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9-04-21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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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항생제처방에 관한 글이 있길래 글 하나 써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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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Blitz (221.♡.50.66)
 조회 : 8,022  추천 : 1  비추천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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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의 변명이라 생각하시고 들어보심이...
사람들이 의사 욕할ㅤㄸㅒㅤ 쓰는 유명한 짤방이 하나 있습니다.
독일과 프랑스 의사들이 나와서 우리나라의 감기처방전을 보고는
'내자식이면 절대 이런약들 안먹인다' 라는 식의 겨냥성 다큐였죠.
한번씩은 보셨을거라고 생각됩니다.
그것은, '전적'이라고 말하긴 무리가 있겠습니다만, 상당 부분이 '비현실적인 의료보험 수가체제' 에 있습니다.
위의 다큐를 반박해보자면,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국가들은 대부분 의료보험제도가 '포괄 수가제'를 시행하고있습니다.
'포괄수가제' 란, 일단 어떤 병이 진단이 된다면(편의상 '맹장염'을 예로 들겠습니다.) 맹장염이 진단되면 치료 과정에서 어떤 약을 쓰던, 얼마나 상담을 하던, 어떤 수술을 하던, 똑같은 돈을 받습니다. (편의상 10만원이라고 가정하죠.) 의사가 질병을 볼ㅤㄸㅒㅤ마다 돈을 받는, 그런 제도입니다.
우리나라 의료보험은 '행위 수가제' 를 시행하고있습니다.
'행위수가제' 내에서는 모든 '의료행위' 에 가격이 붙습니다. 상담에 5천원, 진통제에 만원, 맹장염 수술하는데 7만원, 수술후 감염을 막기위한 항암제 사용에 만오천원 같은 방식이란 말이죠.(편의상 가격은 멋대로 붙였습니다.)
마치 편의점에서 삼각김밥하나 700원 이런식입니다.
감기를 치료해볼까요. (편의상 만원이라고 하겠습니다.)
포괄수가제 하에서는 감기라고 진단만 내려도 의사는 만원을 법니다. 굳이 약을 처방하거나 할 필요가 없단 말이죠. 바이러스성질환은 심한게 아니면 그냥 쉬면 자연적으로 나으므로, 의사는 그냥 주스마시고 푹 쉬라고 이야기해줄 수 있습니다.
행위수가제 하에서는, 상담 천원. 주사 3천원. 먹는약 3천원 같은 식입니다. (가격은 임의로 붙였습니다.) 한마디로, 상담에, 주사놓고, 먹는약 처방해줘도 7천원밖에 못번다는 계산이 나오죠. 자기딸한테는 절대 그런 약 안먹인다는 의사들? 우리나라에서 진료하고있으면 100% 환자오면 그런약 먹입니다. 물론 자기딸한테는 안먹이겠죠.
철저히 경제적인 관점에서 불러온 결과가 항생제남용 정도 되겠네요.
남용이 심하다는것은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그럼 수가를 올리면 되지 않느냐 라는 의견이 있는데,
일단 지금의 수가가 비정상적으로 쌉니다. 박정희시절 만들어진 국민건강보험인데, 그당시 모든 국민들이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전체주의적 시각에서 의사단체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만들어진 정책이죠. 그당시에는 효용이 컷겠지만,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수가정책을 유지해왔다는것이 문제입니다.
의사협회 힘이 약하다보니, 수가를 올리려면 의료보험비가 올라야하는데 다른 시민단체가 가만히 있을리가 없죠.
얼마전에 흉부외과 수가를 두배로 인상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죠. 그런데 그런 뉴스를 보면 항상 정확한 금액은 이야기안하고 항상 퍼센트로만 이야기하죠? 100원에서 200% 해봐야 200원이니까 그런겁니다;; 그걸로 흉부외과가 처우가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하시면 곤란합니다.
포괄수가제로의 변경은 안되는가? 라는 질문에는,
그렇게되면 '대형 종합병원' 들이 극심한 적자에 시달리게 될 것입니다.
end-stage환자들 비싼돈들여 항암제쓰고 비싼검사받게해도 적자나서 음식점, 장례식장, 주차장으로 메꾸고있는 실정인데, 포괄수가제하면 어느 대형병원이 돈을 벌까요. 당연히 반대하기 마련입니다.
우리나라는 대형병원이 기업에서 뒤를 받쳐주고있기에, 중소병원보다 월등히 힘이 세므로, 바뀌지를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론은, 의료보험 수가제도가 좋은 방향으로 바뀌지 않는 한 의사들은 그러한 처방을 멈추지 않을것입니다. 밥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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