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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1-08-03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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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일원화 논쟁의 관점찾기 - (1) 논쟁의 내용과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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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5,016  추천 : 29  비추천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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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일원화 논쟁의 관점찾기 (I)
- 최종덕 교수님 (상지대,자연철학)
1. 논쟁의 내용과 방향
현재 양한방 의료체계의 이원화가 과연 타당한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제기되면서 의료일원화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게 떠오르고 있다. 이 문제는 양한방 의료계 쌍방에서 그 동안 묵혀왔던 서로간의 입장 차이를 분명하게 드러내었으며, 급기야 사회적 논쟁으로 전이되었다.
이 논쟁의 핵심은 양방의료체계와 한방의료체계 사이의 의료에 대한 시각 차이에 있다. 적어도 표면적으로 볼 때 양방 의료계는 사회의료적 입장과 과학주의라는 방법론의 기준에서 보고 있으며, 한방 의료계는 질병관의 차이를 강조하는 메타의학적 입장과 전일적 방법론의 기준에서 보고 있기 때문에, 서로 논쟁의 맴돌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금 두 사람이 심하게 논쟁을 벌이고 있다. 한 사람은 1700미터가 옳다고 하며, 다른 사람은 네가 틀렸고 1300미터가 옳은 것이라고 우기고 있다. 그 둘 사이에 하도 심하게 싸움이 일어나서 말리려고 싸움의 사실을 알아보니, 한 사람은 설악산 높이가 1700미터라고 하고 다른 사람은 치악산 높이가 1300미터라고 우기고 있는 것이었다. 유치한 사례를 예로 들은 것 같지만 우리 주변의 많은 싸움의 내용을 잘 보면 대부분 이런 종류의 싸움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정치권의 싸움이 그 대표적인 경우이다.
이런 싸움을 철학에서는 범주오류(category mistake)라고 말한다. 앞에서 말한 양한방 의료계 사이의 일원화 논쟁이 맴돌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서로간의 논쟁의 쟁점거리가 범주오류에 속하기 때문이다.
최소한 외형적으로 주장하는 서로간의 논쟁의 핵심내용과 방법론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논쟁 당사자 양쪽은 모두 의료소비자의 수혜적 입장에서 이 문제를 보아야 한다는 입장과 궁극적으로는 일원화가 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에는 동조한다.
그래서 이 글은 일원화를 이루기 위한 조건들을 살펴보는데 주안점을 두면서, 양쪽 주장의 타당성을 검토하려고 했다. 문제는 진정한 의료소비자의 수혜의 내용이 무엇이고 일원화의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느냐에 대하여 상충된 논거의 실질적인 가중치를 분석하려고 했다.
우선 서로간의 오해와 편견 때문에 생긴 논쟁점의 차이를 드러내고. 그러한 차이를 극복하여 제3의 포괄적 범주를 먼저 제시해야 한다. 사실 이 문제는 인간의 삶의 현실과 직결된 구체적 문제이기 때문에 집단간 밥그릇 싸움이라는 일반인의 오해를 살 수 있는 이익 챙기기의 도구적 논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의료 일원화의 문제는 단순히 양방의사와 한방의사 사이 혹은 환자와 의사 사이의 문제가 아니며 사회문화사적인 역사적 네트워크 안에서 풀어져야 할 문제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안고 사는 사회와 문화의 응결된 메타퍼로서 의료의 문제를 조명하는 역사의 총체적 세계관의 입장에서 풀어져야 한다.
다시 말해서 양쪽에서 생각하는 의료소비자는 단순히 환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유한 문화적 집단의 구성원이라는 점을 인지해야 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논쟁의 핵심을 보기 위하여 단순히 양한방 의료주체의 의료체계만이 아니라 양한방의 철학적/문화적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철학적/문화적 맥락을 총칭하여 역사적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양한방 의료체계의 일원화인가 아니면 이원화인가의 문제는 다음의 몇몇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1) 환자 중심적인 의료체계의 당위성
2) 사회적 의료환경과 의료 일원화의 적합성
3) 양한방 의료의 문화적 환경의 차이와 조화가능성
먼저 서로의 논쟁의 핵심이 무엇인지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들 사이의 차별성이 편견과 상호인식의 결여에서 생긴 것인지 혹은 집단이기주의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급속히 변화하는 시대적 요청에서 나온 것인지를 냉정하게 되짚어 보아야 한다. 그리고 나면 우리 모두가 원하는 역사 속의 대안이 나올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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