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대를 꿈꿔왔고 목표했던 한의대에 수시로 합격한상태에서
최저등급은 무난히 넘긴듯 싶습니다
그래서 기분좋게있었는데 최근 친척을 만났을때
왜 의대를 안가고 한의대를 갔냐고 강하게 말씀하시더군요
이쪽으로 가고 싶고 의사보다 한의사를 원한다고 했더니 흔히 한의사가 안좋다는
떠도는 이야기들을 하나씩 다 꺼내시는데 뭐라 할말이없더군요;
그러던중에 이런글까지 보게되니 참 기분이 씁쓸해집니다;
어쩌다 여기까지 놀러왔어.
보니까 한의대생이 한의사 돈을 잘버니 어쩌니 말들이 많은데..뭘 알고 그런소리 하는지 궁금하다
나 학생때 개원의랑 병원 수익얘기할 일은 거의 없었거든.
그냥 고학번 선배가 어쩌구저쩌구 하는 얘기 들은 거지.
물론 내가 고학번이 되보니 그런 얘기들은 다 소문들의 종합체였고..일단 개원의가 동아리고 뭐고 학교모임에 나오는 일 자체가 많지 않고
그래도 나오는 개원의는 매우 잘나가는 개원의고 나온다 해도 새까만 학부생이랑 얼마 버느니 하는 얘기 할일은 없어.
난 한의사는 아니지만, 개원하고 짬밥좀 먹으면 너네보다 더 잘알게 돼.
공보의때 같이놀던 한의사들 거의 개원했고, 주변에 한의원들 소식도 듣게 되거든.(참, 난 메이저과 의사야)
지금 대박치는 한의원은 신규는 없다고 보면 된다
한의원은 보약을 전화판매를 하는 경우도 많아서, 잘되는 한의원의 매출규모는 상상을 초월해.
여기서 평균의 오류가 생기는것 같은데, 한의원이 편차가 워낙에 심하다 보니
평균치만 보고 "평타만 쳐도 저정도는 되겠구나" 생각하면 큰코다치는 거야
메디컬은 의원급은 과목별로 같은과목 개원의들끼리만 놓고보면 그렇게까지 심하게 차이가 나진 않아
그러니까 최상위 5% 최하위 5% 떼고 나머지 보면 나머지는 비슷비슷하거든.
물론 비보비율이 압도적인 마이너과들은 편차가 심하지만, 나머지 보험과들은 사회보험 구조상 그렇게 차이가 많이 나기가 어려운 형태야.
반면 한의원은 비보험비율이 높다보니(보험으로 먹고살만한 한의원도 있다. 몸이 죽어나서 그렇지. 시골에 개원하면 보통 이렇게 돼)
격차가 매우 커. 매달 억단위의 매출을 올리는 한의원이 있는가 하면
말그대로 수익은 커녕 월세내기도 버거운 한의원들이 수두룩해
한의원을 찾는 환자풀 자체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또 입소문이 나고 자리를 잡기 위해선 상당한 기간이 걸리고..
개인적으로 같이 공보의때 친했던 한의사 여러명 있었는데
벌써 그중에 둘이 폐업했고 한명은 관리원장으로 들어갔고 부원장하다가 한의원에서 부원장자리를 없애면서 새로 자리 구한지 5개월째고..
(작년 중반이후부터 비보험과들은 하나같이 사상최악의 불황이라고 입을 모았던 시기였어. 비보험 개원의들은 실물경기 뉴스볼 필요없어.)
한의원에서 이것저것 물리치료장비 들여놓는게 다 이유가 있다.
일단 환자입장에서 짜장면값 내고 침맞고 뜸놔주고 각종 물리치료까지 풀서비스해주면 이건 왠만한 마사지보다 낫거든.
그러니까 그냥 어디 좀 뻐근하고 뭉친거 같으면 부담없이 한의원 가는거야.
나도 공보의때 술먹고 힘들면 한방실 가서 적외선조사기 쏴놓고 한숨 자고 일어나면 가뿐했던 기억 많고.ㅋㅋ
한의원 입장에선 워낙에 환자가 없으니
서비스 좋더라는 입소문도 내고, 보험청구라도 하나라도 더할수 있으니 일석이조지.
사실 요즘 대뜸 보자마자 약사먹으라고 들이대는 정신나간 한의사 별로 없어. 일단 서비스로 승부해서 환자풀 넓혀놓고 보는거야.
