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 [펌]"박정희, 남의 장작으로 밥 해놓고 생색"에 대해 붉은나비님이 달아놓으신 마지막 리플에 동의하면서..
지금 문제는 주어진 시스템 자체를 바꿀 것인가 아니면 주어진 시스템 속에서 최적을 취할 것인가의 영역입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주어진 시스템 속에서 자기당에게 주어진 최적을 찾으려 하는 정당들이죠..
그러면 그 둘에게 주어진 상황 자체는 똑같습니다.
즉, 기업은 성장을 해도 국민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 현재의 상황 말입니다. 취직률 자체가 낮고 앞으로 그것이 개선될 가능성 자체가 별로 높아보이지도 않지만, 취직률이 높아지더라도 비정규직으로 저임금에 시달리게 될 것이 불변의 조건입니다.
이건 IMF가 우리에게 안겨준 선물이죠, 아주 무겁고, 정말 벗어날 수 없는 굴레같은..
그렇기 때문에 열린우리당은 현재 주어진 경제시스템을 받아들이면서도 그 안에서는 적어도 박정희 때부터 형성되어온 지배층들의 블록을 깨뜨리려 하고 있습니다.
그 블록은 적어도 박정희 때부터 하나로 똘똘 뭉쳐 지금의 한국을 만든 시스템이죠. 경제발전을 일으켰고, 또한 데모만 해도 잡아죽이는 정치상황을 만들었으며 군대와 같은 학교교육을 여전히 하고 있으며 동시에 IMF를 야기한 그런 시스템 말입니다.
최근에 문제가 되었던 사학법 같은 경우도, 언론-교육-정치(입법부 및 행정부 사법부)-경제의 순환 고리 중 하나를 끊어버리려는 것입니다. 하나로 뭉쳐서 돌아가던 각 요소들의 연관성을 하나하나 끊으면서 깨버려 기존 지배블록의 힘을 약화시키려는 전략이죠..
이전에 조중동 등 언론과 검찰을 비롯한 법조계를 열심히 때리던 것, 부동산세 등 세금을 엄청 올린 것 등이 바로 그런 전략들의 세부전술들입니다.
결국 취직을 하더라도 지옥같은 노동강도에 생활하기에 터무니 없는 봉급을 받는 지금의 상황을 유지하면서, 열린우리당 입장에서 봤을 때는 경제성장 과정에서 불로소득으로 돈을 번 것으로 추정되는 부자-범위가 애매모호하긴 하지만-들에게서 세금을 거둬 복지쪽으로 돌려 사회불만을 잠재우려는 게 노무현이 하고 있는 정치의 본질이 아닌가 싶은데요?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경제정책?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현실의 경제적 난관을 타개하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귀결은 조세제도를 통한 분배의 영역에 집중되는 것이겠죠.. 참고로 이번에 노무현이 신년연설한 걸 보셔도 별 뾰족한 수가 없단 걸 아실 수 있을 겁니다. (링크)
단, 앞길이 트일 수 있는 건 몇 개가 있는 걸로 보이긴 합니다.
먼저, 북한과의 정치-경제교류를 통해서 평화를 유지하여 현재 전쟁이 완전히 그친 '종전'이 아니라 전쟁을 일단 멈추고 있는 '휴전'상황이기 때문에 저평가-실제보다 저평가되고 있다는 주식 같은 것이 그 대표적 예가 될 겁니다-되고 있는, 그리고 제대로 발현되고 있지 못한 우리의 경제능력을 최대치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그 하나이고..
또 하나는 북한과의 평화를 일궈내서, 한국과 북한이 가진 지정학적 위치를 십분 이용해 동북아시아의 물류중심으로 서는 것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두 가지만 이뤄낼 수 있다면 그나마 국민들에게 떨어지는 떡고물이 좀더 많아질테니까요.. 물론, 설사 기업이 잘되더라도 노동자는 잘 못사는 지금처럼 혜택은 주로 기업이 가져가겠지만요..
그에 반해서 한나라당은 정말 더 엉터리입니다, 특히나 박근혜 말예요.. 기존의 지배블록과 상황을 그대로 유지하려 하면서 열린우리당이 하려는 일에 대해서는 전부다 반대하고 있으니까 말입니다. 현재 하고 있는 걸로만 봐서는, 정말 아무런 대안이 없는 진짜 한심한 정당이라고 볼 수 있겠죠..
전 열린우리당도 무지 싫어하고 여태까지 선거에서 한 번도 찍어본 적이 없는 사람입니다만, 만약 선택의 여지가 단 둘 뿐이고,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진짜 깝깝한 상황이 온다면 어쩔 수 없이 열린우리당을 선택할 수 밖에 없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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