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는 한의사와 상관이 없어야 하는 일인데...(음, 약사가 중약을 수입해서 파는 게 합법인지도 궁금하고, 의료인도 아닌 약사가 환자에게 임의 투여를 결정한다는 것은 분명 불법일텐데 ㅡㅡ;;) 세상 일이란 게 뭐, 피자에 있는 올리브가 문제라고 하면 옆 집 햄버거까지 패스트푸드라고 싸잡아 욕먹는 세상이니까 그러려니 하고 있습니다.
방금 한닷에 올라온 처방 구성을 보고 왔는데, 기본적으로 한의사 중에 저걸 쓸 정도로 용감한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애초에 저 약을 써야 할 정도의 사람은 이미 병원 중환자실에 있을 정도 되야 되니까 볼 일도 없습니다. ㅡㅡ;;;
일단 소아의 간질에 썼다고 하는데, 안궁우황환은 이 문제가 터진 뒤로 접한 정보의 범위 내에서는(그러니까 단 2일만에 얻은 정보로도...) 어디까지나 아주 심한 열성경련에 고열과 경련을 일단 진정시키기 위해서 쓰는 약입니다. 장복은 커녕 2~3일 쓰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보는 게 타당하고, 일단 '환'제 자체가 비상용으로 써먹기 위해서 미리 만들어 두고 한 두 알 쓰는 게 기본입니다. 증상이 사라지면 당연히 환이 아닌 탕제로 병을 다스리게 되어 있고, 병의 증상 변화에 맞춰서 탕제도 점차 효과가 약한 것을 선택해 가야 합니다.
더군다나 이 약은 평소에 복용한다고 경련의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열성경련이 아닌 간질 증상에 대해서 뚜렷한 효과가 있다고 보기도 매우 어려운 처방입니다. 한의학의 교과서적인 방법에도 간질은 발작기와 완해기에서 치료방법과 처방이 전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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