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공익근무 중입니다.

원래 대학 다니고 있었지만 최근의 극심한 취업난과 취업 후에도 끊임없이 시달려야 되는 실업의 공포 등으로 인해서 의대, 치대, 한의대를 목표로 수능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수능 때 제가 목표로 했던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웬만한 한의대는 지원해볼만한 점수를 얻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원서철이 다가오니 고민이 많네요.

제가 SKY 대학 중에 하나 2~3학기 정도 더 다니면 졸업하게 됩니다. 졸업하면 아마 취업하기까지 과정은 힘들겠지만 어찌됐든 대기업에 취직해서 직장 생활을 시작하겠죠. 

그런데 한의대에 진학하게 되면 졸업장은 당연히 포기해야 되고 예과2년이야 어차피 제가 전적대학 복학해도 졸업하기까지 소모해야 하는 시간이기에 논외로 한다쳐도 나머지 4년 동안 제가 취직해서 벌어들일 수 있는 소득은 날아갈 것입니다. 

그러면 4년 간의 대학 등록금 약 4천만원 + 4년 간 직장에 다님으로써 벌어들일 수 있는 순수입

1억 2천만원(3천만원X4) = 약 1억 6천만원 정도의 비용을 잃고 한의사로서 사회 생활을 시작하게 될텐데요.(예과 2년은 앞에서도 밝혔지만, 제가 복학 후 졸업하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비슷하기에 기회비용 산정에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문제는 이 정도의 손해를 감수하고 한의대에 진학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본인이 마음을 굳게 먹어도 주변에서 계속 뭐라고 하면 흔들리는 게 사람 마음 아니겠습니까? 

요즘에 언론에서 한의사들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계속 때리는 것도 있고, 주변 사람들도 한의대 전망 안 좋다고 하고 SKY졸업장도 아깝지 않냐고 그러고 요즘 젊은 사람들이나 40대 이상의 중년이 한의원 많이 안 가지 않냐고 하고 나중에도 그런 사람들이 한의원 이용하리라는 보장이 있겠냐고 하니까 저도 한의대 진학하기로 맘먹은 상태인데도 많이 불안합니다. 

제가 한의대에 진학해서 졸업 후 한의사가 되면 그 때 나이가 31~2살일텐데 그때쯤에 제가 직장 취업한다면 '대리' 직함을 달고 앞으로의 승진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을지도 모르겠고요. 

현재까지 다니고 있는 학교 커뮤니티에서 물어봐도 의견이 반반으로 갈리네요. 

찬성하는 분들 의견은 '아무리 한의사가 예전같지 않아도 전문직은 전문직이라 일반 기업체 취직하곤 비할 바가 아니다'라는 것이고요.

반대하는 분들 의견은 '갈수록 한의사 형편이 안 좋아지고 제가 한의사로 활동하게 되는 10년, 20년 후에는 훨씬 안 좋아질 확률이 그렇지 않을 확률보다 더 큰데 굳이 한의대로 갈아탈 필요가 있겠냐'고 합니다 

제 생각도 제가 한의사로 활동하게 되는 최소 10년, 수십 년 후의 한의사의 장래가 어떠할지입니다. 부모님께서도 그 부분을 많이 걱정하시더군요  

그렇지 않아도 며칠 전에 저희 어머니께서 동네 한의원에서 진료받던 도중에 원장 선생님께 질문같은 걸 하셨는데 원장 선생님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셨다고 했고요 

이래저래 많이 심난한 상황인데, 여기서 활동하시는 한의사 선배님들께서는 제가 어떤 판단을 하는 게 좋을지 조언 좀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