그래서 교통사고 보험사 지정병원이라느니, 하는 조금 웃기는 명판도 걸어놓는게
교통사고 관련한 피해자의 치료랑 청구, 첩약처방까지 전부 사보험에서 커버가 되거든.
게다가 한의원은 X-ray CT MRI 이런걸 찍을수도 없도 찍어서도 안되는데, 이걸 반대로 이용하는 거야.
그냥 어디가 아프지 않냐? 진단명은 뭐다. 침맞자. 약먹자. 다 공짜고 좋은 거니까 그냥 해라... 진단자료가 없으니 증명은 할수가 없고
보험사는 한의원에서 진료한 대로 지급하는 수밖에.
물론 교통사고 환자가 한의원 가는 경우가 거의 없어서 그렇지, 한의원 입장에선 환자 하나로 한달 월세가 해결될수도 있는 띵호와한
요즘 보기드문 좋은 환자야.
암튼 최근 대부분 한의원은 건강보험 청구 철저하게 해서 최대한 받아먹고
여기에 교통사고를 필두로한 사보험 파이를 나눠먹으려고 숟가락 얹는 형태야.
공진단은 비아그라 시알리스 땜에 끝장났고, 비보험 진료를 메인으로 미는 한의원들은
성장탕 총명탕 기타 한방성형 정도인데
이런 부분은 어마어마한 마케팅을 쏟아부어야 하기 땜에 한의사들 사이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아.
말이 너무 길어진 듯 한데..
일단 한의원 신규개원은 정말 난관이 많다.
기본적으로 환자의 사고구조가
"속이 안좋네, 내과나 한번 가봐야 겠다. 근처에 내과가 어디있더라..?" -> 내과 방문. 이런 식으로 이뤄지는데
"속이 안좋네, 한의원 가볼까. 그런데 유명한 한의원이 어디지? 들어본거 같은데" -> 주변에 물어보고 한의원 방문.
이렇게 되거든.
저 한단계가 신규 한방개원의들한테는 어마어마한 벽이다.
암튼 내가 주변에서 보고 듣고 아는대로 적은거니까
전체의 진실을 대변하는지는 알수 없지만, 적어도 꽤 많은 실제샘플을 보고 적은거니 헛소리는 아니라는 정도로 생각하면 될거 같고
한의대 꼬꼬마들이 무슨 개원하면 잘될거라는 생각은 버리는게 좋아.
폐업하는 한의원 원장들도 너네만큼 다 똑똑하고 죽을힘을 다해서 열심히 했는데 안되서 폐업하는거야.
억단위를 투자해서 오픈했는데 계속 적자나고 폐업위기 가 봐라.
병원만 살릴수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한다.
주위에서 이것저것 해보라고 조언도 많이 해주고.
잘되는 사람도 보면서 따라 해보고.
멍청하게 앉아있다가 망할만 해서 망하는게 아냐. 죽을힘을 다해 할수 있는걸 다해봐도 안되는까 폐업하는 거지..
암튼 우리쪽도 그닥 재벌될 일은 이제 없고 망하는 사람도 많지만
한방쪽은 내가 보기에 두배이상 어렵다고 본다.
앞으로는 더 심해질 거고...
건투를 빌어 꼬꼬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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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글썼던 개원의인데 리플이 많이 달렸었네 ㅎㅎ |
녀석들 ㅋ 궁금한게 많지?
리플 리뷰하다 재밌는 리플이 있어서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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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양방보다 한의원 수요가 훨씬 많아질 거라는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것 아닌가? 노인인구 증가,비만인구 증가, 예방의학필요성 증가, 항생제 등 양방 부작용 속출, 보완의학,대체의학,자연의학 두각,한방 사보험 진입,한의사의 의료진단기,의료기사지휘권획득, 한의사의 보건소장 임명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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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대놓고 말해서 이런 식으로 자위하면 니네 미래는 없어.
노인인구 증가로 재활병원과 요양병원이 잘나갔지 한의원이 잘나간건 아니지. 이건 명백한 사실이고.
비만인구의 증가가 한방수요에 도움은 조금 웃겼고.(심심하면 티비에 나오는게 한방다이어트 부작용이다 임마.)
예방의학에선 거의 떡실신할 지경. 한의사가 예방의학이 자기들 주종목이라 주장하는 세상은 천년이 지나도 오지 않으니 착각은 그만하길. 예방이 뭔줄은 알아? 혹시 면역강화보약이 예방이라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항생제등 양방 부작용을 한방으로 고친다..이건 진짜 넘하지 않냐? 패혈증에 뭐할건데? ㅋ 슈퍼박테리아는 뭐 슈퍼보약으로????
