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책 소개란에 소개해놓은 책들 많이 읽어보세요.. 방학 땐 전국 무전여행 꼭 해보시구요.. 최대한 얻어먹고 빌어타고 하면서요... 만약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한다면? 당근 후자..
한의학은 사람에 대해 눈이 뜨여야 학문에도 조금씩 눈이 뜨여가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사람을 발견하세요~~
철원서 히치하이킹을 하려고 하다가 몇 대나 묵살당하고, 마지막에 고물 트럭을 얻어 타고 몇 킬로를 가다가 목적지 근처에서 내려주신 백발 대머리 할아버지가 생각나네요. 내릴 때에 "이봐 학생, 이거나 읽어봐" 하시며 주신 성경 팜플렛이(전 기독교인은 아님.) 감동적이었습니다. ^^
윗분들이 좋은 말씀 많이 해 주셨군요...^^
제 생각에는 의사에게 있어야 할 중요한 것들이 많이 있겠지만, 그 중에 하나가 문제해결능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공부를 아무리 많이 해도 직접 환자를 대할 때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잘 활용할 수 없다면 뛰어난 의사가 되기 힘들겠죠... 지식에 비례해서 그것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지적 능력, 즉 지혜도 함께 성장해 가야 된다고 봅니다.
지혜란 것은 경험과 고민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인생경험에 의해 얻어지는 각종 고민들, 그 고민들을 해결하기 위한 통찰력 등에 의해 그 사람의 사고능력, 상황판단력이 신장되는 것 같습니다.
지식은 책을 열심히 보면 얻을 수 있겠지만, 지혜는 책을 통해 얻기 힘듭니다. 항상 깨어있는 정신으로 세상을 넓게 보고 격물치지를 해 보시기 바랍니다. 여행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군요. 주위 사람들로부터 해결사, 정신적 지주, 카운셀러 같은 이름으로 불리던 사람들이 환자를 잘 치료한다는 말도 들은 것 같네요.
제가 해결사나 정신적 지주는 아니지만, 카운셀러 역할은 많이 했어요.. 하지만 환자 잘 치료하는 거 같진 않아요.. ㅜㅠ 것두 사람나름인듯..
전 사람을, 그리고 자기자신을 이해하는 수단의 하나로 무전여행을 권해드린 건데요, 전국 각지의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의 사람들을 만나보면 저절로 쌓이는 포오스가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코스를 생각하신다면 지방 소도시 같은 데를 많이 찾아다녀보세요. 이를테면 안동, 영주, 나주 뭐 이런 종류들 말입니다. 또한 그런 데 가면 꼭 시장에 들러서 뭐가 어케 돌아가나 구경도 해보시구요, 시장상인들한테 "아자씨/아줌마는 식사를 어디서 사드세여?" 물어봐서 그 사람들이 즐겨 먹는 밥집에 가서 식사를 해보십시요.. 값도 싸고 의외로 맛있는 토속음식을 소개받게 된답니다... 이를테면 안동에 갔을 때 그케 물어봤더니 "아아 무슨 골목에 가서 닭 먹어봐" 그 말 듣고 친구랑 닭 한 마리 시켜서 먹다가 배터져 죽는 줄 알았지만, 남은 음식이 너무 아까워서 눈물을 흘린 적이 있었죠.. 이 맛있는 걸 내버려두고 떠나야하다니... 하면서요.. 그게 몇 년 뒤에 한국을 휩쓸어버린 안동찜닭였답니다... 춘천에 가서는 오리지날 닭갈비와 뜬막걸리를 소개받아서 먹었구요... 그런 특식 아녀도 지방마다 찌개도 특색있고 그 지방 사람들 개성을 알아차릴 수 있어서 좋아요...
또하나 권해드리고 싶은 건,, 공부랑 전혀 상관없어 보이긴 하지만요~
공부랑 상관없는 동아리 들어가서 진짜 열심히 활동하는 거예요.. 그리고 본과 때 회장도 한 번 해보시는 거구요...
학생이라면 공부하는 게 본분이고 공부하는 동아리가 아닌 건 마이너한 파트에 속하기 쉽죠. 그런 마이너한 파트를 맡아서 열심히 빡빡 기는 과정에서 얻는 게 많답니다. 뭔가 책임을 지고 고생해보면서 남의 마음을 헤아릴 줄도 알게 되고 남한테 고마워할 줄도 알게 되면서 스스로에 대한 이해도 하게 된답니다.. 그 와중에 포오스는 배가되기 마련이구요..
공부할 책이나 이런 걸 소개해주길 바란 거 같단 느낌이 팍팍 들지만 "제대로 공부"란 그 말 한 마디에 공부랑 전혀 없을 거 같은 것들만 권해드립니다.
동아리 회장, 학년 과대표, 대학생 신문 기자, 학교 홍보 도우미 모델, 공무원 인턴쉽, TV 퀴즈프로그램 출연, TV 탈렌트 예심 출전 등등 나이 들면 못 할 활동들을 해보세요. ㅋㅋ 잊지 못할 소중한 경험입니다.
비싼(?) 해외여행도 좋지만 미친척하고 베낭 하나(전국지도필수)와 돈 십만원 정도 들고 시골로 계속 '시내버스'만 타고 돌어가는 것도 재미있어요. 이게 제 과외때문에 정신 없을 때 빼고 20대 중반까지 방학때마다 꼭 하거든요.. 물론 남자가 가능하지만... 어느 지방 종점을 가면 또 다른 종점을 가는 버스를 타고 무작정... 비닐하우스 안에서 자보기도 하고, 일 돕고 밥얻어 먹고, 혼자 사는 할머니 침놔드리고 얘기 벗해드리고 하루 신세지고, 전 잘 데 없어서 경찰서 가서 재워달라고 한 적도 있음.. ㅋㅋ
물론, 요즘 세대가 날이 갈 수록 각박해져서 물론 철면피 아닌 이상 욕도 많이 보져.. 이방인인지라 도둑취급도 받기도 하고 몸도 축난 경우도 있고...
10만원으로, 몸은 많이 축날 겁니다.. 게다가 얻어먹는 것도 한계가 있죠... 돈은 10만원 넘게 갖고 돌아다니실 것을 강추.
여행다닐 때, 식사문제 해결의 tip:
1. 새벽에 기차역광장에 가면 갓해온 인절미 같은 걸 싸게 팔기도 하는데 그거 사두시면 하루 끼니가 해결될 때도 많습니다. 과자, 생라면이 싸긴 하지만 계속 그거만 먹으면 금방 속버립니다.
2. 식사시간 즈음 해서 고급자가용 히치하이킹을 노려보십시요.. 일반적으로 잘 안태워주지만 탈 수만 있으면 로또당첨도 가능합니다. 그 뒤로 두 끼 굶어도 될 정도죠...
3. 식사시간 즈음 해서 산골구석에 있는 절이나 교회를 찾아가십시요~ 눈치껏 알아서 줍니다. 안주면 인심 더러운 동네라 생각하시고 침뱉고 나오십시요.
4. 전라도 지방을 돌아다니실 때는 분식점 가서 라면을 먹으십시요. 김치종류만 한 상 가득 나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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