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되고 비난의 중심이 되는 것은 내부고발자에 대한 그들의 태도였습니다. 의사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것은 내부고발자인지 아니면 그 내부고발자를 찾아서 끝끝내 징계를 내리려고 하는 의사들인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한의협에 똑같은 경우의 일이 발생했을 때 내부고발자에 대한 처벌을 했다면 충분히 한의사에게도 비난을 받을 만한 사건입니다.

 특히 거기에서 명분으로 '명예'를 걸고 넘어진다면 더 이야기 할 가치도 없는 것입니다. 진정으로 명예스러운 것은 떳떳함에서 나오는 겁니다. 아니면 명예 회복을 위한 어떤 반대가 되는 행동을 보여준다면 모르겠으나, 내부고발자를 처벌하는 식으로 다음에는 더더욱 비밀이 새어나가면 안 된다는 식으로 나오는 것은 웃긴 것 아닌가요? 차라리 내부고발자가 무고죄라면 처벌이 마땅하다고 할 지라도 그런 상황도 아니잖아요. 지금은 죄가 아니라 단체 활동에 왜 너만 깨끗한 척 하냐는 식으로 모두가 진흙탕으로 끌어 내리는 행위입니다.

 솔직히 로비란 게 잘못된 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문제는 거기에서 돈이 오가고 대가성 청탁이 오가는 것이 문제지, 자신들의 입장이나 의견을 알리기 위한 활동은 당연한 협회의 업무 중에 하나가 아닐까요.

 오히려 한의협의 깨끗한 활동을 위한 장치 마련에 신경을 쓰는 것이 내부고발자에 대한 징계나 기준을 마런하는 것 보다 훨씬 자연스러운 방향의 일이고, 의료인의 명예를 높이는 길입니다.

내부고발자에 대한 인식은
"한국사회"는 다 똑같습니다.

여기가 공개 개시판이라 직접 이야기는 안하겠지만,
우리 안에 지저분한게 얼마나 많은지 아직 한의사도 못된 꿔꿔마가 한손에도 못 셀정도군요.

아... 스스로도 좀 속이 삐뚤어진 느낌입니다.

그냥 좀 많이 갑갑해서 그런가봅니다. ㅎ

강오석님은 참 맑은 사람입니다. 누구나 자기눈의 들보는 잘 못보기 쉽습니다. 하지만 솔직하다고 인정받는 사회도 아니고 오히려 더욱 추잡한 상대에게 공격을 받기 쉽상인것이 현실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타산지석을 통한) 학습효과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냐는 겁니다..

옳고 그름을 따지는 아주 원론적 입장, 그 자체를 떠나 이익이라는 측면에서 보더라도 장기적인 측면과 단기적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을 것인데 말이죠..

90년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온 수많은 도발 속에서 과연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해 있는가에 대해 살펴볼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의협의 행태는 어떤 권력을 쥐고 있는 대한민국의 사회집단이 자신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구사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카드를 다 사용한 결과라고 볼 수 있겠죠.. 성적인 향응제공까지 합해서 말입니다...

한국사회 이익집단의 총체적인 문제를 집약적으로 드러내는 이번 사태를 통해 한국사회에서 일이 돌아가는 방식 혹은 일이 돌아가게 만드는 방식에 대한 이론적 천착과 실천적 대응이 필요한 상황인 것입니다..


강오석님께서 저런 식으로 반응하시는 이유는 본인 스스로 그런 문제들에 대한 대응을, 아마도 최전선에서 통렬하게 겪어봤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생생한, 거의 날 것에 가까운 경험을 통하지 않은 자에게서는 날카로운 시각과 반응을 기대하기는 힘듭니다.. 다만, 그 경험은 어떤 한 개인의, 그리고 그 주변집단의 '경험'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해드리고 싶습니다. 즉 그것은 출발점일 수는 있어도 종착점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라는 것이죠..

누구에게나 쉽지는 않은 일이지만 개인의 그리고 소수의 경험에 국한되는 걸 뛰어넘을 수 있는, 좀더 포괄적이고 심도 있는 천착을 해보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