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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bile han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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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3-01-24 04:36
 조회 : 9,364  추천 : 8  비추천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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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의 기쁨에 환호성을 지르는 분들과, 낙방의 아픔에 남몰래 눈물을 흘리시는 분........
새로 수능 공부를 시작하셨다는 소식을 전해오시는 분, 한의대 생활을 담담히 풀어주시는 여러 선배님들.....
오늘도 하니대닷컴은 부지런히 돌아가고 있네요.
때로는 언쟁도 벌어지고, 감정의 골을 패이게하는 상처주는 일도 있지만 어느곳보다 따뜻하고 사람냄새
물씬 나는곳임을 알기에 저는 하니대를 사랑합니다.
얼떨결에 시작한 차랑이네 수험일기, 재미없는 글이였지만 항상 격려와 관심을 보여주시는 분들이 있기에
오늘도 펼쳐보입니다그려~~~~~~얼쑤~~~!!^^
전편에도 등장했던 문제의 풍운아~~~~ 우리집 강아지 생글이 얘기다.
1년생 푸들암컷이다. 개에 대해서 관심이 좀 있으신 분이나 개를 키워보신분들이라면 잘 아실것이다.
푸들의 그 번잡스러움과 과도한 애교, 때로는 웬만한 사람의 아이큐를 뛰어넘는 잔머리에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던 경험........
우리 부부가 일하고 돌아와 책을 좀 볼라치면 요놈의 강아지 때문에 도대체 뭐를 할수가 없다.
주인하고 눈 한번 맞춰보려고 혀 쭈욱 내밀고 올려다보는것이 너무 귀여워서 한번 안아주면
그날은 일과끝이다.
어디를 가던지 졸졸졸 따라오는건 보통이고, 오만가지일에 다 참견이다.
밖에서 뭐하나 사오면 먼저 냄새맡게해서 검사 받아야된다. 안그러면 이노무개 데굴데굴 구른다.
큰맘먹고 그 비싼 비프쟈키를 가끔 먹였더니 맛들여서 며칠 사료거부하고 단식투쟁도 했었다.
사료그릇을 내밀어도 힘없는 표정 지으며 고개를 천천히 옆으로 돌리는데..........정녕 이것이 개인가
싶기도 했다..........ㅡ,.ㅡ``
결국, 며칠 굶겼더니 부엌 쓰레기통 몇번 뒤지더니 사료 받아먹기는 했지만.........암튼 공부를 할수가
없다. 방문 닫고 책본다해도 이노무개........방 따고 들어온다............정말이다......ㅜ.ㅜ
와이프와 의논끝에 부모님댁에 맡기기로 했다.
부부 맞벌이하느냐고 아이를 맞기는건 들어봤어도, 개를 맞기는것은 못들어봤기에.......ㅡ,.ㅡ;
면구스러웠지만 부모님댁에 당분간 갖다 두기로 했다.
부모님은 ......음......키우는 개는 별로 안좋아하신다.
주로 그릇에 담긴 개를 좋아하신다..................
이름을 생글이라고 지어서 그런지, 암튼 무쟈게 번잡스럽다. 우리가 처음으로 키운개는 이름이
모름이였다. 말티즈였는데 이름때문에 그런지 몰라도 와이프가 부산집에 일주일 있다가 돌아오니까
이빨세우면서 막 짖는데.......황당했다.
두번째 키운개는 시쮸 였는데, 이름은 낼름이였다.
야밤에 우리가 먹다버린 통닭뼈 쓰레기통뒤져 먹다가 뼈가 목에 걸려 켁켁 거려서 새볔에 동물병원
응급실에 실려갔었다.
엑스레이 찍고 인공호흡기 쓰고 시트에 누워있는데.......나참..........
두 마리 다 와이프가 길가에 떠도는 개, 불쌍하다고 들쳐업고 데려와서 키운개였는데 집주인 등쌀에
다른분한테 분양했었다. 세 사는 사람의 설움이다..........쩝
춘천서 착하게 생긴 젊은 커플이 와서 데려갔는데 와이프는 눈물을 펑펑 쏟았다.
