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제 드시면 낫습니다' 이 말 한마디에 넘어가서 약을 몇달씩 먹고는 나중에는 세첩먹고 나았다고 선전하고 다닌다거나 하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좀 어이가 없는데, 의사 하고 있으면 환자의 말을 잘 안믿게 됩니다. 저도 환자가 호소하는 말중에서 제가 객관적으로 인정하는 부분만 받아들입니다. 환자들도 거짓말 엄청 잘합니다. 앞뒤가 안맞는 말들을 하면 생각해봐서 맞는 진술과 거짓 진술까지 가려내야 합니다. 사람이란게 영악해서 특히나 자기 치부가 드러날까봐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증상과 상태에 대해서 거짓말을 해대는것 같습니다.
게중에는 의사하고 머릿싸움 하려는 인간도 있고,,,,, 정말 진료실에 앉아있다보면 평소 생활태도가 다 보입니다.
어떤 경우는 '나는 너를 안믿겠다'라는 암시인지는 몰라도 맞는 이야기도 의사 이야기가 틀렸다고 박박 우기는 사람이 많습니다.
너무 잘난 인간들인 경우에는 맞는 이야기 다 해주고 치료 방향까지 설명하고 증상 상태 맥진으로 다 맞춰줘도, 어려보인다고 슬슬 꽁무니 빼고 어디 돌팔이 할아버지 찾아다니는 인간들도 봤습니다.
솔직히 저는 임상하는것 싫습니다. 환자랑 머릿싸움 하는 것도 싫고, 내가 환자 상태를 환자보다 더 잘아는데도 불구하고 머리쓰면서 환자한테 이해시키는 것도 쉽지 않고(환자는 어디서 들은 말이나 잡지에서 본 말이나 해줘야 좋아하지 객관적으로 말해주면 아주 싫어합니다. 무슨 열이 많다라거나 이런 추상적인 이야기나 해줘야 먹힙니다.) 무조건 세첩에 고쳐달라고 하는 인간들 비위 맞춰주는 것도 내키지가 않는군요.
결국 그런 사람들 끌고 가봤자 어디 호언장담이나 하는 돌팔이 할아버지한테나 가서 약먹고 다시 나빠져서 되돌아 오는데, 아주 짜증이 납니다.
사람이 아파지면 조금씩 성격 이상해지고 피해의식에 사로잡힌다는 것은 이해가 가겠는데, 그런 신경증 환자들을 주로 대하려다 보니 짜증날 때가 많습니다.
정확한 진료를 해주려고 해도 거부하고 그쪽에서 먼저 저를 돌팔이 취급하는데 이르러서는 정말 밥맛이죠.
어리게 생긴것도 죄인가봅니다. 불과 1년 선배는 흰머리 나고 등치가 커 놓으니 주위에서 '하늘이 내린 한의사'랍니다.
환자들이 그 사람과 저를 대하는 태도가 백팔십도 다르죠. 별 차이 안나는데도 말이죠.
환자란 약하면서도 항상 머리 굴리는 존재인가 봅니다. 물론 머리 굴려봤자 답이 안나오는데 자기가 항상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죠.
고질병일 수록 어이없는 호언장담에 쉽게 넘어갑니다. 그래서 제가 아토피 환자를 무지 싫어합니다. 솔직히 말해주면 말해줄수록 저와는 점점 멀어지죠. 아토피 환자 저한테 치료받고 좋아진 경우도 많습니만 전 항상 가능성에 대해서만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아토피 환자가 싫습니다. 워낙 그런 사람을 많이 봐서요. 잘 안낫는다고 하는 저를 돌팔이 취급하고 어디 이상한 곳으로 빠져나가니 진료하고도 기분이 썩 좋지가 않습니다.
얼마전에 2차감염에 단순포진와서
"아무개님~이것만 치료하시겟습니까 아니면 이거 치료후에 저한테 아토피 치료까지 해보시겟습니까~"
하길래..
"어떻게 치료하시는데요?"
"저는 기본적으로 스테로이드 사용하지 않고 치료합니다...아무개님 같은 경우는 하이드로코티손과 엘리델 프로토픽을 좀 쓴 후에 세라마이드 로숀을 꾸준히 발라주시면 됩니다"
빡큐한번 하고 2차감염이랑 단순포진 약 열흘치만 받아왓거덩요...
글구요..
아토피 환자를 뭘 어찌 치료하셧는진 모르겟습니다만...
아토피 완치를..
