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뼈저린 반성’은 ‘쑈’였는가?

-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 관보 게재를 규탄한다!

6월 26일 기어이 정부는 쇠고기 수입에 대한 농림식품부 장관 고시를 관보에 게재했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재협상을 요구했음에도 추가협상이라는 한편의 쇼만 보여준 뒤 결국 광우병 쇠고기를 들여오기로 한 것이다. 또한 정부는 촛불시위를 ‘국가 정체성을 위협하는 불법시위’라고 규정하며 강경대응을 시사했고 25일에는 경복궁에서 ‘고시 철회, 협상 무효’를 요구하던 국회의원, 초등학생과 81세 노인까지도 연행했다. 촛불집회에서도 물대포를 쏘고 방패등으로 시민을 폭행하여 수많은 시민을 다치게 하고 134명을 연행했다. 얼마 전까지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해 ‘뼈저리게 반성한다’던 이명박 정부가 또다시 권위주의적 일방통행을 시작한 것이다.

정부는 '품질 시스템 평가(QSA)'로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기로 했고, 검역주권도 회복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QSA가 ‘한국 수입자와 미국 수출자들의 자율결의’에 불과하고 한국 소비자들이 신뢰할때까지의 ‘경과조치’일 뿐임을 명확히 했다. 결국 30개월이상 쇠고기는 한시적으로만 못 들어올 뿐이며 그 사이 기간에도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특히나 2006, 2007년 QSA와 달리 미국 정부가 직접 보증해주는 더 강력한 프로그램인 ‘수출증명(EV)’하에서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건수의 50% 이상에서 뼛조각이 적발되었다는 점은 더더욱 협의가 지켜질 가능성을 의심케 한다.

또한 검역에 있어서도 내용이 바뀐 것은 하나도 없다. 미국에 광우병이 발생해도 수입을 중단할 수 없으며, 미국의 도축장을 승인하거나 취소할 권한, 전수검사 권한 그 어떤 것도 가져오지 못했다. 미국 작업장 조사권도 문제가 생겼을 때 미국과 협의할 수 있는 권한일 뿐이다. 국내 검역을 강화하겠다고 하나 30개월 이상 여부를 확인할 과학적 방법도 없을뿐더러 조직검사를 할 인원도 턱없이 부족한 상태이고 광우병 위험 부위인 뇌, 척수, 머리뼈, 안구의 경우도 수입업자들이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들여올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국민들이 안심하고 미국산 쇠고기를 먹을 수 있겠는가? 구멍이 숭숭 뚫린 허술하기 그지없는 수입 조건으로 광우병을 막을 수는 없다. 정부가 할 일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SRM부위가 제거된 20개월 미만의 쇠고기를 수입하고 이를 보증할 수 있는 검역 조건만 확보하면 된다. 지난 50여일간 수많은 국민들이 많게는 100만개의 촛불을 들면서 요구했던 것은 바로 이를 위한 전면 재협상을 하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정부는 미국과의 통상마찰을 피하겠다는 명분으로 국민의 생명을 포기해 버린 것이다.

결국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염원을 깡그리 무시한 채 원점으로 되돌아가 촛불집회를 강경진압하고 제주도를 필두로 의료 민영화를 추진하고, 공기업 민영화, 방송신문 겸영을 허용하는 등 부자와 기업만을 위한 정책을 다시금 강행하려 하고 있다. 이에 반대하는 의견은 심각한 폭력과 사법적 조치를 통해 억누르고 말살해 버리려는 것이 지금 정부의 태도이다.  마치 87년 민주화 이전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만큼 무시무시한 일들이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1%만을 위한 정책을 위해 권위주의 공안정국을 조성하는 이명박 정부를 결코 용인할 수 없다. 또한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인으로서 정부의 비상식적 폭력에 의해 다치고 위협받는 시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고 광우병 쇠고기가 수입되어 전 국민이 죽음의 질병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위해 끝까지 연대하여 투쟁해 나갈 것을 결의하며 민의를 거스르는 권력은 결코 오래갈 수 없음을 분명히 보여 줄 것이다.

2008년 6월 26일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한의계 대책위원회

(참의료실현 청년한의사회, 전국한의과대학 학생회연합, 민중과 함께하는 한의계진료모임 길벗,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한의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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