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졸업하고 6년차되는 새파란 한의사입니다.

즐거운 학창생활 보내시길 바라며

학문적인 욕심이 많은 분들께 몇가지 권해드리고자 합니다..

 

1. 어학

 

한문(한자)공부는 기본이겠지요. 고대중국어(한문,원전) 뿐만 아니라 현대중국어도 열심히 하면 분명 보답이 있을 겁니다. 최소한 간자라도 익히길 권합니다(졸업하고 간자체 전혀 모르는 후배들을 종종 보았습니다). 값싼 의서들을 비롯 중국에서 쏟아져 나오는 현대 중의학 서적들 중에는 우리가 무시못할,배워야할 것들도 매우 많습니다. 학창시절 간자체 익히느라 너무 고생한 걸 생각하면.

 

영어 - 현대의학을 주름잡는 나라는 당연히 미국입니다. 인터넷 시대에 수많은 정보가 넘치고 있지만 의학적인 최신정보, 고급정보는 당연히 영어사이트에 많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수준있는 논문은 미국,영국의 저널에 실리고 있으니 최소한 reading이라도 부담없이 잘 되게 미리 준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회화도 잘되면 금상첨화겠죠. 양방의학 뿐 아니라 한의학 관련 많은 정보가(미국,중국,일본,한국에서 나온 연구도) 영어로도 씌여지고 있습니다.

 

일어 - 일어는 하나도 모르기 때문에 할말이 없습니다.TT 다만 일본의 한의학 연구 역시 무시못할 수준에 이르기 때문에 일어를 잘한다는 것은 그만큼 경쟁력을 갖춘다는 말이 됩니다.

 

2. 한의대 수업

 

한의대에 들어온 이상 한의학에 대한 열정과 기대 희망은 다들 충천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도를 지나칠 경우 안좋은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학교수업을 무조건 무시하게 되거나 무슨 선생님 무슨파에 너무 일찍 빠져들어 다른 얘기는 귀에 전혀 들어오지 않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혹은 그 속에서 힘들게 헤어나온 친구들도 보았습니다.

한의학을 전공한다고 서양식의 사고방식을 버리라는 식의 세뇌교육은 절대 비추입니다. 서양식이라는 구분자체가 벌써 한의학적인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반증입니다.

 

학교에서는 학교공부를 하는 것이 맞습니다. 강의가 부실하고 쓸데없는 과목을 배우고 있다는 생각이 아마 수도 없이 들 것입니다. 저도 열심히 도망도 다니고 해봤습니다. 하지만 지나고 보면 나역시 아는게 아무것도 없으면서 남탓만하고 지나치지 않았나 하는 후회가 많이 듭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과정을 무조건 거부하거나 수동적으로 외우려고만 들지 말고 주체적으로 흡수하고 심화학습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길 권합니다.

 

의학통계 교과서가 너무 허접하면 나혼자 다른 새로나온 책을 본다거나 교과서에 나온 어느 의가의 설에 대해 해당 원전을 직접 참고해본다던가 선배한테 더 물어본다던가 여러 화학 수업이 이해가 안가면 다른 쉬운책은 없는지 찾아본다던가.정 모르면 고딩때 책부터 본다던가..해부학 아틀라스 그림 교과서외에 다른 책을 도서관 가서 보고 구조적인 이해를 더 깊게 한다던가..참고서적은 여러개를 보면 볼수록 입체적인 이해에 도움이 되는 것은 다들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3. 교양 /취미

 

저는 게으른 성격 탓에 다양한 분야의 서적을 많이 탐독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소양이 쌓인 사람과 대화해 보았을 때 많은 것을 느끼게 합니다. 대상을 여러각도로 볼 수 있는 그 능력에 탄복하게 됩니다.

 

그리고 여유가 된다면 한의사 외에 다른 뭐 하나 멋드러지게 할 수 있도록 무기(?)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는 한의사 선배님 중에 한의사 안하고 서예 학원차려도 될 정도의 실력을 가진 분이 계십니다. 후배에게 여러 글씨를 선물해 주기도 하십니다. 음악 미술 여행 운동 댄스...똑소리나게 하기까지는 꽤 많은 노력이 들어가겠지만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면 시간이 있고 없고의 문제를 떠나 여유라는 것이 마음속에 생길 것입니다.

 

쓰다보니 별것도 아닌걸 떠벌여놓았는데....

끝으로 놀때 미친듯이...신나게 노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