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한의학은 원래 중국 한의학을 답습하는 형태였으나 에도시대 길익동동이 활동하던 시대를 전후로 하여 고방(상한론, 금궤요략)이 활성화 되기 시작하였고 그 이후 시기의 일본 한의학계는 주로 절충파(고방+후세방), 후세방파 보다는 고방파가 주류가 되었습니다.
일본의 고방파는 맥진은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며 길익동동 같은 경우는 맥진을 완전히 배재하였습니다.
대신 복진을 주로 하고 여타 문진들을 참고하는 방식의 진단법을 발전시켰고 에도시대의 길익동동과 여타 의가들 이외에 근현대에 유명한 일본 고방파로는 황한의학의 저자인 탕본구진과 그의 제자이자 일본 기타사토 연구소 초대 소장인 대총경절, 그 외 시수도명 등이 유명합니다.
현재의 일본 한방 시장은 일본의 양방 의사들이 의사 면허를 취득한 후에 한방을 공부하고 한약을 사용하는 것이 허락되어 있으며, 침은 침구사 제도로 따로 독립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지만 실제 현재의 일본 한방 시장은 국내 한방 시장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크며, 일본 의사들이 처방하는 약물 중 30%는 한방 제제 계통입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복진치료의학회의 노영범 한의사를 중심으로 하여 이쪽 계통의 의학이 연구되고 활용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황한의학이라고 하는 건 사실 토오모토 규우신에 의해 쓰여진 '황한의학'이라는 책을 바탕으로 한 일본식 전통의학에 대한 포괄적 명칭입니다. 국내에 알려진 것은 현재 일본에서 사실 정리가 된 형태의 의학을 전반적으로 황한의학이라고 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단순히 한 분야만을 말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일본의 전통의학은 기본적으로 고대 일본부터 계승된 전통의학과 백제 등에서 건너간 의학 지식이 결합된 화의학, 중국 한대에 만들어진 상한론 등을 기본으로 한 한의학, 그리고 그 이후 금원사대가에 의해 정리된 의학이 건너가고 한국의 동의보감에 의해 보충된 후세방의학, 고방과 후세방의 절충안이라고 할 수 있는 절충파의학, 에도시대 이후로 들어온 외국의 신의학과 전통의학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그 당시 난의학-네덜란드의학을 배운 일본의 의사들도 못 하던 외과수술을 실제로 해낸 하나오카 세이슈는 유명하죠.) 등이 복잡하게 존재했고, 일종의 체질의학이라고 할 수 있는 일관당의학까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의학을 모두 통틀어서 하나로 말하긴 어렵지만 Coogi님이 말하신 대로 일본은 고방파가 득세하면서 漢의학이 중심이 됩니다.(고방의 원전인 상한론이 저술되었다고 하는 시기가 한대이기 때문에 일본은 한의학을 漢으로 적습니다.)
대표적으로 상한론 처방과 일본에서 나온 새로운 처방(하라 난요오의 갑자탕 을자탕이라거나 아사다 슈우하쿠의 처방들이라거나... 십이미패독산이던가요? 뭐 그런 것도 있었던 것 같군요)들을 많이 사용하고 처방의 판단 조건으로 복진을 객관적 기준으로서 중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신에 환자의 주관적 기준이 한국의 한의학에 비해서 약간 덜 비중있게 보이는 방식으로 진단과 처방을 한다는 느낌을 개인적으로 받았습니다. 또 서양의학과 한방의 조합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 '처방명'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적용가능한 서양의학질환명을 나열하거나 하는 식의 예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위의 추천 서적들도 좋은 책들이지만, 'Doctor's 입문 한방의학', '증례로 배우는 동서의학'을 먼저 권합니다. 이론서가 아니라 실제 의사들이 한방을 적용할 때를 상정해서 쓴 책이고, 일본에서 사용되는 여러 이론 중에 중요한 것만 모아놓은 것이기 때문에 한 두 사람의 책을 읽는 것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해보시고 마음에 드시면 그 때부터 깊이 있게 파고드는 것도 좋습니다. 유명한 오오츠카, 타츠노, 야카즈, 요시마스 등의 의가들도 꽤 읽혀지고 번역판도 나오고 하니까요.
일본 의학의 흐름이나 다양한 학설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일본의학사를 참고하시는 것이 훨씬 정확하고 폭넓은 부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마침 일본의학사의 번역판도 올해 나왔으니까 개괄적인 이해에 도움이 되시 겁니다.
증례로 배우는 동서의학 은 예로 들고 있는 치험례들이 그다지 좋지 못한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별로인것 같더군요 증례로 배우는 동서의학의 경우는 토야마 의과대학(맞나?) 에서 한방과목을 가르치는 교수가 쓴 책인것으로 알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볼 때 복진에 대해 숙련도가 좀 떨어지는 사람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 복진을 공부해 보지 않아서 어떤 지 모르겠습니다. 증례로 배우는 동서의학을 권하는 이유는 서양의학적인 질환에 대해 한의학적인 접근과 함께 개괄적으로 어떤 변증법을 이런 경우에 써서 어떤 효과가 있었다라는 내용에 대해 케이스 스터디 위주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복진에 대해서 공부하려면 케이스 보다는 교과서적인 책이 더 낫다고 생각하고 있고, 한의계에서는 케이스 스터디 위주의 책이 없거나 혹은 적은 양의 케이스를 일반화하는 책들이 상당수 있기 때문에 그 책을 추천한 것입니다.
뭐 황한의학이라는 용어야 어떻든지간에,
일본식 고방파에 대해 공부하시고자 한다면
우선은 복진을 빼면 안됩니다. 그렇다고 맥진을 무시한 것은 아니죠.
