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한의대닷컴 초창기 활동멤버였으며, 한의대생이었을때 또모하니라는 필명으로 칼럼을 쓴 현직 한의사입니다. (아직도 제 칼럼란이 없어지지 않고 있는게 신기하네요. 아이디는 없어졌지만... 05년 이후로 글을 쓴적이 없으니 무려 4년만에 이곳에 글을 써봅니다.)
먼저 인터넷에 만연해 있는 한의사 관련 글들이 물론 현실을 어느정도 반영해 있다고는 하지만, 그 정도가 심하게 왜곡되어 있는 것 같아서 한의대를 꿈꾸는 학생들이 흔들리는게 아닌지 우려되어 글을 씁니다.
우선 저는 한의대 졸업 후 한방병원 수련의도 해봤고, 로컬 한방병원 과장도 재직했으며, 현재는 의료원에 한방과장(공중보건의사)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먼저 수험생들에게 한의사의 현실과 정보에 대해서 정확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1. 한의사 월급이 200만원이다??? 한의사 절반이 300도 못번다???
인터넷에 만연해 있는 한의사의 왜곡된 정보중의 하나가 한의사의 월급이 200도 안되며, 한의사 절반이 300도 못번다는 글들이 많습니다. 굉장히 황당해할수밖에 없는 글들인데 마치 사실인양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취업 한의사는 월 510만원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취업한의사는 개원한의사와 개념이 다릅니다. 취업한의사의 연봉은 한의원 부원장, 한방병원 및 요양병원의 한방과장, 공중보건한의사, 한방병원 수련의등 월급을 받는 한의사의 평균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부원장의 평균은 350~400, 요양병원의 일반의 평균은 400~600(평균500)정도이며, 일반적으로 부원장은 면허딴지 1년차~3년차 이내가 하는 것으로 이것이 최하임을 알 수 있습니다. 행여 200만원 월급 받는 한의사가 있다고 치더라도, 이는 매우 희귀한 경우이지 대개의 한의사의 월급이 그렇다고 단정짓는것은 성급한 일반화 오류이겠습니다.
참고로 제가 한방병원 과장을 할때 기본급 세후450 (세전 500정도)에, 인센티브로 50~100정도 받았는데 당시나이가 30살이었음을 고려한다면 적은돈은 아닐것이라 생각됩니다.
2. 한의사의 전망은 매우 어둡다???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돌아다니는 글들이 한의사의 전망은 매우 불투명하고 어둡다는 것인데요. 물론 대한민국의 전문직의 전망중에 전망이 매우 밝은 직종이 어딨을까 되묻고 싶습니다. 전망이라함은 수험생들은 대략 10년후를 내다봐야 하므로, 앞으로 10년후인 2020을 생각해봅시다.
한의사도 1년에 800여명(정원750명, 정원외포함)배출되기에 배출되는 인원이 적은 것은 아닙니다. 현재 한의사 면허번호가 19000번을 향해가고, 개원한의원이 1만개정도임을 감안한다면 적은 숫자는 아닙니다.
그런데 이것은 한의과만 그런게 아니라, 치과나 변호사업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치과정원도 약 800여명에 개원가의 숫자도 비슷하며, 활동하는 치과의사수는 한의사숫자와 비슷합니다. 한의사도 1년에 800여명씩 쏟아지지만, 치과또한 1년에 800여명씩 쏟아집니다. 변호사는 어떤가요? 사법시험 1000명시대에 판,검사등으로 임용되는 300여명을 제외한 700여명은 매년 개원가로 나와야 하는 실정입니다.
지금은 모든 전문직이 옛날만 같지않으며, 앞으로 이런상황은 가속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나마 한의원에 내원하는 환자연령대는 아무래도 퇴행성질환이나 만성질환이 잦아드는 50~60대 이후가 가장 많은데요. 2026년정도에 65세 이상의 인구가 20%가 넘어서는 초고령 사회에 접어듭니다. 인구의 5분의1이 65세 이상이 된다면 공급도 많아지지만, 그만큼 한방에 대한 수요도 많아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3. 한방치료는 매우 제한적이고, 젊은 사람들이 이용을 안한다 ???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내용중 하나는 요즘 젊은 사람들은 한약을 안먹고, 젊은사람들은 이용을 안한다는 것과 한방의료는 폭이 매우 제한적이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한의원을 이용하지 않은 아주 편협한 시각에서 바라본 글입니다.
