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2학년생으로 아는 것은 부족하지만 제가 2년간 보고 듣고 느낀바로
약간의 답을 드릴까 합니다~ 물론 제 생각의 수용여부는 님에게 달려 있고
제 생각이 옳은가는 다른 훌륭한 선배님들이 또 리플 달아 주시면 해결 될 것입니다.

1. 한방의 예방의학적 측면은 '양생'법으로 도인 안교와 같은 체조나 기공술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병의 예방에 기여합니다. 기공학 교수님 말씀을 들어보면 환자들에게 간단한
기공수련법 몇가지를 알려주는 한의원도 있다고 하니 실제로 임상에서도 예방의학은 이루어
지고 있다고 볼 수 있겠죠.

 
4. 철학은 뜨고 과학은 지고 한의학은 퇴색되는 과정, 한의학은 문명에 역류하는 과정이라고
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천인상응이론 - 자연과 인간은 서로 응한다는 이론 - 은 하나의 동양 철학으로서 퇴색될 수 없는 것입니다. 자연에서 나지 않고 자연과 기를 교류하며 자연으로 돌아가지 않는 인간이 있을 수 있을까요? 음양 오행 이론 - 서로 제어하고 서로를 생육시키는 과정이 아닌 기의 교류가 있을까요?
이러한 기본 철학들은 바뀔 수가 없으며 한의학은 이러한 탄탄한 동양철학에 바탕을 둔 동양 자연과학으로서 분명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서양의학과 비교하면 서양의학은 주로 形(형상)의학인 반면 동양의학은 氣의학입니다. 형을 파고 들어가다보면 기의 작용을 무시, 간과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形 -> 氣 -> 神의 단계로 갈수록 고차원적이며 작용 현상을 잘 이해할수 있는 측면을 무시한 것입니다.) 동양의학은 氣의 단계로 나와 氣를 교류하지 않는 萬物은 없다는 이론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니 서양의학에서 간과하고 놓칠수 있는 부분을 동양의학에서는 catch할수 있습니다. 한의학이 氣의학이란 점이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함을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즉. 한의학의 주류의학으로의 발전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이는 서양의사들이 기에 관심을 가지고있다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습니다. 침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바로 그것인데, ims라고 해서 서양의사들이 놓고 있는 침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한의학을 미신적인 것이라고 비난하면서 침을 써서 환자를 치료하는 모습을 보면 한의학의 기의학으로서의 위상은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입니다.

한의학은 대체의학으로 생겨난 의학이 아니라 원래 분명 많은 사람들을 훌륭히 치료해낸 의학인데, 일제 강점기의 억압, 옛날 선배 한의사들의 서양의사에 대한 자격지심(?), 국가의 서양의사 진흥정책등에 밀려서 묻혀 있던 우리 의학이 오늘날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면서 동면에서 깨고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수천년간 이 의학이 중국과 우리나라에서 유지 되고 있을리는 만무하지 않을까요?


5. 잘은 모르지만 교수님말씀에 의하면 분명 답은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같은 병을 치료 할 때에도 변증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치료 target이 다릅니다. 예를 들면 목에 가래가 끼는 것을 비의 습토에 의한 병증으로, 신수를 끌어내리지 못해서 생기는 병증으로,등등....

즉, 서양의학의 항생제, 항암제와 같은 단일 치료 방법과는 달리,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 할 수 있는 것이 한의학이기 때문에 암도 분명 여러가지 방법으로 접근하고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아 변증한다면 분명 치료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우리 한의학만의 장점인 체질의학을 잘 살린다면 치료의 길은 더 다양해지리라고 봅니다. 우리가 닦는 학문의 수준에 따라서 치료율이 천차만별로 달라지겠죠..