유취방에서도 복진, 맥진, 증상을 모두 같이 중시해야한다고 강조합니다.
간략하게 설명드리면, 음양이나 허실에 대해 길익동동(요시마스 도우도)선생은 완전히 부정해버립니다. 그의 아들 낭가이선생이 기혈수에 대한 이론을 만들어서 좀 더 병리를 다양화하구요. 아사다소우하쿠선생은 일본의 마지막 전통의학대가라고 말하고요.
음양이니 허실에 대한 것은 그뒤 후세 의가마다 의견을 달리하므로 황한의학에서는 어떻다라고 딱 집어 말할수 없습니다. 큐신선생은 도우도선생과 같은 고방가들이 준한 약제를 너무 많이 쓴다고 비판도 많이하구요.
좀더 참고하실수 있다면, 복진을 중시하는 일본의 황한의학은 보통 도우도선생부터 시작하셨다고 보고 물오약방을 쓰인 아사다 소우하쿠 선생까지는 오직 한의학을 하신 분들이고,
복증기람을 쓰신 분레이는 복진을 총정리했다고 하죠. 이분에 관해서 자세한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시대로 봤을때, 이분도 양의는 아니셨던거 같습니다.
그 이후 큐신선생이나, 게이세츠선생분들은 양의와 한의를 같이 하신분이므로 이정도 배경지식을 알고 공부하시는게 좋을 겁니다.
황한의학도
도우도 선생의 유취방, 약징
제자분들의 유취방의나 유취방광의등등 이런 책들을 우선 태양병부분이라도 보시는 것이 좋구요.
그뒤에 큐신선생의 황한의학
게이세츠선생의 책들 순서로..
공부순서를 예전꺼부터 현대책으로 내려오는 것이 좀더 좋은듯 합니다. 현대로 올수록 유용한 처방도 좀더 증가하고, 고방에만 집착하던것에서 벗어나 유용한 후세방도 많이 사용합니다.
이런 순서로 보시면 좋을듯하구요. 다만 거의다 상한조문을 기본으로 하기때문에 상한론조문에 대한 공부도 저절로 많이 되실듯합니다.
사실 제 나름대로 추천하고픈 책은, 논란도 많지만 채인식 선생님의 '상한론 역전'을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중요한 중국, 일본의 여러가지 의가설도 정리되어 있고, 채인식 선생님의 임상경험도 꽤 녹아있기때문에 상한에 대해 총정리되었다 싶은 책이요.
물론 번잡하다 어쩌다하는 사람도 있지만, 원래 상한론 책들이 그런식으로 편집되어있습니다. 각각 조문에 예전 의가들의 이론이 줄줄이 나오고, 가장 뒤에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식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그러려니 하고 공부하실수 밖에 없어요^^;;
Cjzz 님도 틀리셨군요.. 유노모토 가 아니라 유모토 입니다.
湯은 토로 읽을수도 있고 훈으로 읽으면 유 로 읽습니다. 탕본구진 선생의 경우 탕은 원래 유로 읽는데 소현자님은 탕자를 토로도 읽을수 있어서 착각하고 그렇게 글을 쓰신것 같네요 '유노'는 아닙니다.
Cjzz 님도 열거하신 책들 보니까 고방공부를 어느정도 하신것 같네요
다만 제가보기에 역전은 별로 공부 안해도 될듯 싶고,,, 조문 1번부터 398번까지 순서대로 하는 공부는 학교 상한론 시간에나 하면 충분할듯 싶네요... 역전은 보더라도 한번 읽고 덮는 선... 별로 팔 책은 아닌듯.. 조문순서대로 공부하고 싶으면 차라리 임상응용상한론해설 같은게 부담도 없고 그나마 나은듯 싶고...
복증기람 은 실제로 당시(에도시대)에 길익동동류의 복진으로 유명했던 일본 명의가 있었는데 그사람이 문맹이기 때문에 제자를 시켜서 책을 쓰게 했으나 그 제자가 자신의 마음대로 내용을 첨가해서 본의를 그르친 책으로 나중에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그 명의가 또다른 제자를 시켜 잘못된 것을 바로잡은 책이 '복증기람익'입니다.
그리고 조문공부가 물론 임상에 직접적으로 바로 도움이 된다고 할수 없지만, 분명 요즘 일본책들도 보통 조문을 근거로 이런저런 설명을 하고 있어 조문공부해두는게 확실히 도움이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물론 다른 생각을 가지신 분들도 많으시겠지만요~ ^^;) 게다가 역전 뒤에는 처방해설들이 있어서 나름 일본식으로 상한처방을 쓸때는 도움도 많이 된다고 생각되구요.
물론 이론서는 한번읽고 잘 읽게 되지만, 분명 갖고 있을 가치는 있지않습니까?
내경같은 것도 여러번 읽으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보통 학교다닐때 1~2번 읽고 잘보관해두잖아요. 그냥 그정도는 기본이니까 갖고있는거겠죠. (게다가 우리나라에서 나온 상한책중에 일본쪽의 느낌을 갖고 나온거는 최근에 나오는것들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없으니까요)
조문공부만이라면 학교에서 공통교과서로 쓰는거 같은 상한론 정해도 좋더군요.
하지만 둘의 차이라면 상한론정해는 주로 중국쪽시각에서 많이 주석을 단 느낌이구요. 역전은 황한의학쪽에서 많이 주석을 단 느낌이라 그중 역전을 추천해드린겁니다.
아..그리고 우리나라 책으로 봤을때의 장점이라면 사상처방과 체질론을 추가한 점이 좋거든요. 어파치 공부하시는 분이 고방쪽으로만 쭈욱 나가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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