완벽한 완치로 보느냐...아니면 증상의 완화를 지속시킴으로써 그걸 완치로 보느냐에 달렷겟습니다만...
좋아지는 경우라면 굳이 치료없이 관리만으로도 좋아질수 있는것이고..
또 시기적으로도 좋아질수 있는것이고요...
뭐 아토피 전문을 표방하는 한의사 좀 봣드만...
기본적으로 아토피가 뭔지도 모르는 한의사 많드만요...
스테로이드 연고가 원인이라는둥...
스테로이드성 피부염과 아토피 피부염도 모르는 무개념이었어요...
웬만하믄 어처구니 없다는 말 상대방 기분상 잘 안슬려고 하는데 그 경우는 정말 어처구니가 없드만요...
이래저래 말바꾸기나 하고...
또 모사이트에서 무료진료환자 모집하드만요..
이번엔 논문까지 쓰겟다고 덤벼대니 할말이 없슴..
혹시 황우석이랑 아는 사이일까하는 상상도..ㅋ
아토피 환자의 타입은 한의학적으로 무궁무진 합니다. 한의학적으로 보면 아토피 환자의 타입 무지 많더군요. 일반적으로 4세 이전 아동의 아토피 치료는 정말 힘듭니다. 아이들의 면역체계는 어른과는 많이 다른 것 같구요.
성인형의 경우에도 여러 종류가 있어서 거의 케이스 바이 케이스인것 같습니다. 동일한 약으로만 주었을 시에, 아토피 환자의 단순 증상 개선 정도도 불과 20~30퍼센트를 넘기기가 힘든것 같습니다.
복부에 적이 많아서 온몸이 차져서 오는 아토피의 경우에는 거의 아토피가 아니라 복부 적을 치는 약까지 써야 증상이 개선되는 경우도 봤구요.
아토피 환자를 여러명 보면서 내린 결론은 '아토피는 피부약만 줘서는 낫지 않는다' 였습니다.
어떤 환자는 인삼 부자를 쓰면 확 좋아지고 어떤 환자는 완전 정 반대입니다. 피부약만 써서 좋아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신장이 매우 안좋습니다.
너무나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 의사의 세심한 관찰과 추리가 필요하며, 환자도 많이 노력해야 합니다. 2차감염후 농가진일 경우 경우에는 한의학으로는 속수무책이니 빨리 피부과 가서 약먹는게 좋은데요, 이것도 환자는 이해를 못합니다. 이것마져도 한의학으로 해결하라고 합니다. 한의학이 어떻게 다 치료하겠습니까. 현대의학이 잘하는 부분은 같이 받아야 합니다.
가장 기억나는 아토피 환자는 아토피 급성으로 전신 가려움증과 전신 진물이었던 환자입니다. 거의 매일 침을 이 삼백개씩 놓아가면서 가려움증을 가라 앉혔는데, 침을 하도 많이 놓으니(앞면 뒷면 모두 다) 침 뽑는데만 20분이 걸리더군요. 나중에 많이 호전이 되었는데, 지금 어찌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어디 약국가서 한약 잘못 먹고 급성으로 전신 발진이 돋은 후 계속 진행이 된 환자죠.
아토피에 인삼 부자가 다 안맞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환자는 실제로 인삼을 고도로 투여하면 확 낫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대부분 아토피 소아환자들은 변비가 많습니다. 신장열이 타서 하초에 열이 고여있다는 이야기이죠. 이런 부분들도 같이 고려해서 쓰면 됩니다. 성인형은 이미 몸이 한번 적응을 해서 고질화가 되었으니 뿌리 뽑기가 어렵습니다. 아토피와 같은 사기는 몸 바깥에서 발현이 되지만 그 뿌리는 몸의 중앙부위에 있습니다.
마치 원자에서 최외각 전자는 잘 빠져나가지만 원자핵은 가속기로만 뽀갤수 있는 것 처럼, 몸에 있는 사기를 뽑아내기가 힘듭니다. 겨우 해봤자 표층에 있는 것만 뽑아내는 것이죠. 따라서 속에 있는 것까지 뽑아내려면, 생활, 환경, 습관을 다 바꿔야 합니다.
제 사촌동생은 아토피가 심한데, 이놈이 게임중독입니다. 게임을 금지시키면 가라앉았다가 게임만 다시 하기 시작하면 완전히 벌겋게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본인은 아니라고 하는데 보면 그렇습니다. 이런 부분까지 다 컨트롤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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