나머지 질문은 아직 학생이라 대답할 만한 수준이 못됩니다~
어줍잖은 지식으로 한의학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하니 부족한 점이 많고
틀린점도 많을 수 있습니다. 다른 분들의 좋은 말씀 들으셔서,
열공하시고~ 한의대에 대한 꿈을 저버리지 마십시오
저도 어쩌다가 여기 오게 되었지만, 지금은 전혀 후회하지 않습니다. 200%대만족입니다.

너무 기네요..ㅠ 죄송합니다

3. 한의학적 관점에서 한의학적 변증을 통한 치료를 한다면 어떤 질병도 호전될 수 있고 또 완치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역량을 기르는 공부는 지금 생각할 수 있는 것과는 다른 방법으로 해야할 수도 있습니다. 즉, 서양과학적 방식이 아닌 동양적 방식과 공부만이 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공부는 어디서든지 할 수 있는 것이지 서양의학처럼 실험실에서 실험하면서 하는게 아닙니다. 이런 실력이 쌓이고 연구가 이루어 진다면 그것은 실제적 성과로 보여주면 인정 받을 것입니다. 꼭 서양과학의 방식으로 증명하지 않아도 재현가능성과 실제적 치료율로 보여주시면 인정 받을 수 있습니다.

4. 인류문명이 미시적으로 흐른다고 보이지만 동시에 동양적 사고(거시적 사고 전일적 사고)에 관심이 증폭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또한 한의학이 의학적 모습보다 철학적 모습이 크다고  보지만 그건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오해하는 것이고 한의학이야 말로 자연과 사람을 관찰해 분류하고 정리한 자연과학이며 다만 서양의학과 다른 점이라면 동적 상황(살아있는 사람)을 관찰했다는 점(서양은 정적사물을 관찰)일 뿐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점이 한의학의 강점입니다. 역동적으로 인간을 보고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국소적 치료가 아닌 근본적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여튼 철학적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해석의 도구인 음양오행이 낯설기 때문에 받아들이질 못하는 것이지 공부해보고 그 내용대로 주변을 관찰해 보기 시작하면 얼마나 관찰을 중요시한 자연과학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서양과학의 발전으로 유전자 지도가 완성되었다고 모든 질병이 없어질 것이라 보십니까? 서양과학 맹신적 사고 입니다. 파고파서 분자구조 하나하나 다 밝히면 다 고칠 거 같지만 절대 불가능 합니다. 허점은 반드시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전체를 보지 못하면 못 고칠 병은 너무나도 많습니다. 왜냐하면 생활에 불편하면 병이기 때문입니다.
 한의학이 대체의학으로 남을지 주류의학으로 올라설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예를 들어 고혈압인 사람에게 고혈압만 보고 혈압약 투여만 죽도록 하는 양방의 국소적 관점에서는 죽어도 고칠 수 없는 병이 관점이 다른 한의사에게는 위장병이 주로 보여서 위를 다스림으로써 심장까지 다스려줄 수 있고 이로써 혈압도 다스릴 수 있음이 보일겁니다. 이런 단편적 예뿐 아니라 적어도 지금도 한의학적 변증시치만으로 난치병도 완쾌 내지 호전시키는 분들이 여기저기 계신 것을 볼 때 적어도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고 오히려 더 위상이 높아지리라 예상할 수 는 있습니다. 왜냐하면 웰빙시대라고 하질 않습니까? 조금만 아파도 난리들인데 병원가도 나만의 병을 흔쾌히 풀어주질 못하는데 한의원가니까 낫더라 이렇게 될 게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또 지금도 전국의 한의과대학에서 뛰어난 인재들이 한의학을 배우고 연구하는 시점에 한의학의 미래는 밝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의학도로서 저는 한의학으로 고치지 못 할 병은 없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고친다는 것은 사실 존재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모든 병은 병이 아직 들기 전에야 고칠 수 있는 것이고 병이 이미들고 나면 생활에 불편함이 없고 여러 병적 증상이 없어지도록  도와주는 것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물론 모든 분야를 한의학이 맡아 짊어지고 나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당장 꿰맬것은 꿰매고 급한 것은 꺼야 하는게 이치듯 서양의학이 주로 해야할 분야는 분명히 있을것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관절통 같은데 침이나 놓고 보약이나 주는게 한의학이 아니라 만성으로 잡아내지 못하는 만치병도 나아가 생활하기 불편한 모든 증상을 쉽게 잡아내 주는게 바로 한의학입니다. 그래서 저는 한의학이 오히려 고치는게 양의학보도 훨씬 많게 느끼고 배우고 있으며 열심히 공부해서 저도 잘하는 한의사가 되고 싶을 뿐입니다.

