학에선 많이 나오져.. 그리고 이런 문제에는 별표 한개 정도 표시해 주고 넘어갑니다. 다음으로는 풀었는데 많이 헷갈리고 어려운 문제.. 별표 여러개 해줍니다. (사실 지금 그때 문제 어떻게 풀었는지 정확히 기억이 안나서 이 방식들이 맞나 모르겠습니다. 아마 비슷할듯..ㅠㅠ) 아무튼

이렇게 한번 풀고 나면 표시된 놈들 가지고 다시 보는 겁니다. 어떤 거 부터 먼저 볼지는 자기가 정하는 거죠. 저는 세모는 그래도 풀긴 푼거니깐.. 실수했을 가능성이 높은 거니깐.. 일단 냅두고.. 별표 잔뜩 친 놈부터 다시 풀고... 그다음 별표 1개 친 놈을 좀 보는데 이 놈은 도저히 맞출 수 없겠다 싶으면.. 그냥 버립니다. 차라리 1개 틀리고 실수한거 여러개 찾아내자 하는 심보입니다. 그래서 세모친걸 하나하나 검토하고.. 이렇게 2번째 하고도 모르는 놈들이 있으면 그 놈들은 또 별표 잔뜩치고 넘어가고

3번째 다시 봅니다. 갖은 문제도 좀 텀을 두고 다시 보면 이상하게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접근이 가능하고 문제가 보입니다. 아무튼 포인트는 절대로 한문제에 시간을 오래 끌지 않는다. 는 겁니다. 그리고 마지막

까지 죽어도 모르겠는 그 한놈... 필살기가 있습니다. 나머지를 저정도 검토했으면 나머지가 거의 다 맞았다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면 아시다시피 수능 문제의 정답은 1번 4개, 2번 4개, 3번 4개, 4번 4개,5번

4개... 뭐 이런식으로.. 각 선지별로 어느정도 갯수가 맞습니다. 보통 한 두개의 편차는 있어도 과탐에서 뭐 특정 선지가 정답으로 6개 나오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러니깐 OMR 카드에 마킹을 하고 각각 세어봅니다.

보니깐 1번은 5개 나왔습니다. 그러면 절대 1번 정답이 하나 더 나와서는 안됩니다.ㅋ  그런식으로 쭉 보는데 보니깐 4번 정답이 2개 밖에 안나왔습니다. 그러면 그 최고 난이도 문제놈의 정답이 4번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그러면 4번으로 찍습니다. ㅋㅋㅋ  아무튼 정답의 개수가 어느정도 맞아야 한다는건 중요 스킬 중 하나니 검토할 때도 잘 쓰시면 유용합니다.

 

그것 말고도.. 문제에 따라 푸는 스킬들이 여러개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자면 거의 제가 같이 풀면서 과외를 해드려야 하기에 설명이 불가능하네요. 아무튼 도움이 되실라나 모르겠습니다.

 

아 그리고 저는 사실 지난 수능이 정말 기적이었습니다. 아마 평생 수능 공부해도 그 점수는 못받을것 같습니다. 한닷에 안티 기독인 분들이 많은 건 알지만.. 말을 못해서 그렇지 1년 동안 그리고 수능날까지 합격수기를 쓰자면 사실 기독교 간증집입니다. 한의대에 들어오게 해달라는 기복적 신앙이 성취되었기에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재수 이후 교회를 다니면서 변화된 삶 자체가 그랬습니다. 왜 쓸데 없는 이야기를 거부감들게 하냐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결론은 제가 한게 아니란겁니다. 그래서 사실 이렇게 공부 스킬 같은걸 쓰는게 부담됩니다. 사실 저런 기술 다 써도 초고득점은 힘든게 저였습니다. 혹시나 궁금하신 분들이 계시면 수기형식으로 올리고 싶은 마음도 있네요. 어찌 되었던 간에 왜 한의학을 하고 싶은지.. 왜 공부하려 하는지. 왜 높아지려 하는지.. 한의대 아니면 정말 안되는지.. 나는 무엇을 좇아 사는 사람인지... 작은 나라에 태어나 작은 생각을 가지고 사는 건 아닌지.. 좀 더 크게 크게 삶을 바라보며 도전하시는 한닷 분들 되셨으면 좋겠구요. 노력하신 바 귀한 결실 맺으시는 한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