보완의학..ㅋ
자연의학 두각..ㅋㅋ
한방 사보험 진입...이게 한방의 시장확대라고 생각하냐?
한의사의 의료진단기기.. 그래 써. 니들도 이제 개원비용만 천정부지로 올리는 장비대결 펼쳐보길
의료기사지휘권 ㅋㅋ 의료기사 두는게 무슨 합동작전지휘부쯤으로 생각하는 듯.
한의사 보건소장 임명가. 이건 거의 대폭발 수준의 개그폭탄이다 ㅋㅋ
자 이제 내가 진짜 중요한 얘기 해줄께 잘들어.
모든 직종이 마찬가지겠지만 무슨 수요를 창출하느니 새로운 뭘 들고 나오느니 하는건 정말 참신하고 먹힐만한 걸로 밀어도 될까말까하고
설사 되도 반짝이야.
가장 중요한건, 한의사는 침을 잘 놓고 첩약을 잘해서 환자에게 만족할만한 분명한 효과를 줘야 해.
기본이 제일 중요하다. 무슨 새로운 트렌드니 하는건 기본이 일단 탄탄하게 갖춰진 상태에서 그 위에 보너스로 들고 가는거지
개뿔도 안되면서 무슨 참신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 하나로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겠다느니 수요를 창출해서 저변을 확대한다느니 하는건
그야말로 꿈같은 얘기고, 나는 커서 스티브잡스가 될래 하는거랑 똑같은 얘기야.
일단 기본이 안되면 아무것도 성공못해. 너네같이 한방의 미래가 뭐 한의사 보건소장 임명가로 밝아진다느니 뭐 의료기사 지휘권 예방의학같은 개그를 하는 녀석들은 미안하지만 내가 보기엔 100% 망한다.
인생 살아보면 자기분야 묵묵하게 열심히 해서 기본기를 탄탄히 쌓아가는 넘이 결국 성공하지, 무슨 기가 막힌 아이템이라며 이거면 먹힐거라는둥 맨날 사업구상하고 그러는 넘들은 다 망해서 집안기둥 다 뽑아먹거든.
성공의 기준은 한방에 인생역전하는게 아니라 탄탄하게 오래가는거야. 나중에 가보면 결국 그런 넘들이 다 이겨.
기본기가 되면 어떤 풍파가 닥쳐도 흔들릴지언정 쓰러지진 않는다.
트렌드나 신개념은 그다음에 적용하는거야. 착각과 꿈에 부푼 꼬꼬마들아.
그리고 지금 한의원 개원가는 그야말로 지옥불구덩이다.
나도 이렇게까지 얘기하고 싶진 않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학문의 베이스가 확고하지 못하기 때문이야.
여기가면 이말하고, 저기가면 저말하고.
결국 누굴 믿어야 하나? 한방에 대한 신뢰가 있는 사람조차도 믿을만한.. 그러니까 누가 제대로 효험을 봤다는 그런 한의원이 아니면
얼씬도 하질 않아. 이게 너네들의 가장 큰 취약점이다. 분명한 레퍼런스가 없다는 것.
그러니까 방학때 되면 약초캐러 다니고 유명한 한의원 견학가고
박봉에 유명한의원에서 부원장 생활 오래하면서 비방을 전수받고 싶어하고 그러는 것이지.
그러기 땜에 더더욱 기본기가 중요하고 기본기 쌓을 궁리에 밤을 새야 되는거다.
설사 한방에 새로운 영역이 펼쳐지고 기회가 온다 하더라도 적어도 니들한테 그건 기회가 아니라 위기야.
앞으로의 시대는 더더욱 자본주의화 되고 대형화 되서 미리 선점한 덩치큰 넘들이 싹쓸이하거든.
위기가 기회라는 건 그 기회를 잡을 준비가 된 자들한테나 적용되는 거지, 너네들한테는 더욱더 악화된 상황으로 바뀌어가는거다.
암튼 말이 넘 길어졌네.
알아듣든지 말든지 그건 니들 맘대로 하고 난 이만 간다.
더불어 저 코믹한 리플 쓴 녀석한테 고맙다. 점심먹고 졸렸는데 제대로 웃고 간다 ㅋ
혹시 이글에 나온 현실에 답변좀 해주실 한의사분 계실까요
바쁘신데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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