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없게 명나라 말기에 태어나는 바람에 명사에도 청사초에도 실리지 않은 비운의 인물입니다. 돌아가시고 난 뒤 4년 뒤 명이 망했거든요. 덕분에 정확한 행적은 미상이지만, 대략적으로 임일위의 전서기략이나, 황종희의 장경악전 등에서 대~충이나마 살펴 볼 수 있습니다. 뭐 그렇다고 성품이 어떻다 정도는 잘 나온 건 아니고, 그냥 의술은 모두에게 인정 받는 정도 경지는 되었던 것 같습니다. 시기적으로는 동의보감의 저작과 거의 비슷해서 동의보감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만, 후에 동의보감 다이제스트라고도 불리는 방약합편에는 장경악의 처방이 꽤 인용되어 있습니다.

 일단 무가 출신이라 생각하는 것 역시 무가의 사고 방식, 그러니까 요즘으로 하자면 실증적인 면이 꽤 있습니다. 현재의 팔강변증의 시초가 되서 음양육변으로 모든 걸 설명하려'고' 했습니다만... 뭐 인체란 게 그렇게 단순한 건 아니니까요. 한 번 읽어 보시면 꽤 재미있는 말도 많고 즐겁게 공부해 보실 수 있습니다. 한글 번역판도 있으니까 한 번 읽어 보세요.
 물론 한문 실력이 조금만 되면 정말 재미있게 원전을 읽을 정도로 문장도 매력적입니다.

 현재 쓰이고 있는 정도를 말한다면 한의학원론에는 전혀 나오지 않는 것 같지만 일단 본과 과목인 한방생리 시간에 뻑하면 장경악, 경악전서, 유경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고, 나중에 내과 같은 임상 각과로 가면 심심찮게 역대제가설에서도 고개를 슬쩍 내밀어 주고, 처방은 거의 필수적으로 하나씩 휙 휙 들어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중국 현대 변증론치의 80%, 처방의 60%는 경악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나머지는 혈증론, 온병학 등의 청대 의가들의 이론, 상한론, 금궤요략 같은 고방 정도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경악이 말로는 금원사대가들에게 매우 까칠한 태도를 취했지만 막상 인용은 꽤 많이 했단 것은 살펴 볼 수 있을 겁니다. 결국 명말에 명대까지의 내과학을 정리했다는 정도로 보시면 대충 그 위치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겁니다. 나머지 외과, 소과, 부과 등의 영역은 대부분 경악의 생각과 그것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그 시대의 저명한 의가들의 논술에 대한 인용이 대부분입니다.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