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인문사회쪽 책 많이 읽으셨으면 좋겠어요..
철학쪽이나..역사나..
그냥..한의대생들은 올라갈수록 이런류의 책 읽을 여유가 사라져서..
사실 시간은 남는데.. 마음의 여유가 사라진다고 할까..
저도 그렇고 한의대생들 이런쪽에 참 부족하죠..ㅜㅠ
교양없는 한의대생?
한의학적 사고는 시간이 해결해 줍니다..^^
뭐 그냥 아무책이나 딱 잡고 미친 듯이 그것이 진리라고 생각하고 수십번이고 읽어서 머릿속에 다 넣은 뒤에 하나 하나 풀이해가면서 억측과 오류를 하나 하나 지워나가면서 공부하시길 추천하지만... 어차피 그렇게 시켜봐야 할 사람은 정작 얼마 안 되므로...ㅡㅡ;;
게다가 전 무식하게도 선배들의 추천도서가 정말 추천도서인줄 알고 예1때 머리 깨지도록 어려운 책을 읽었기 때문에 쉬운 책을 추천해드리고 싶은데... 이거 뭐... 그게 버릇이 됬는 지 그 이후로 쉬운 책이 눈에 안 들어온 것 같군요;;;
그나마 좀 편한 책이라면... 생긴대로 병이온다, 추상한의학 같은 책이나... 아니면 아예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의사들이 편하게 쓴 책들도 좋습니다. 어차피 일반인들과 예1은 구분도 불가능할 뿐더러 학년 올라갈 수록 그런 책들을 보고 질문하는 주변 사람이 늘어나기 때문에 교양지식처럼 쌓아둔단 생각으로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한의학적 사고 방식이 가장 잘 들어가 있고 가장 객관적이면서 공대적 사고 방식도 어울리는 책이 있습니다. "홀스 인체생리학"이라고... 사실 생리학책의 사고 방식 대부분은 한의학적 사고 방식으로 보셔도 충분합니다. 다만 용어가 영어고 더 구체적이고 세부적으로 나눠놨을 뿐이죠. 이건 의대 생리학 교수들도 인정한 것입니다.
근데 본1쯤 되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 참 많은데 말입니다...
예1이라니 참 난감하군요. 난 예1때 뭘 봤나 싶어서 책장을 뒤적거려 보니... 지금 봐도 모를 정도로 어려운 책들만 쌓여있군요. 암만 생각해도 이건 선배들에게 낚였다 싶은 기분 밖엔...ㅡㅡ
ㅎㅎ 읽을 때도 사기성이 농후했지만 그래도 한 번쯤 그런 시각도 가져 볼 필요가 있지 싶었달까요... 무에 대한 것 같은 경우는 이건 뭔가 좀 이상하다 싶었지만 칡만큼은 정말 공감했으니까요. 그냥 예과때 읽어볼 책...이지만 뒤쪽이 너무 어려운 관계로 예과때 앞 쪽 절반 읽고 본1쯤에 뒤쪽 절반 읽고 넘겨 버리면 되지 싶어서 추천한 것입니다.
그리고 한의학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도 예과생 수준은 아니어 보여서 제외했고... 뭐 그런 식으로 제외 하다 보니 책장에 꽂힌 책이 그거 뿐이라서 별 수 없이 ㅡㅡa;; 흠 그나저나 저자는 알고서도 그렇게 적은 것이군요...orz
"한의학도 객관적 사고로 이해해야 할 부분이 더 많습니다. 문과 적성이니 하는 소리는 다 개구라입니다."
=> 각자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이해하는 거죠, 인문학적 상상력과 논리력 그리고 모델구성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그쪽으로, 그게 아니라 공학적 모델을 좋아하는 분은 그쪽으로요.. 님이 말씀하신 객관적 사고가 뭔지 궁금해집니다..
현실적인 것을 봐야 한단 거죠. 문학적인 상상력이 쓰여질 곳은 원전의 표현을 감상하거나 비유 등에서 느낌을 캐치해내는 것까지입니다만, 의학은 당연히 환자를 직접 대할 때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고 방식은 언제든지 대충 그런 느낌이 아니라 확실한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객관적으로 정량화는 못할 지라도 정성화는 해야 한단 거죠.