인상좋은 분들이고 개들을 위해 따로 공간도 마련했다는 소리에 분양했었는데, 잘 크나 모르겠다.
요새 자꾸 그 강아지들이 눈에 밟힌다.............................
같이 한의대를 가기로하고 공부를 하고 있지만 , 우리가 갈수 없는 대학이 있다.
동의대다.
몇년전, 우리가 처음 만났을때 어느 부부가 그렇지 않겠냐마는 나름대로의 애절한 사연이 있었다.
사랑하지만 결혼을 할수가 없었고, 부산의 완고한 부모님밑에서 자란 와이프는 새벽에 몰래나와 집근처
어두운 골목에 쪼그려 앉아 나와 전화통화를 하다 부모님한테 끌려가기 일쑤였으니...............
서울,부산의 먼 거리만큼이나 우리의 미래도 멀게만 느껴지던 그때....... 와이프는 도망치듯 집을나와
무작정 짐을 꾸려 서울로 올라왔다..................
같이 있을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눈물나게 행복했지만, 나이먹도록 모아놓은 돈도, 변변한 직장도 없던
나였기에, 해줄수 있는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방 한칸 얻을 돈도 없던 우리..........당장 같이 비를 피할곳도 없던 우리로서는 방법이 없었다.
허름한 여관방에 장기방을 얻어서, 도시락집에서 밥과 찌게를 사와서 둘이 펴놓고 앉아 고추장만을
반찬으로 밥을 먹을때가 많았지만, 아내는 뭐가 그리 즐거운지 항상 깔깔거리며 내 마음을
풀어주려 늘 애썼다.
사내들도 꺼리는 어둠침침한 여관을, 매일 들어서며 아내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 생각 저 생각에 잠 못이루다가, 옆에 손 꼭 붙잡고 곤히자는 아내를 볼때마다 나의 무능함에 가슴을
친적이 한 두번이 아니였으니.......힘들기만 하던 시절이였다.
우여곡절끝에 보증금을 마련해서 옥상이 꽤 넓은 옥탑방으로 이사하던 날, 짐 정리를 하고 아내가 사온
맥주를 서로 따라 주면서, 와이프는 말했다.
\" 여기 마당 무지 넓다, 여기서 나랑 오빠랑 좋아하는 강아지도 키울수 있고 별도 참 잘 보이고.....
도라지 꽃도 키울수 있겠네? 그치? 나 지금 너무 행복해.................\"
그러면서 아내는 눈물을 흘렸다........
내가 무슨 말을 해줄수 있었겠는가.................작은것에 감사하는 소박한 아내의 마음이 너무 고맙고
안쓰럽기만 했다............ 그저 꼬옥 안아주는 수밖에...............
지금은 우리집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그마한 서울의 아파트에서 알콩달콩 산다. 예전생활에 비하면
호텔이라 생각을 한다.
가끔 거리에나가 같이 거닐다가, 한솥 도시락집을 우연히 보면 둘이 눈이 마주쳐서 서로 씨익 웃는다.
아내는 웃으면서 말없이 팔짱낀 팔을 꼬옥 당긴다.
한의대를 같이가서 대학 도서관에서 보고싶은 책 맘껏 보면서, 좋은 사람들과 즐겁게 늦은 대학생활
보내고, 졸업하면 조용한 시골에서 텃밭하나 보면서 같이 한의원을 운영하고 싶다.
돈을 많이 못벌면 어떠랴. 앞으로의 한의대의 전망이던, 기회비용이던 하고싶은것 하면서 살련다.
전적으로 한의로서 봉사만 한다는 장담은 자신없다.
하지만, 지금보다 더 나이를 먹어가도 어렵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한의사가
되고싶다.
나에게도 순수했던 시절이 있었다고 회한하지 않는 삶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투비 컨티뉴우 ~~~~~~~~
* 또모하니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3-02-2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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