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터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우월론자 같은 글에 꽤나 기분이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그 안과의사의 근거가 뭐죠? 우리도 하기 어려우니까 한의사는 당연히 못 할 거다라는 논리를 펼치고 있는 셈인데 이것이 과연 논리적인가요? 아니면 과학적 추론인가요?
한의사가 Glaucoma를 치료하는데 있어 나온 논문들도 있고, 안과질환에 대한 한의학의 분류가 있고, Glaucoma는 그 중에 '녹색의 장막이 낀 것'이라고 할 수 있는 임상 증상을 가지고 있습니다.(지금은 glaucoma의 임상 정의가 달라졌지만 glaucoma의 glauc-가 무슨 뜻입니까?) 과연 서양 사람들이 호소하던 그 증상이 한국에는 조선시대에는 없다가 갑자기 21세기가 되니까 나타나기 시작했나요?
안과 전문가로서 한의학이 안과 치료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한의학적 치료가 가지는 한계와 한의학 치료가 자연 경과와 비교해서 그 어떤 의미있는 차이를 보이는 효과가 없음을 증명하는 논문을 써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나서 이야기를 하자구요. 그냥 나도 잘 못 하는 거 니네가 어떻게 해? 라는 식의 우월론에 빠진 채 환자를 보는 것은 참으로 환자에게 불행한 일일 것입니다.
전문가의 의견은 가장 수준이 낮은 교과서만도 못 한 일개인의 증명되지 않은 것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한 견해인 겁니다. 그러니까 그 안과 전문가의 의견을 증명하고 싶으면 '한의학으로 녹내장 치료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을 근거로 하여 한의학 치료군과 양방 치료군, 대조군을 놓고 아니면 최소한 한의학치료군과 대조군을 놓고 double-blind RCT로 논문을 작성해야 믿어 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한 안과의사의 견해를 바탕으로 그렇게 말씀하시면 만약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전문의가 양방 치료한 환자들 불쌍하다고 하면 그대로 믿어 줄 건가요? 자기들도 안 믿을 수준의 말을 하면서 상대방에게 믿어주길 바라는 것은 조금 염치 없는 일 아닌가요?
그러니까 진흙탕 개싸움하려고 덤비지 말고, 한의학에 대해서 그렇게 불신이 강하면 한의학 치료는 아무 의미도 없다는 논문을 내보시라 이겁니다. 뭐 한의계, 중의계, 미국의 침구학계, 천연물학계의 논문들을 다 뒤집어 엎을 정도의 엄청난 논문을 기대할 정도로 그런 단순한 방식(의사가 하기 어려우면 한의사는 당연히 못 한다)의 사고를 하고 계신 분이 열심히 뭔가 하실 것 같진 않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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