이게 어떻게 두리뭉술 휘뚜루마뚜루 되는 게 아니라 이건 어떤 한의학적인 기전에 근거해서 이렇게 된다는 것이 사고에 깔려 있어야 합니다. 비록 로컬에선 자기 마음이지만 학생 때는 그런 추구를 해야 한단 말입니다. 문과적성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 더 어이가 없는 것은 고작 고등학교 문과 교차지원에 대한 변명거리로 쓰인단 것입니다. 한문학이나 문학적 소양이 갖춰진 문과 적성이라면 원전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그것을 활용하는 과정에선 어쩔 수 없이 객관적으로 맞으면 맞고 틀리면 틀린 것은 구분하려고 해야 하지 않을까요?
예1때 추천 받은 책들 중에 동양의학혁명 총론/각론, 우주변화의 원리, 오행의 새로운 이해, 오운육기학해설, 음양은 뭐지/오행은 뭘까/음양오행으로 가는 길 정도만 읽었군요...
뭔가 엄청나게 많은 책을 추천 받았는데 제가 게을러서... 이것만으로도 엄청 골 때렸습니다. ㅡㅡ
로컬에서 임상할 때 자기마음대로 할 수 없는데요. 학생때가 더 자유롭죠, 사실적으로 보이는 지식들 갖고서 구라풀수 있구요..
로컬할 때 흔히 문제되는 함정은 '실제적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100% 좋아졌다고 환자가 말하는데 다른 처치를 통해 그 환자가 100% 좋아졌다고 느꼈던 감각에 비유할 때에 비해서 150% 200% 등의 감각을 가져다 줄 수 있거든요. 환자는 치료를 경험하면서 병을 앓으면서 잃어버렸던, 이전에 갖고 있었던 몸상태의 감각을 떠올리면서 맞아 내가 이랬던 때도 있었지 향수에 젖는 경우도 있습니다.
100%도 150%도 200%도 아주 사실적입니다. 그런데 그 '사실적'이란 말의 차원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지요.
님께서 말씀하시는 '객관적'이라는 말은 '실증할 수 있는' 정도의 의미로 파악되고 그건 어떤 사유체계를 막론하고 갖춰야할 기초적인 자세에 해당되는 것이지 '문과적 적성'이라고 말씀하신 것과 배치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인문학적인 사유는 존재하는 미세한 차이점이나 단서들로부터 가려져있는 전체적 구조를 찾아갈 수 있는 능력을 말하죠. 탐정들이 사용하는 추리법정도로 파악하시는 것도 쉬운 예일 것입니다. 그걸 하기 위해서는 '사실'이라는 것이 실제적으로는 '이론'에 의해 구성된, 특정한 관점이 개입된 결과물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그 관점 자체의 전제들에 대해 판단하려 하게 되죠. 수학이라는 인공언어가 아니라 역사적으로 형성된 실제적 언어를 통해 작업들을 진행시키기 때문에 똑떨어지는 뭔가를 갖지 못할 수는 있지만 그게 어떻게 해서 "두리뭉술 휘뚜루마뚜루"와 등치될 수 있는지는 몰겠습니다.
또한 어학적 능력이나 문학적 상상력이 인문학적 상상력과 같은 걸로 볼 수 없는데 어케 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셨는지 몰겠습니다.
그냥 느끼기로는 님께서 말씀하시는 문과적성이 고딩때 수학이나 물리 같은 인공언어를 싫어하는, 즉 뭔가 뚜렷한 특징을 갖고 있는 세력이 아니라 어중이떠중이인, 수학지진아(혹은 수학혐오)그룹의 범칭으로 쓰인 건 아닐까요? 촌철이 자신이 종사하는 의업=과학, 자신이 종사하지 않는 의업=비과학, 그러므로 한의학=비과학으로 놓는 것과 유사한 논리라고 생각됩니다. 아니면 주변에서 문과출신 예비역들이 보여주는 모습이 "두리뭉술 휘뚜루마뚜루"하야 실망스러운 거거나요..
