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일제시대 백정아들을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도 이것과 무관하진 않겠죠.

드라마의 주인공 중 한명인 백정아들은 미국인 선교사이자 의사에 의해

훗날 의사로 교육받은 최초 한국인 양의사 7인 중 1명입니다.

그 아버지는 백정이라 이름이 없었다가
미국인 의사에 의해 처음으로 이름을 부여받았고,
그 아내와 자녀들도 이름없이 살다가 역시 미국인의사에 의해 이름을 받았죠.
여기까지는 역사적 사실입니다.

올해 방송예정인 그 드라마가 ..... <허준>과 비슷한 효과를 내지 않을까 합니다. 

드라마의 영향은 신문사설보다 더 와 닿죠.

의약분업이 한참일 때 신문에서는.....이땅에는 허준이 없는가?....식으로

비판기사가 나간 것을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드라마 허준을 통해 .....허준이...........의료인의 이상향으로 국민의 뇌리에 남았다면,

올해 준비 중인 그 드라마는......의학에서 미신을 걷어내고

혁혁한 발전을 하는 과정을 국민의 뇌리에 남길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드라마가 끝날 때 쯤이면,

의사가 한의학을 연구하는 게 타당하다는 감정적 공감대를 형성하게 될 수 있겠죠.

또 의료일원화를 해서 의학을 더욱 발전시키자는 주장이 자연스럽게 나올꺼구요.

제 예상이 틀리면 다행이지만.....

제가 의협회장이라면 이 시점에서 이 드라마의 작가와 긴밀히 교감하고도 남겠습니다.

작년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우정사업본부에서 서울대에서 신청한 <대한의원 100주년기념우표>를 발행하겠다고 했죠.
연세대는 물론이고..... 저 역시 인터넷에서 거품물고 쓰러질 정도는 아니지만, 강력히 반대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대한의원은 훗날 총독부의원으로 개명했는데

일제가 일본인 진료를 위해 , 또 식민지 통치를 위해

한국의 어의들을 내쫓고 의생신분으로 격하시킨 후

일본의사들만 뽑아서 서양식 병원을 운영한 게 출발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꼬라지를 덮고, 현대의학의 개가를 올린 출발점으로만 부각시키는 것은......

의학사를 모독하는 행위가 아니겠습니까?
아니 우리나라 역사인식도 못하는 멍청이들이라고 할 수 있죠.

나중에 서울대 교수들이 대대적으로 반대성명서를 냈을 정도의 일인데,

참으로 정신빠진 서울대 의대교수들이 한동안 소란을 피웠다고 봅니다.

어쩌면 세브란스병원의 전신인 광혜원이

식민지 시대에 조금 더 정통성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광혜원도 만만치 않습니다.

선교사들의 목표인 기독교를 전파해야 했으므로

의료선교를 전개하는데 큰 장애가 되었던 '민간신앙'과 '한의학'을 공격했죠.

한국인의 무지와 미신을 부각하면서

한의학을 열등하고 비합리적이며 비과학적인 것으로 비판했습니다.

우리가 역사를 돌아보는 것은.............이 시대에 필요한 지혜를 얻기 위해서일 겁니다.

제 기우기는 합니다만......의협의 100주년 기념 드라마를 통해
올해 시작될 어떤 조짐을 대비하는 뜻에서
의료계 안팎의 작은 글들을 모아 ...........생각주머니를 넓혔으면 합니다. 

이런 글 추천합니다.
1. 20세기 한국의학의 발자취 (서울대 의대 병리학 지제근 교수)
2. 동서 의학 연구의 접점( 서울대 의대 병리학 지제근 교수)
3. 일본에서의 한약 연구동향( 일본 동경의대 약리학 정종철교수)
4. 일본 동양의학의 이용 및 실태에 관한 연구( 의춘당, 고신대 보건학과 홍경섭 남은우)
5.서울지역 개원의의 대체의학에 대한 인식 및 형태(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윤현국 김진하 오상우 윤영호 유태우)
6. 의료일원화 논쟁의 관점 찾기( 상지대 철학과 최종덕)
7. 한양방 결합, 과연 가능한가? (한국의료관리 연구원 책임연구원 이기효)
8. 한의학의 과학 콤플렉스 (상지대, 자연철학 최종덕교수)
9. 한국의료 일원화의 쟁점과 정책방향( 의료정책연구소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