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휴학했던 07대구한의대생이고, 작년 입시때 제마나인에서 대구한의대 입시관리한 사람입니다.

한닷에서는 입결관련해서 글을 안올리기로 했지만 아래 글을 보니까 설명을 하는게 나을것 같네요.

아래 herb...님께서 언급하신 내용에 대해 댓글을 달다가 길어져서 글로 쓸께요.

한닷은 가끔만 들어오기 때문에 리플다셔도 언제 답변을 볼지는 모르지만..

1. 대구한의대 수학 3등급 중반이어도 붙는다.

대구한의대는 전형식이 굉장히 특이합니다.

가장 쉬운 과목 100점이 가장 어려운 과목 100점과 동일하게 취급됩니다.

이론적으로 수학 4등급인 학생은 다른 학교에선 아주 낮은점수가 되지만,

대구한의대에서는 전부 1~2등급뿐인 학생보다 높은 점수를 얻는 것도 가능합니다.

작년처럼 과목간 난이도차이가 심한 해에는 이러한 전형의 특이성이 아주 심해지죠.

문과전형의 경우 예비 2번분이 예비 1번분과 비교했을때,

반영과목의 표준점수합계가 16점 이상 높았음에도 대구한식으로는 더 낮았죠.
그 이유는 오직 하나, 예비1번분께서 쉬운과목 만점을 두개 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반영과목 표준점수 16점이면 몇%정도의 석차차이인지 대충은 아실겁니다.

표준점수 1명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끼어 있는지 생각해보면 쉽겠죠. 

대구한의대는 전형특이성이 매우 커서 이렇게 16점이 뒤집히는 일이 있을 정도에요.

1/4/1/1/2인 학생의 점수가 1/2/1/1/2인 학생의 점수보다 높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지구과학1, 생물1 만점자가 수리가형 만점과 같은 점수를 받는 전형이기 때문에,
만점과목이 하나라도 있다면 압도적으로 유리해지는 특징을 갖습니다.
실제로 수학 4등급인 학생들 중 몇명은 합격을 했지만,

그 사람들의 대구한의대식 백분위는 특별히 낮은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대구한의대 컷은 대구한의대식 백분위로 따져야 하고,
한양대 서강대 고려대 연세대의 컷 역시 해당 학교식 백분위로 따지는게 맞겠죠.
 

herbdrrho 님께서 예로 들어주신 케이스의 경우 외국어 만점이 끼어있네요.
그 분께서는 작년 수리가형 만점자와 동일한 점수를 외국어점수로 배정받는 겁니다.
그정도의 메리트라면 3등급 한개정도는 우습게 커버가능하죠.
그외 나머지 과목 언어, 과탐1 과탐2가 평균 1.25등급이니(과탐1개 0.5과목)

이정도면 현재 한의대컷을 생각해봤을때 충분히 합격 가능한 컷이죠.

다른 대학에서는 5% 밖의 점수일지 몰라도, 대구한식으로는 2%수준의 점수입니다.

고려대도 안되는 점수로 한의대를 붙었다고 해서 한의대컷이 고려대보다 낮은 것은 아닙니다.

고려대에서는 고려대식으로 5%인 학생이기에 5%인 학생으로서 불합격한 것이고,
대구한의대에서는 대구한의대식으로 2%인 학생이기에 2%인 학생으로서 합격한 것입니다.

물론 2%의 전국석차로 추합하는 것도 한의대의 컷이 떨어졌다는 말이 되겠으나,
현재로서는 이것이 정상적인 한의대의 컷입니다.

herb...님의 지인분께서는 정상적인 컷으로 합격하신 겁니다.
 
 

2. 한의대컷

후배들의 점수로 보는 컷은 좀 천차만별일수 있어요.

특히, 최근 3년의 입시에서 빵꾸를 기록한 몇몇 대학의 경우는 더욱 그렇겠죠.

상황이 예전보다 안좋아졌다는 기사들이 뜨고, 여론이 악화되면서

안타깝게도 매년 1~2곳의 한의대가 빵꾸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학과장님께 입결에 대해 보고드릴때 '폭탄돌리기' 라는 표현을 썼는데,

현재 한의대의 상황이 그렇습니다.

내신을 극도로 많이 보는 몇몇 대학은 더 위험한 상황이고..

수험생에게 인기있는 한의대로 통하는 한의대들에서도 빵꾸가 있었습니다.

이런 곳들의 입결을 보면 입이 벌어지는 수준의 합격점수를 발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8~9곳의 한의대점수가 엄청나게 낮아졌다고 보진 않아요.

저보다 학번이 높은 06이상의 분들께서는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모르겠으나,

솔직히 저는 현재의 컷이 정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IMF와 장기적인 경제침체로 인해 불안한 사회현상이 이어졌고,

서울대조차 입결이 지방의 하위권약대 수준으로 낮아졌었죠.

경기가 회복됨과 함께 서울대가 입결을 회복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입니다.

당연히 서울대 위에서 군림하던 학과들은 어느정도 조정을 받게 되겠죠.

헌데, 여기서 의대와 치대는 정원을 1/3 이하로 대폭 줄였습니다.

아무리 서울대가 입결을 회복해도, 정원을 1/3 이하로 대폭 줄여버리면 입결은 오릅니다.

한의대도 상위 30% 학생까지만 합격시켜버리면 지금보다 컷은 크게 올라보일겁니다.

물론 사회와 입시사이트 분위기상 의대보단 낮을거라고 예상되지만, 차이가 정말 거의 없을겁니다.

또, 서울대 자체도 정시정원을 엄청나게 줄였습니다. 연세대도 마찬가지구요.

더구나, 약대가 증발하면서 약대 바로 밑에 있던 연세대의 점수가 그대로 올라갔습니다.

정원을 거의 그대로 끌고간건 상위권 학과 중 한의대가 거의 유일합니다.

자연히 연대와 겹치게 되고, '한의대 엄청 떨어졌구나' 라는 인식을 만들게 됩니다.

또, 전형이 아주 특이하다 보니 고려대나 성서한 등과 겹치는 수험생도 나오고,

'떨어졌다더니 저렇게까지?' 라는 인식까지 나오게 됩니다.

하지만, 그런 말을 하는 분들은 한의대가 아니라 성서한의 입결을 모르셔서 그런겁니다.

휴학시절 그쪽 수험생들의 점수까지 세세하게 통계내봤던 입장에서 단언하건데,

전형특이성으로 몇몇 수험생이 겹치는 경우는 당연히 존재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절대 겹치지 않습니다.

현재 정상적인 한의대 컷은 2.5%수준으로 보면 될것입니다.

의치한 狂風이라고 불렸던, 이공계기피가 가장 극심했던, 서울대 포기하고 지방 하위권약대 가는게 이상치않았던 04입시때 의대컷이 2.0%(변환표준점수 368)에서 끊겼습니다.

2.5%의 컷은 결코 심하게 낮은 수준이 아닙니다.

물론 예전보다는 낮지만요.

우리 사회가 다시 한번 5~15년 전의 혼란을 겪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자연스러운 수준의 컷이고, 

앞으로도 이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바닥을 찍은 뒤 으레 따라오는 약간의 반등정도는 있겠죠.

그래도 2%정도의 수준에서 안정화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신입생에게 만연한 '의대 > 한의대'라는 상대적 인식이 더 무서운 거고 심각한 것이지,

절대적 컷은 심하게 낮은 수준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