예를 들어 중용에 '희노애락이 발하지 않은 것을 중이라고 한다'란 문장이 동무가 희노애락으로 사상인의 성정을 이야기한 것의 핵심이 되었거든요. 뭐 모르는 사람도 많고 많지만... 어쨌든 대학 중용은 베이스로 깔아 놓으시면 좋고... 어차피 학교에서도 한문 하면서 배울 테니 이왕하는 거 좀 잘 봐두면 좋습니다.
물론 맹자의 표현도 상당히 명대 이후 한의학에서 인용이 잦은 편입니다. 예를 들어 경악은 원기를 손상시키는 것에 대해 맹자에서 나오는 '여산'이란 민둥산에 비유를 했습니다.
결국 어려운 책 추천하고 마는 군요. OTZ
이럴거면 처음부터 기 흐르는 신체나 몸으로 본 중국의학 사상 같은 책이 어렵지만 보란 것과 다를 게 없을 거 같은데;;;
악천후 님의 '중국의학사'와 소현자님이 언급하신 '몸으로 보는 중국사상' 은 꼭 읽어보실만한 책입니다. '몸으로 보는 중국사상' 같은 경우 제가 한의학이라는 학문을 바라보는 사고의 준거를 제공해준 책으로 학교에서 설명해주지 못하는 한의학 이론의 성립 구조에 관한 힌트가 잔뜩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흔히들 추천하는 서적이지만 흔히들 사놓고 안읽는 책 한권 더 추천드리자면 풍우란 선생의 중국철학사 상권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전체를 다 정독하시는 것이 더 좋겠지만 특히 부록 부분에 있는 '原雜家' 장을 중심으로 관련 내용들을 주의깊게 발췌독해보시더라도 한의학이라는 학문의 성격을 짐작하기 위한 자료적 가치는 다 할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언급된 책들이 어렵다는 말도 많은데 그야 다루는 주제가 좀 접근하기 거시기할 따름이지 내용을 따라가다보면 오히려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으시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한의학 총강도 정독하시면 좋기야 하겠습니다만,, 저는 제가 못하는 일은 권하지 않는 성격인지라... 차라리 아주 얇고 요약이 잘 되어있는 인민위생출판사의 '도표해 중의기초이론'을 구해 보시면 중문 간자 공부 되고, 맘먹고 1주일이면 한의학 개론의 필수적인 내용은 깔끔하게 정리되니 두마리 토끼를 잡으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 같으면... 한문공부를 열심히 할 듯...^^
물론 책을 열심히 읽는 것도 좋지만, 서당 같은데를 열심히 다니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저는 동국대라서 경주에 4년 있다보니 근처에 서당에 다녔지만 그렇게 만족도는 안 높았구요, 대신 사이버 서당에서 한 일년 정도 강의를 듣고 서로 얘기를 나누는 식으로 했죠.
물론 많이 남지는 않았지만, 전통의학의 사고(본래 우리 한국이나 동양적인 사고)를 은연중에 존중하는 마음이 많이 생긴 거 같았습니다.
저두 공학 출신이라서 처음에는 한의학을 무조건 틀에 맞추려는 또는 공식화하려는 노력을 좀 했는데요, 어리석은 생각 같았습니다. 본3인 지금의 생각(물론 또 바뀌겠지요)은 일단 한의학은 경험이 중요하고 치료를 위한 의학이라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전에는 여러가지 고서를 파야겠지요.
암튼 한의학을 하신 것은 축하드리고요. 한의학이라는 파도치는 바다에서 한번 몸을 맡기고 자유롭게 지내는 것이 예과나 본과 초반에 해야할 일이 아닐까 하네요. 다른 곳으로 헤엄쳐서 가려다가 오히려 지치고 엉뚱한 방향으로 가는 것보다는 한번 맡겨 보세여. 다만 한의학을 도식적으로 이해하려는 책들은 특히 공학도들에게 좋아 보이겠지만, 인간의 몸이란 것은 그런 것 같지는 않아요.
오히려 정통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제가 생각하는 정통은 의학입문-동의보감-경악전서-방약합편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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