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간 우리나라에도 생길 거라고 늘 생각해왔던 모임이 드뎌 발족했습니다.
(링크1)
‘군대 내 의료접근권 보장을 위한 비대위’, “군 인권문제도 포괄”
언젠가 제가 해병대원들을 일반한의원에서 치료해준 얘기를 쓴 적이 있었는데요.. 의무병출신임을 주장하는 어떤 양반이 말도 안되는 얘기라고 계속 딴지를 건 적이 있었습니다.
그 양반 요지는, "군에서 치료를 안받고 민간의료시설에 가서 치료 받는다는게 말이 되냐? 그리고 상당히 심하게 고통받고 있는 환자가 방치되어 있는게 말이 되냐?" 뭐 이런 거였었는데, 웹상에서 신원도 정체도 불분명한 사람과 길게 얘기하는게 별 의미 없어보이는지라 별다른 말을 안하고 있었습니다.
그 양반이 딴지 건지 몇 달 안되어서 제대한지 얼마 되지도 않는 예비역들이 퍽퍽 죽어나가는 게 기사로 대서특필되었죠. 그 양반이 정말 의무병출신이라면 자기는 군에서 의료혜택을 잘 받았던 모양입니다, 의무병이니까요.(군대를 갔다 왔는지조차 의심스럽긴 하지만.. 정말 군대를 갔다 왔다면 외국군대를 갔다왔을 수도 있겠다 생각합니다..)
그 양반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던 그런 일은, 적어도 군대를 갔다오지 않은 사람들이나 외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당연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한 곳이 한국군대입니다.
제 친구 중 한 명은 못박힌 각목으로 얻어맞으면서도 훈련은 훈련대로 다 받고 온갖 굳은 일 다 했거든요.. 그 친구는 휴가때 나와서, 뭐로 때리든 다 참아주겠는데 제발 못박힌 각목으로는 좀 안팼으면 좋겠다고 말했었죠...
이런 구타문제말고도요, 우리 국군의 모든 체계가 말도 안되게 엉성하다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1. 아침구보할 때 신을 수 없는 신발에 대한 규정이 있는가?
어떤 부대에서는 "전투구보"라고 해서 군화신고 아침구보를 매일 하는 곳이 있었다고 하데요? 지휘관이 좀 이상한 사람이었던 거 같은데, 군화신고 매일같이 달리기를 한 결과 그 부대 부대원들의 무릎은 거의다 나갔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군화신고 죽어라 뛰는 건 전쟁때 안뛰면 어쩔 수 없으니까(죽는 것보단 무릎나가는게 나으니까) 그 때 뛰면 되는 거지 평상시에 운동삼아 달리기할 때 이유없이 뛰어서 무릎나가게 할 이유가 있습니까?
여기서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아침운동시에 착용할 수 있는 신발의 종류"에 대한 규정이 있는가의 여부입니다.
보통 아침구보 때, 군화신고 안뛰긴 하지만 어떤 ㅆㅏ이코틱한 지휘관이 그렇게 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전투력 향상을 위해 군인의 건강상태를 적절히 유지해야할 관점에서 봤을 때 이런 부분에 대해서 아주 적극적인 규정이 있어야 하는 겁니다.
2. 쪼그려뛰기는 체력단련에 도움이 되는가?
군대 가면 체력단련이란 명목으로 자주 하게 되는 쪼그려뛰기.
카투사 병장이 미군을 포함한 부대원들에게 아침운동 지도를 할 때 "우리는 쪼그려뛰기를 하겠다. 내가 시범을 보이마~!"하고 시범을 보이는 순간 바로 미군측에서 제지가 들어왔답니다. 저건 무릎을 망가뜨리는 자세로 육군규정 몇 호에 의해서 금지되어 있다고 말입니다. 순간, 카투사들은 그럼 우리가 한국군에서 했던 거가 다 무릎 망가뜨리는 거였단 말인가? 하고 머~엉했답니다.
한국군에서는 어떤 자세가 혹은 어떤 행동이 어떤 결과를 야기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도 없고 따라서 연구도 없고 그 결과 다들 몸이 망가져서 나오게 되는 것이죠..
3. 얼차려..
미군에서는 어느 병사에게 벌로 얼차려를 줄 때, 그 부대에서 가장 운동을 잘하는 사람과 함께 벌을 받게 합니다. 어떻게 하는 거냐 하면 운동1등짜리가 하는 걸 그대로 따라해야 하는 것이죠. 만약 말로만 시킨다면 인간의 능력을 넘어선 것을 시킬 수가 있기 때문에..(국군식으로는 쪼그려 뛰기 1000번, 또 1000번~) 그래서 인간이 충분히 해내고 있는 것만을 벌받는 병사에게 시킬 수 있는 것이죠..
어디선가 얘기를 들으니 훈련소에도 규정이 있다는 걸로 들었는데 그게 얼마나 정확한 연구에 의해서 규정된 건지 모르겠고 그게 또 정확하게 지켜지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4. 사격훈련시의 경고문..
미군에서는,
"사격을 할 때는 반드시 귀마개를 해야한다. 귀마개를 하지 않음으로서 발생하는 청력저하나 귀울림 등의 모든 질병에 대해 미육군은 책임지지 않는다."
그리고 철저하게 귀마개를 나눠줍니다.
반면에 한국군에서는 귀마개를 잘 나눠주는 거 같진 않고, 귀를 막고자 하는 사람들은 보통 담배꽁초로 귀를 막고 하죠.
이런 경고문이 없이 어떤 일들이 시행되었고 그 결과 병사에게 해를 입혔다면 국가는 이에 대해 보상해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소송이 발달한 미국에서는 그 때문에 더 철저하게 규정이나 경고문 같은 것들을 만드는 거기도 하죠..
제가 봤을 때 기사에서 국방부장관이 세웠다는 계획은 아마 제가 언급한 사소한 부분들이 빠져있을 것 같고 결국 국방부장관의 치적 리스트 중의 한 항목으로 남게 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럴 수 있는 가능성을 좀 보여드리자면, 해군훈련소에서 지압보도 침상요가 녹차목욕 같은 걸 실시해서 열렬한 호응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링크2)
이런 걸 하는 건 아주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이런 좋은 개선을 해놓고서도 쪼그려뛰기 같은 걸 여전히 시켜서 무릎 망치는 일은 없어야 하죠.
결국 눈에 보이는 가시적 성과로 남을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히 관심을 기울일 것이지만, 나중에 결과로 나타나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무관심하기가 쉽단 얘기죠.
첫번째로 링크한 기사에서 언급된 모임은 아마도 사망자 위주로 문제제기를 시작할 듯 합니다. 가장 확실하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내용이 "군대에서 혹은 제대하고서 얼마 안되어서 죽었다"일테니까요. 하지만 모임이 활성화되고 시간이 지나면 아마 제가 예로 들었던 부분들까지도 건들이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면,,, 우리나라 정부는 파산할 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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