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에서 자주 볼 수 있는 FTA 광고에는 광개토대왕이 미국으로 말을 달려 나간다. 그야말로 세계로 뻗어나는 한국인의 자존심을 그려내서 이미지를 만들었다.
한의사 개방 문제에 있어 제일 중요한 것은 우리도 그렇게 미국으로 뻗어 나가고 싶다는 것이다. 정부가 한의사 개방을 인정한다는 것은 단순히 우리나라로 한의사가 유입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뻗어나갈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해야 한다.
하지만 FTA는 한의사로서는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는 주제다. 우선 한의사는 대한민국 의료법 제 2조에 의거 의료인으로 인정되며 이는 면허로서 권리와 의무를 가지게 된다. 하지만 미국에서 개방을 요구하는 동양의학의 경우, 미국에서 인정하는 의료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한국 한의사와 미국의 동양의학 사이에 유사한 느낌이 드는 것은 미국한의사라는 명칭으로 번역을 하고 있는 것에 기인한다. 미국의 복잡한 명칭 체계를 단순히 모두 한의사로 번역하여 마치 한국의 한의사와 미국의 NCCAOM, CA, OM, herbalist 등을 막연히 같은 이름으로 번역함으로서 단순히 비슷할 것이라는 이미지를 주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식의 한의사로 번역하는 관행은 유학 브로커들과 미국 거주 한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 뿐이며 국내에서는 대한민국 의료법 제 25조 2항. 의료인이 아니면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조산사 또는 간호사의 명칭이나 이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지 못한다.를 위반한 행위에 해당하며 의료법 제 69조에 의거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되는 행위로 명백한 불법임을 인지하고 앞으로 언론 등에 해당 명칭으로 등재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또한 미국의 특성상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존재하며 대표적으로 캘리포니아의 경우 연방정부와 다른 형태의 침구사 자격을 교부하고 있다. 즉, 이들은 너무나도 다양한 형태의 자격을 가지고 있으며 한의사와 단순 교류라고 하기에는 명확한 선을 그을 수가 없다. 심지어 미국에서 가장 실력으로 인정 받고 있는 침구 자격인 CA의 경우에도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의해 침구사의 진료행위는 위법이라는 선고를 받은 상태이다. 즉, 의료인이 아니며 독자적인 진료권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한의사는 의료법의료법 제2조 1항 이 법에서 의료인이라 함은 보건복지부장관의 면허를 받은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조산사 및 간호사를 말한다.에 의해 의료인으로 규정되어 있으며 한의사 면허로 인정되는 범위의 모든 의료 행위를 할 수 있으며 독자적인 진단 및 진단에 대한 서류인 진단서 검안서를 교부할 수 있으므로 동등한 업무 영역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없다.
만일 상호 자격 인정의 조건으로 동등성을 전제할 경우 한의사와 같은 직능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미국 연방 정부가 인정하는 의료인으로서 미국의 영토 어디에서라도 독자적인 진료 및 의료행위를 수행할 수 있으며 의료법에 있어서도 의사와 차별 없이 의료인으로서 동등하게 법적 권리와 의무를 가지는 동양의학 전문가로 미국 연방 정부가 주재하는 면허 시험을 통과하고 이에 대한 관리를 받는 자"여야 할 것이다.
현재 상호 인정시 문제가 되는 것은
-한미 양국의 의료체계 문제(의료이원화와 의료일원화 체계 사이에서 상호인정이 가능한가)
-한미 양국의 의료법의 법적 문제(의료법이 다른데 의료인의 상호 인정이 가능한가)
-미국 주정부에 따라 다른 체계를 가진 제도적 문제(상호인정에 대해 어떤 주에서는 인정되고 어떤 주에서는 인정되지 않는 것이 과연 상호인정인가)
-한국의 한의사가 미국에서 그대로 활동할 수 있는가
-미국의 침술사는 미국 전역에서 동일한 행위를 동일하게 허가 받는가
-미국의 침술사가 한국에서 이미 경과조치로 이미 사멸된 것이나 다름없는 침사의 직능과 상호인정이 되는 것인가, 한국의 한의사와 상호인정이 되는 것인가.
만일 FTA로 상호인정이 될 경우, 광개토대왕의 웅지대로 한의사가 미국으로 뻗어나가려고 한다면 이런 것은 명백한 핵심 쟁점이 된다. 이 문제는 어떤 방향이 되든 미국과 한국 두 나라의 의료법과 보건법을 비롯한 하위 규정들이 모두 대대적으로 수정되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문제에대한 준비나 가이드 라인을 전혀 설정하지 못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의사의 실력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의사 개방 문제에 대해 정부를 지지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임을 정부는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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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왜 한의협과 보건복지부는 의료법 제25조 2항, 의료법 69조에 따라 명백한 불법인 미국 한의사라는 명칭을 방관하고 있는 것인가. 모두 법적 대응과함께, 법원을 통해 각 신문 및 뉴스 등에 대해 시정 명령을 내리지 않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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