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상 반말을 쓴다.. 부디 독자 여러분께 양해를 구한다..]

우리 한의원에는 해병대원들이 무지 많이 온다..

장교는 주로 위관급이 찾아오고, 부사관, 거기다가 사병까지 찾아온다.

특히나 사병들이 내원할 때는 떼거지로 네 닷 명이 한꺼번에 오는데(아마 군용트럭으로 한꺼번에 실어 오는 듯..) 한의원 침대가 10개 뿐이라 군인들이 한 번 오면 정신이 하나도 없다..

그럼, 다들 적과의 치열한 전투 끝에 적의 칼창에 찔려 피를 철철 흘리면서 오거나 배에 구멍이 나서 오거나 발목 지뢰를 밟아서 발목이 없어진 채로 오느냐?

아니다..

머 발목지뢰 파편이 얼굴까지 튀어 이가 부러지거나 턱뼈가 박살났다면 치과군의관에게 가서 수술을 받을 수도 있겟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런 거가 있다면 치과군의관도 한의군의관도 아닌 의사출신 군의관에게 가서 수술을 하겠지...

우리 한의원에 오는 군인들이 앓고 있는 건 주로 근골격계 질환인데, 급성요부/하지부/완관절/수지관절염좌, 경추/요추추간판탈출증, 항강증, 급만성 요통 및 슬관절염 등등 전신의 관절질환에 다 걸려서 온다고 보면 된다.. 거기다가 가끔 구타로 인한 흉통 등까지 껴 있고..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움직일 수조차 없는 군인들(구타로 인한 흉통 환자는 숨을 크게 들이쉴 수도 없는데 구타당한 후 7개월 동안 그러구 살았다 한다)에게 왜 나와서 치료받냐구 물어보면,,,

일단 이 동네에 있는 해병대원들은 일반적인 자대생활을 못하고, 몇 명씩 고립된 채로 생활을 하는 편이어서 의료혜택을 거의 받지도 못한데다가(이건 군사기밀인가? 몰겟다, 신경안쓴다. 간첩이 보고할라면 보고하라구 해.) 군대에서는 치료받으러 가기도 힘들고 가도 이런 질환은 치료받을 수 없다구 한다.. 치료해줄 사람도 없고..

그래서 고참병이 아프면 그 밑으로 쫄들을 쫘악 데리고 와서 치료받다가 자기가 다 나을 때쯤 되면 쫄들이야 아프던 말던 치료종료를 시키는 것 같다.. 더이상 오지 않는다, 쫄병들은 아직 한 참 더 치료받아야 할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머 대충 해병대와 한의원의 관계에 대해서 설명했다.

아무리 질문을 해봤자 답변은 안할 것이다.. 그럼 Good Lu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