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굉장히 우울한 새벽이에요...

어디다 털어놓을곳이 도저히 없어서.. 여기다가 푸념하려합니다...

저는 살기좋은 제주도에서 엄하고 다정하신 부모님아래 늦둥이,막내로 태어나 자라고 

학교도 그곳에서 다녔어요. 

정말 꼴통에(내신 6등급)놀기 좋아하는 애가 고2겨울에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1년동안 나름 열심히 공부해서 고2때까지의 성적으론 꿈도 못꿀

인서울하위권대학에 합격하는 기쁨을 맛봤어요 

좋은 학교는 아니었지만,

매년 불합격 글자를 보는게 일상이다보니, 

생에 처음으로 저에게 합격이라고 반겨준 학교라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아직도..^^;

그런데 등록금을 보니.. 이 돈으로 차라리 더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교 등록금을 내고 다니자는 생각이들기도하고.. 이뤄낸 작은 성과에 자신감이 붙어서 어렸을적부터 

나이가 많으신 아버지의 건강걱정이 많았고, 한의원을 다녀와서 좋았던 기억에 누군가를

도와주고 치료해주고 싶다는 한의사의 꿈도 꿈틀거려 ...욕심이 생겨 등록하지않고....

집에서 생활하고 도서관을 걸어다니며 독학재수를 했어요

재수생이었지만 뭔가 나도 할 수 있을것이라는 생각과 이제 스무살 성인이 되었다는 

왠지모를 희망과 꿈에 부풀었던.. 그 때의 벚꽃이 만발했던 봄날의 도서관,

아직도 정말 스무살이후의 가장 좋았던 기억으로 자리잡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ㅠㅠ

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아... 대학에 모두 불합격하고 삼수에 돌입하게 됩니다..

서울에 누나가 직장을 다니고있어서 누나의 원룸에 얹혀살며 또다시 독학을 했습니다..

크게넉넉한 가정형편이 아니라..달리 학원에 갈 생각은 해보지 않았어요

성적은 조금 오르는 기세가 보이기 시작하여.. 자만을 하게 되었고 ..아니나 다를까

참패였습니다.....이제 직장을 옮겨서 다른곳에서 출근하는 누나집에 계속 살 수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집에

손벌리기 죄송해서

노가다판,사우나청소, 호텔식음료알바, 커피숍알바, 행사나 결혼식 뒷처리, 편의점,

고깃집서빙 등등 -

을 해서 돈을 모아가며 고시원을 빌려 사수생활을 했으나 또한 3패....

낮춰서 쓴 학교라 생각했던 곳도 붉은 불합격,예비번호 글자를 보여줬습니다..

군대를 갈까 생각을 했지만... 정말 실패와 절망의 나날들을 보내다가 아무것도 못이루고 군대를 가면 더 슬퍼지고 나조차도 어찌해버릴지 모르는 지경에 이를것 같아서..

방송통신대학에 등록금을 내서 급한대로 군연기를 해놓은 상태이고..

올해도 마찬가지인 생활.. 노량진 한 고시원중 창없는 가장 저렴한 방에서

이러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스무살 이후의 기억들은 20살의 봄을 제외하고는

패배의 역사라서 좋은 기억이 딱히 없습니다..

친구관계는 정말 원만하고 좋았지만 제가 저절로 피하게되더라구요..^^;;

그래서 뜸해졌고....고등학교 이후에 새로운 사람을 사귀어보질 못했습니다..

알바기간에 현장에 계셨던 형님들 빼고는요...^^;

저보다 더 속이 타실 부모님께는 정말 너무 죄송합니다.

어디가서 아들얘기만 나오면 위축되실 부모님께ㅠㅠ..

전화통화를 할때에도 걱정하는 어머니에게 아들 괜찮으니까 걱정하지마시라고 웃어보이긴해도 웃는게 웃는게 아니고..

친구들과 가끔 만나 대화를 나눠서 웃어도 웃는게 아니네요 ㅠㅠ

돌아보면 이뤄논것 하나없고 가진것없는 못난 고졸신분의 23살 청년만 남아있어요.

내 인생이 너무 늦어버린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듭니다..

한의대를 못가서 일반대학을 가면 늦어도 30살 31살쯤에 졸업을 할텐데 취업제한에 걸릴 나이이니 그것도 걱정이구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주변에서 날 보는 한심하다는 시선또한 고민이고..

군제대 후 여행,연수를 다니고 대학도다니고 여러가지 스펙쌓기는 물론...

다양한 경험으로 캠퍼스라이프를 즐기는 ... 

내일을 향해 질주하는 친구들을 보면서도 

압박감이 밀려와요.

저는 몇년째 고인 썩은물 같아요

죽고싶다는 생각을 해보지만... 부모님생각에 죽을 용기도나지 않습니다

전에 어렸던 저는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요즘들어 여러가지 고통에 죽음을 생각하는 분들까지 이해하게되더라구요

올해는 공부에 소홀한탓에 더욱 성적이 떨어지고....

돌아보면 정말 공부를 전에 비해 안한것같아서 더더욱 걱정이에요 ㅠㅠ

결과는 뻔해보입니다 ㅠㅠ 

그렇다고 남 탓을 하지는 않습니다.. 오로지 저의 탓인걸 잘 알고있구요..

저는 실패한 인생이라는 생각이듭니다 !

매번 실패하는 탓에

그토록 꿈꾸던 한의대는 물론 다른 꿈도 못꾸는 상태에요

더 도전을 해도 될까요..??

딱히 털어놓을곳도 없어서... 답답한마음에 여기에 주저리주저리 써봐요..

저 어떻게 살아야하는지...인생선배로서의 조언을 좀 해주셔요..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