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한의학을 입문도 하지 않은 제가 주제 넘게 여러 선생님들의 응원으로 다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일부 '부적절한' 제 표현을 태클 걸어주신 여러 선생님들, 그리고 음양오행의 관계에 대해 심도 깊은 가르침을 주신 여러 선생님들께 우선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역시 이번에 쓰는 제 글에서도 무한 태클 반기겠습니다.
여러 공유하고 싶은 글들이 많으나 그것은 차차 생각나는대로 글을 올리겠고, 오늘은 많은 분들께서 쪽지를 통해 재촉해주신 '초보' 의사와 한의사의 pay가 벌어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개인적' 견해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다음의 글들은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일 수 있으며, 여러 한의사 선생님들과 앞으로 한의사가 되실 선생님들께서 제 글을 통해 다른 여러 논의 도출해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글을 시작하기 전에 우선 전제로 깔고 들어갈 얘기가 하나 있습니다.
만약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 선생님들 중 한의대에 입학하게 된 배경을 테레사 수녀님과 같이 '평생 봉사' 그 자체만을 생각하고 입학하셨다면 제 글을 읽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그리고 제게 ㅆㅂㅅ.. 한번 읇어주고 나가십시오.. 달게 욕을 받겠습니다.
반면 crude한 표현으로 소위 '한의사가 돈을 잘 벌더라'라는 말에 일말의 양심이라도 동하셨다면 이 글을 읽으실 자격(?, ^^;)이 있습니다.
저는 이번 글에서 3가지 정도로 초보 의사와 한의사의 pay가 벌어지게 된 이유를 간단하게 3가지 정도로 압축했습니다. 제 생각이 지극히 짧기에 젊은 한의사 선생님들의 원인 분석과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저와 동갑내기 친구 하나도 면허를 딴지 얼마 안되는 한의사입니다. 그 친구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요즘 군 단위만 가도 한의원이 너무 많아 개원할 곳이 없어.. ㅠㅠ'
하지만 이런 말들은 의사들과 치과 의사들도 똑같이 반복합니다. 심지어는 거제도를 넘어가서도 병의원이 포화상태라는 소리가 있으니.. 말 다했죠..
첫번째 논의는 이렇게 너무나 당연한 명제로 시작합니다.
* 배출되는 인원이 너무 많다..
정말 많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한의과 대학 12개(한전원 포함, 맞겠죠..?)에서 쏟아져 나오는 한의사들.. 약 700여명 가량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확실한 인원 잘 모릅니다. -_-;)
이 인원을 우선적으로 감축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작업이 쉽지 않죠.. 일괄적으로 10% 감축해라? 정말정말정말... 정말 이건 힘듭니다. 각 학교별로 헤게모니가 작동해서 '니네가 쪽수가 더 많으니 더 줄여라'(경희/원광 피해), '무조건 10% 일괄 감축해라'(경원,우석 피해) 등등 으로 분열되어서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의대 내에서도 이런 논의가 있었으나 위와 유사한 예로 인해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의협이나 치협에서는 흥미롭게 인원 감축에 성공했습니다. 그것도 약 10% 정도!
어떻게 성공했냐구요?
의대/치대.. 보세요.. 의전/치전으로 바뀌고 있지 않습니까?
편입생? 안뽑습니다.
실제로 제가 다닐때만 해도 편입생은 학사편입으로 정원의 10%를 뽑았습니다. 즉 전국적으로 수능으로 들어온 학생들 이외에 편입생으로만 10%의 인원을 더 뽑아왔던 것이죠..
이런 편입 제도를 의전/치전으로 바뀌면서 싹~ 없애버렸습니다. 즉, 의예과가 존재하는 학교에서도 법적으로는 뽑아도 되는데, 편입생을 안뽑습니다. 자동으로 10% 인원감축에 성공했습니다.
한의대도 일단 편입생을 줄이거나 뽑지 말아야 합니다. 근거는? 한전원이 생겼잖아요?
이렇게 말하면 '너 이 ㅆㅂㅅ야. 너도 편입생인 주제에 못하는 소리가 없구나..' 이렇게 말하시는 분 분명히 계십니다.
