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한의대 재학생임을 밝힙니다.

이곳에 오셔서 글을 읽거나 쓰시는 분들은 긍정적이나 부정적이나 어떻게든 한의학(과, 사)에

관심이 있으시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러한 관심은 학문적 관심과 경제적 관심으로 나뉠수도 있겠고요.

이 곳에 자주 오지는 않지만 가끔씩 와서 글을 보며 드는 생각은 이곳에 글을 쓰시는 선배 동료님들은 참 점잖으신 분들이라는 생각입니다.

저도 수험생 기간을 지나왔고 사실 경제적인 부분이라는 것이 그저 간과해서는 안되는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제가 부족하고 여러 선배분들에 비해 조금 더 세속적인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제가 안타까운것은 이곳에 글들을 보면 오히려 너무 힘들다 힘들다...어렵다 어렵다...못번다 못번다들 하셔서...그저 묵묵히 한의대에 진학하시려는 분들에게 조차 괜히 관심도 가지지 않던 다른 곳...(예를 들어 치대같은...)에 눈을 돌리게 하지는 않나 하는 노파심이 드는군요.

저는 그러한 유혹(?)에도 굴하지 않는 분들만 한의대에 진학하셔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실 어떤 학문을 배우기도 전에 어떤 굳은 신념을 갖는 다는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의학에 대한 관심과 호의, 그리고 어떤 경제적, 사회적 전망을 기대하고 입학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실 실제 재학생중에 그러한 사람이 다수임은 사실입니다. 그건 비단 한의대뿐만이 아니라 전망이 좋다는(?) 과들에 대해서는 부정할수 없는 현실입니다.

제가 알고 듣고 느낀바를 말해보겠습니다.

불과 일 이년 전만 해도 한의사는 정말 경제적으로 풍족하다했습니다. 근데 이제 치과의사라 하네요. 실제로 로컬에서 일 이년 만에 큰 변화가 있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다만 인터넷상에서, 언론상에서의 여론몰이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일 이년 사이에 한의사는 폭삭 망하고 치과의사는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이런것은 없습니다.

실제로 어렵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그 어려운 정도는 변호사, 의사, 치과의사들이 어려운 것과 동일합니다. 무슨말인고 하면 \'전문직\' 자체의 희소성의 감소와 의도된 정책들에 의해서 철옹성과 같았던 전문직계열 자체가 예전보다 힘들어 진것입니다. 한의사만의 현상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어려워졌다는 정도는 제가 느끼기에는 일반적인 직장인들에 비하면 아직도 훨씬(감히 훨씬이라는 단어를 쓰겠습니다.) 나은 편이라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이야기는 많이 듣습니다. 의사(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모두 포함입니다)들이 어느 정도 이상의 돈을 벌면 인술에서 벗어난다고 말입니다.

제가 수험생 여러분께 드릴 수 있는 말씀은 경제적으로 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것입 니다. 치대 다니는 친구들 많습니다. 똑같은 이야기 합니다. 힘들다 힘들다 합니다. 의대다니는 친구들은 더더욱 힘들다 힘들다 합니다. 사시패스한 친구들...역시 힘들다 합니다. 이제 전문직 어느 곳이나 다 똑같습니다.

한의사...구체적인 수입은 말씀드리기 뭐합니다만...(부원장, 관리원장 페이는 검색해보시면 알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사실 개원하고 나서부터입니다...) 선배님들 이야기들...졸업한 선배 누가 하루에 몇명본다 이런이야기들...(여기 한의대 다니고 졸업하신 여러 동료 선배님들은 아실겁니다.) 들으면 그렇게 부정적이지 않습니다.

누가 졸업한지 얼마 안되서 BMW를 뽑았네...월 얼마를 하네...이런 이야기 한의대에도 지금도 많이들 하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망했네...부원장으로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안주네...이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치대나 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세속적일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사실 조금은 안타깝습니다.

분명 경제적인 면보다는 인술이 먼저임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제적인 측면을 무시하려 한다는것은 제 짧은 견해로는 조금 아쉽습니다.

제가 부족한것이 부끄럽고 죄송스럽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다른곳과 비교해서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부족함 없음에도...겸손하고 훌륭한 글들에 의해 오히려 현실이 폄하되는 것 같아 아쉬워서 글을 씁니다.

의도는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다른 생각 말고 한의학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중시하자는 의도...당연히 옳은 말씀입니다.

수험생 여러분께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과 호감이 있다면 아무런 걱정 말고 오셔도 좋습니다. 그 외의 부분들...경제적, 사회적인 부분들...은 다른 대안들(의,치,각종 고시)에 비해 아무런 부족함 없음을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다만 공부하는 과정에서는 다른 생각 하지 마시고 열심히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경제적인 측면은 자연스럽게 해결됩니다.

전...다른 분야에서도 종사했었습니다. 한의사...학문적으로나 철학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정말 괜찮은 직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