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 일반 사설모의도 아니고, 교육청모의고사도 아니고, 평가원모의고사였습니다.
6월도 아닌, 9월 평가원 모의고사였습니다. 가볍게 생각할수 없는 결과겠죠.
수능을 출제하는 기관에서 낸 모의고사였고, 선생님들이나 몇몇 수험생들은 '9월모의 = 수능' 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때문에 이번 시험을 잘 못치신 분들 중 일부는 상당한 초조함과 절망감을 갖게 됬으리라 생각합니다.
특히 고3현역분들은 그런 불안함이 더욱 심하실 겁니다.
언수외가 6월보다 쉽게 나왔다는 평이 대세인 가운데..
주변 사람들 다 잘쳤는데 나만 못쳤다 하시는 분이시라면 더욱 그럴것입니다.
내가 지금까지 뭘 해왔는지 의심스럽고, 방법이 잘못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고,
방법을 급히 바꾸는 무리수를 계획하거나.. 한숨만 푹푹 쉬고 계시진 않습니까?
만약 이런 생각이나 행동에 하나라도 해당되는게 있으신 분이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다면,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수험생시절, 모의고사를 망친 것은 오히려 큰 호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보다 중요한 모의고사일수록 그것은 맞는 말이 됩니다.
뭐 정신력, 자극받는다 이런 진부한 얘기를 하려는게 아닙니다.
객관적으로도 시험못치는게 수능에 이득입니다. (그로인해 자신감상실모드가 되지않는다는 전제하에. 자신감상실모드가 되면 모든걸 잃는겁니다.)
사람에 따라 강한 과목이 있고, 약한 과목이 있습니다.
그 과목안에서도 강한 단원이 있고, 약한 단원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약한 부분을 얼마나 빨리 파악하고, 얼마나 확실히 보강하느냐 입니다.
9월 6일. 모의고사를 보러가는 그 순간. 시험후 시험의 점수가 어떻게 나오든간에 상관없이, 현재 나의 실력은 분명히 어떤 한 지점에 있었습니다.
모의고사가 어떤 단원에서 문제가 많이 나오느냐에 따라 결과점수는 달라지겠지만,
분명 실력대비 확률적인 수능기대값은 어떤 한 점에 있었을것입니다.
만약 모의고사문제가 운나쁘게도 자신이 강한 단원에서만 출제되어 고득점을 받았다면,
평가원모의같은 중요한 시험에서 내 약점에 대한 피드백을 몇문제밖에 하지 못하게 된것입니다.
더군다나 최악의 경우 자만에 빠져버릴 수도 있습니다.
이러면 수능기대값은 그리 높아지지 않겠지요?
하지만 모의고사 점수가 안좋다면,
운좋게도 내가 약한 부분에서만 문제가 쏟아져서 평소보다 나쁜 점수를 받았다면?
평가원모의같은 중요한 시험에서 내 약점들에 대한 피드백을 많이 할수있게 된것이고,
다른 일반문제집에서의 피드백보다 훨씬 큰 집중력으로 피드백을 할수 있습니다.
이는 분명 좋은 일입니다. 모의고사점수는 안습이지만 수능기대값은 더 올라가죠.
항상 우리가 모든 문제를 푸는 이유는, 오늘 틀리고 내일 맞추기 위해 푸는 거잖습니까?
최대한 많이 틀려서 약점을 찾아내고, 많은 보강을 한사람이 살아남습니다.
만약 한 문제집을 다 풀었는데 죄다 완벽히 맞췄다면,
그것은 그 문제집을 풀동안 시간낭비한것이요, 돈낭비한것에 불과합니다.
지난 모의고사에서 안좋은 점수를 받으셨다고 그것에 좌절하거나,
지금까지 해온 방법을 뒤엎고 새로운 방법을 이제사 시작하는건 실패를 부릅니다.
새로운 방법이 효과를 내기 위해선 꽤 긴 시간이 받쳐줘야 하는데,
이미 그 시간을 챙길수 없기 때문이죠.
그냥 좋게 좋게 생각하고 담담하게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을 하십시오.
9월모의고사에서 많이 틀린만큼, 그 부분들만큼은 피드백이 된것이고,
그만큼 수능을 잘볼 가능성은 늘어난 것입니다.
모의고사 한번 낮게 맞고 수능에 대한 기대값 쪼끔 늘어나면 오히려 훨씬 기분좋은 장사인거 아니겠습니까? ㅋㄷ
채점하면서 틀리면 막 껄껄껄 웃으면서 채점하세요!
사람들은 변태로 보겠지만 ㅋㅋ 사실은 그게 맞는거 같아요.
실제 손해본것도 없고 이득만 봤는데 당장 기분나쁘다고 우울해지면..
공부능률도 떨어지잖아요? ^^
대부분 저보다 심지가 굳은 분들이실 것이기에 중심잡고 잘 하고 계시리라 생각하지만..
몇몇분은 흔들리실까봐.. 괜히 한번 써봤습니다.
현역때의 제 생각이 나서 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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