네.. 정말.. 죄송합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현재 편입을 준비하시는 분들을 위해 '5년 기한' 뭐 이렇게 두고 줄여나갔으면 합니다.(-_-)
솔직히 제가 편입생인 주제에 편입생을 뽑지 말자고 하는 것은 참 제가봐도 욕먹을 짓 같은데요.. 오늘의 주제는 '초보' 의사와 한의사의 pay가 벌어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개인적' 견해와 해결책을 혼자 짓걸이는 자리라.. 양해 부탁드립니다. 논술에서 주제 벗어나면 수능 등급차도 극복 못합니다...
둘째 원인을 말씀드립니다.
* 여성 한의사들의 증가
이 글을 읽으시는 여성 한의사분이나 학생분들은 '또 갑자기 ㅁㅊㄴ이 뭔 소리야?' 이렇게 말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신진 여성 한의사들의 많은 강호진출은 여러 긍정적인 요인에도 불구하고 초보 한의사들의 pay를 감소시키는데 공헌을 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여성 한의사들이 결혼을 할 때 적어도 자신의 조건보다는 떨어지지 않는, 즉 최소 동등하거나 능력이 더 뛰어난 남성과 결혼하는 경향(즉 100%는 아니라는 소리입니다. 이 부분은 또 시간나면 말씀드리죠)이 있습니다.
반면 남성 한의사는 여성의 '능력'도 물론 보겠지만, '외모'에 더 많은 점수를 주는 경향이 있죠. 여기 계신 남성들.. 한번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세요. 신봉선 같은 여성 변호사와 채정안 같은 초등학교 선생님과 동시에 데쉬 받는다면.......?
여성 변호사를 선택하신 선생님..존경합니다!!!
어쨋든.. 다시 논의로 돌아와.. 최소한 자신보다 능력이 더 좋은 여성 한의사는 남성 한의사들보다 경제적 측면에서 훨씬 여유로워집니다.
그렇게 된다면 일자리(여기서는 대부분 부원장 자리)를 구하게 되는 상황에서 pay에 크게 연연해 하지 않게 됩니다.
원장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시겠나요? 여성 한의사는 350이면 좋다고 하고, 남성 한의사는 400부터 시작하자고 하면?
이런 경쟁속에 한의사들의 pay는 점점 줄어드는 것입니다.
의사 사회에서도 이런 논리는 똑같이 적용됩니다. 오죽하면 '여성이 몰리는 과는 막장 테크를 타는 과'라는 소문이 있겠습니까? 그 대표적인 과가 소아과와 산부인과입니다. 그래서 남자 의사들은 죽어도 이 과는 R/O 하고 보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볼 때 가장 중요한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 면허 값은 얼마인가?
의사 사회에서는 '면허값이 400'이라는 소리가 있습니다.
무슨 소리냐면 부원장으로 들어가서 일하지 않아도 면허 하나로도 400만원의 값어치를 한다는 것이죠.
어떻게 이런 계산이 나오냐고요?
정확한 수치는 잘 모릅니다만, 점빵(의원)에서는 '하루'에 1사람의 의사가 75명까지 봐도 수가가 깎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76명부터 수가가 깎이죠. 즉 1명 보는데 감기환자는 평균 1만원인데 75명까지 보면 75만원이 나옵니다. (요즘에는 수가가 얼마부터 깎이는지는 잘 모릅니다. 75명 기준은 옛날 기준입니다.)
그러나 76명부터는 1명당 2~3000원씩 깎이기 시작해서 많이 보면 많이 볼수록 더 많이 수가가 깎입니다. 그러므로 잘 되는 점빵에서는 부원장(초보의사)를 한 명 고용해 옆방에 앉혀두고 허드렛일이나 시키면서 150명 가까운 인원을 보는 것이죠.. 참 입에 단내나게 진료합니다. ㅎㅎ 그래도 이렇게 환자 보면 기분 최고라고 하더군요... -_-;;
그럼 계산이 나오지 않습니까? 부원장에게 net으로 주는 400만원의 근거는 원래 76명~ 150명까지 법적으로 깎여야 하는 수가의 보전비용인 것입니다.
한의원에서는 수가가 어떻게 적용되는지 잘 모르겠네요.. 몇 명부터 깎이고, 얼마나 깎이는지.. 아마 이런 계산식으로 계산한다면 초보 한의사가 면허만 빌려주는 대가로 받을 수 있는 net비용이 계산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시는 분.. 리플에 계산하셔서 달아주세요..