2000년이 지나면서 함소아(소아), 코비(비염), 규림, 일맥(비만), 존스킨, 피브로(피부), 하이키(성장), 하늘마음(건선,아토피), 자생한방병원(척추), 장덕(오십견) 과 같은 특화한의원들이나 한방병원들이 생겼으며, 80~90년도 단순보양에서 피부,비만,비염,소아,성장,척추,오십견등의 치료등으로 치료의 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90년대 우수한 두뇌로 입학한 많은 한의대생들은 각각 관심있는 분야를 연구하여, 해당분야에서 특화를 해서 성공한 사람들이 많으며, 한방의료가 예전의 단순보양을 넘어서 현재는 각종 만성질환 및 난치병 치료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4. 한의대를 갈바에 고대 경영을 가겠다?
특정대학 특정학과를 언급해서 매우 죄송합니다. 아마 이글이 나중에 퍼져서 다른대학 다른과분들이 보실때에 우려되는 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의사 까페에 이런류의 글이 올라와 있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한의대는 졸업과 한의사 국가고시 통과만으로 공중보건의사에 편입되는 특혜가 있습니다.(의사,치과의사,한의사만 있는 제도입니다.) 공중보건의사란 군대대신에 보건의료원,보건소,보건지소에 3년간 근무하는 조건으로 군대를 마친것으로 인정됩니다. 주5일 근무를 하고 있으며, 급여는 일반의일 경우 중위1호봉, 한방전문의일 경우 대위2호봉에 준해 월급을 받고 있으며, 여기에 진료장려금이라고 해서 70~120만원내외의 장려금이 추가로 받게 되는데요.
저역시 보건의료원에 근무하는데, 레지던트 경력 인정되고 의료원은 진료장려금이 100만원이기에 약 230여만원의 월급을 받고 근무하고 있습니다. 9시 정시 출근 6시 정시 퇴근, 주5일에 빨간날 다쉬고, 계약직 공무원에 준해 연,병가를 쓸 수 있습니다.
고대경영이나 일반4년제중에 군대를 이런식으로 가는 경우가 얼마나 있는지 묻고 싶구요.
또 한의대를 졸업하여 개원하면 약 70%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보조를 받습니다. 대한민국 개인사업중에 의료업이 아니고, 누가 국가로부터 돈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경영학과를 나와서 회사를 차려서 어떠한 사업을 한다고 치더라도 정부로부터 1원이라도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한의원에 내원하는 환자는 대략 환자의 연령과 치료의 수, 초진,재진여부에 따라서 약 15000~2만2천원의 수가를 발생시키는데요. 환자는 본인부담금(30%, 65세이상은 15000원 이하는 1500원, 15000원 이상은 30%)이 약 1500원~6000원 내외입니다. 한의사는 이 차익분(대략 14000원~10000원)을 건강보험공단에서 지급을 받게 됩니다.
즉, 한의원을 일종의 의료사업이라 생각하더라도, 국가에서 일정부분 한의사의 경제를 책임진다는 것이지요. 의사의 경우는 성형,피부미용을 제외한 필수의료과(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과)는 한의사처럼 70%내외를 보조합니다. 반대로 치과의 경우는 발치,신경치료등 구강치료는 보험이 되지만, 많은 경우(임플란트,보철,치아교정)는 보험이 안되지요. 한방의 경우는 침과 뜸,부항등은 보험이 되고, 한약은 비보험이라서 한방은 의과와 치과의 중간정도의 위치에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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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매우 길어지고 장황하게 되었요.
현재 한의원 물리치료(1년예산-300억)도 건강보험으로 편입되었으며, 추나와 약침은 자동차교통보험에 편입되었습니다. 건강보험료 및 노인장기요양보험료가 대폭 오르고 이것이 의원,병원,요양병원,한의원등에 돌아갈 것입니다.
2010년 1월 31일부터 교차고용허용(양방병원에 한의사 채용 허용), 영리법인허용 및 민간 사보험 육성정책등으로 의료계는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띄게 될 것입니다.
수험생분들에게 하고 싶은말은 인터넷은 그 특성상 아주 특이한 경우가 마치 사실인양 표현되고, 말많은 소수가 다수인양 느껴지며 유포가 빠르고 광범위하다는 것입니다. (마치 지난 대선때 인터넷에서는 문국현이 대통령 당선되는 줄 알았습니다. 실제득표는 5%도 안되었지만요.)
또한 사람에게는 '여우의 신포도 컴플렉스' 가 있어서, 자신이 갈망하던 직업이나 대학을 갖지 못하게 되었을때 그 직업이나 대학이 뭉게질때 희열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그런 글을 쓰거나 유포하는 분들은 한의사와 아주 관계없고 객관적인 시야에서 보려는 분들보다는 한의사나 한의대생에게 컴플렉스를 가진 분들이라고 생각됩니다.
아무쪼록 한의대를 지망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가까운 한의원이나 보건소에 한의사들을 찾아뵙고 상담을 하신다면 미래의 후배되시는 분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주리라 믿고 저는 여기서 갈무리 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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