한의학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열심히 공부하셔서 한의과 대학에 꼭 가시길 기원합니다. 그러면 후회는 절대 없지 않겠나 하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럼 이만

자세한 얘기들은 위에서 너무 잘 해주셨고..
이런 고민을 가지고 한의대에 오신다면 그다지 후회는 없을것 같네요..
저도 아직 학생이라 잘은 모르지만..
한의학이라는 학문은 정말 마력적입니다. 매력을 뛰어넘죠.
시험때 공부하기 싫긴 하지만 말이죠..ㅡㅡㅋ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답변 감사드립니다. 자칫 광범위한 질문이 될수있었음에도 성의 있게 답변해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그런데 답변들을 읽다보니 한가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이곳저곳 자문을 구해본 결과 제 좁은 소견으로는 '환자를 대하는 마음가짐은 동양의학에서 배우고 병을 치료하는 기술은 서양의학에서 배워라' 으로 결론 지워집니다.
냉정하게 생각해봤을때 한의학은 환자와 병을 대하는 철학은 상당히 심오하고 매력적이나 실제적인 치료와는 괴리가 느껴집니다.
답변중에 말씀하신 '천인상응이론' 에서 과연 과거와는 많이 달라진 현대의 환경을 감안하여 적용이 되고 있는것인지, 될 수 있는것인지..
가령 현대인의 질병이 과거의 삶의 방식때문에 생겨난 병이 아닌 현대인의 삶의 환경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한의학에서 과연 현대의 환경을 얼마나 감안하여 치료법을 낼 수 있는것인지 궁금해집니다.
결국 시일이 얼마가 걸리든지간에, 주체가 누가 되든지 간에, 학문적 접근방식의 차이가 크다 하여도 한방 양방 이 하나의 의학으로써 통합이 되는것이 제 좁은 소견으로는 바람직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통합 이후에 의사로서의 자격을 갖추기 위해 한의학을 공부한다면 모자람이 없을런지요. 한의학을 공부하시는분들은 통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는지요.
질문만 드려 죄송합니다.

1번 질문에 덧붙이자면, 한의학은 예방의학을 위주로 합니다..여기서의 예방이란 말은..예를 들자면, 두통에 어디 혈자리를 쓰고, 약을 쓰는 것이 단지 그 순간만 편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몸의 균형을 맞추어 그러한 병증이 다시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이지요.. 즉, 예방은 미리 병이 나기전에 몸의 균형을 바로 잡는다 + 현재의 병적인 상태를 균형적인 상태로 만든다. 두가지를 포함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질문하신거에 말하자면 현재의 삶과 과거의 삶의 환경은 물론 차이는 있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인 이치같은 것은(음양오행이라덜지 오운육기 같은것)  변하지 않습니다. 진리기 때문이죠. 국소적인것 식생활이라던지, 청결상태 같은것은 많이 바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러한 바뀐 환경을 염두해두고 한의학은 현대에 맞는 치료를 재모색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예전은 먹을것이 별로 없으니 몸만 보해도 질병이 많이 낫으나 요즘은 음식이 좋으니 예전보단 몸을 보하기보단 사하는 쪽으로 바뀌는 경향이 있단 말이죠..

그리고 의료통합 문제는 민감한 사항이라서 저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