의사 사회에서는 net 400을 절대적인 '마지노선'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검진과 같은 경우에는 pay가 더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부원장을 함에 있어서는 net 400이 불문율과 같습니다. 그리고 고맙게도 이러한 것은 선배 의사들도 인정해주는 분위기고요..
그렇다고 '감사합니다'하고 선배 의사들에게 충성을 다 바치는 것도 아닙니다.
여기서 정말 중요한 얘기를 하나 할께요..
여러 한의대 학생이나 초보 한의사 선생님들은 선배님을 너무 좋게만 생각하시는 경향이 있는 것 같은데요.. 강호(졸업후 사회)에 나오면 정말.. 무협지의 강호와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살벌합니다.
물론 정말 좋은 선배분들 많죠.. 진짜입니다. 그러나... 친분을 아주 '진하게'나눈 선후배가 아니라면.. 정말.. 믿지마세요.. 학교와 강호는 다릅니다.
어떤 한의사 선배분께서는 제게 '이 나쁜 쉑! 불신 조장하지 마!'라고 외치실 수 있으나.. 이건 암울한 현실입니다.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사회에서는 남을 부려먹을때 절대!절대!절대! 그 사람이 일한 만큼 pay를 주지 않습니다!
즉, 초보 한의사들도 'net 000만원'을 확실히 정하시고, 선배들에게 정당하게, 그리고 강력하게 요구하셔야 합니다. 이것은 당연한 권리입니다.
의사들은 이런거 하냐구요? 네.. 합니다.
모든 의사가 그러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젊은 의사들이 XXX단체를 조직해서 악덕 병의원들을 자체 조사해서 단체 차원에서 경고도 하고 항의도 하고, 그 병의원에 일하러 가지 말자는 운동도 하면서 악덕 선배들과 투쟁하고 있습니다.
한의대에서 이런 것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청빈협(?)인가.. 뭐 비슷한 단체가 있다는 소리는 있었는데, 그 협회 차원에서 악덕 한의원을 상대로 항의하고 일하러 가지 말자는 투쟁도 함께 벌이고 계신가요?
젊은 한의사분들.. 정말 생존권을 위해서라도 악덕 선배들과 투쟁하세요.
한의원이 잘 안되는 곳에서 절대 부원장 고용하지 않습니다. 일부에서는 간호사도 고용하지 못하죠..
부원장을 고용할 정도의 한의원이면 등 따시고 배부른 상태에서 더 편하게 돈을 벌고자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이 좀 우울하게 났지만, 투쟁해서 초보 한의사 선생님들의 권리를 쟁취하셔야 합니다. 아무도 선생님들에게 편하게 밥을 떠먹여주지는 않거든요...
그리고 좋으신 한의사 선배님들.. 제발 초보 한의사 후배들에게 과감히 나누어 주세요! 대접을 해주면 더 큰 대접을 받습니다.
지금까지는 제가 한의사회를 정확히 모르고 떠들었습니다. 잘 아시는 선생님들, 태클 과감히 걸어주시고, 많은 대안 부탁드립니다.
'우리 한의 사회에서는 그런 악덕 선배들 전혀 없습니다!'는 반가운 태클도 좋습니다. 제가 '의사 사회'와 '한의사 사회'를 비슷하게 봤던 실수를 저지르는 우를 범하고 있는지도 모르니까요..
그리고 여성 한의사 선생님들도 상황이 좋다고 남성 동료들의 힘든 점을 간과하지 마시고, pay 투쟁과 같은 경우가 있다면 '굶더라도 net 000이하는 받지 않겠다'는 마인드를 항상 가져주세요.
'net 000는 한의사 자존심의 마지노선'이 되어야 합니다.
ps. 글을 쓰고보니 좀 선동적인 글이 되었네요.. 저도 물론 한의사가 될 것이지만, 순수하게 한의 면허만 가지고 살아갈 제가 아는 한의사 친구들을 보니 남일 같지 않아서 좀 선동적인 글이 된 것 같습니다.
더 많은 선생님들이 앞으로의 pay문제에 더 좋고 현명한 해결책을 제시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참고로 여기 오시는 여러 한의대 지망생 여러분.. 아직 한의사들 힘들다고 해도 돈 정말 잘 벌거든요? 그러니 제 글을 읽고 너무 오해하시지 마세요..
이상.. 아직 한의대에 입문도 하지 않은 의과 공보의의 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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