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핵심이라면, 본인이 한의학을 공부하고 싶은 맘이 있느냐는 건데..
만약, 한의학공부에 특별한 맘이 없는데 그것말고 다른 거 특별하게 하고 싶은 것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지금 이 순간에 다른 진로를 찾아보기도 싫다면,,,
한의대 다니는 동안 다른 한의사들이 뭔 말을 하는 지 알 정도로만 한의학 공부해서 졸업하신 후, 환자치료 대신 법학 공부해서 변호사가 되세요. 이전에 썼다 지운 글 보니까 그쪽이 적성인거 같아보이더군요..
만약 다른 뭔가 하고 싶은게 있다면 그거 하시구요. 저희 동기중에 한 명이 항공우주공학과 가고 싶어 했었는데 반수도 아니고 학교 다니면서 수능준비해서 바로 설대 그 과에 가더라구요.. 남들이 보기엔 그 과가 미국이나 이런 데서나 전망 좋지 우리나라에서도 전망 좋을까 싶어 의아해하고, 게다가 남들은 공학 전공했다가도 한의대 오는 판인데, 자기가 정말 하고픈 게 있고 게다가 한의학이 자기 적성이 아닌거 같으니까 바로 질러버리더라구요..
↑ 모색기간이 1년은 너무 좀 그렇네요..ㅎㅎ 예과 1학년 1년 다녀봤자 한의학에 대해서 제대로 뭘 배울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저도 어떻게 배치표 점수맞춰서 생각없이 한의대 오게 됐는데요.. 첨엔 이게 뭔가 싶기도 하고 크게 흥미를 끌지 못한채로 이책저책 뒤적거리고 보고 했는데 예과 2학년 후반에서 본 1 사이에 한의학에 대해서 흥미가 꽤 생기더군요.. 공부하는 스타일도 다양하고 방법도 무수하고 다들 생각도 다양한 한의대, 한의계라는 곳은 본인이 노력하고 찾으면 분명히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요소가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런 걱정은 전혀 안하셔도 될 듯합니다.
<- 이미 이걸로 절반은 해낸 것입니다. 오히려 어중간한 본과생들 보다 훨씬 더 잘요. 이런 주제의 고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사람들이 바라는 의사가 되는 길에 한 걸음 더 내딛는 것이 됩니다.
고민하는 사람에게 답은 안 나올 지라도 고민 그 자체가 자양분이 될 수 있습니다. 고민도 해 보셨으니 다음에는 좀 더 자신감도 가져 보시기 바랍니다.
예과 때는 여행도 많이 다니시고 동아리도 해 보시고 다양한 사람도 많이 만나보고 하시면서 즐거운 대학 생활 하시길 빕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영어, 중국어 등 언어 공부에 시간을 투자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구요... 이런 부분들은 꼭 예비 한의사로서만이 아니더라도 준비해 두면 본인의 인생을 보다 풍요롭게 할 밑거름이 될거라 생각되네요. 물론 제가 이렇게 했다는 건 절대 아니고... 지나고 보니 그런 부분들이 아쉬워서요...^^;;
학교 생활 하면서도 다른 진로에 대한 강한 미련과 함께 한의사에 대한 회의가 든다면 결단을 내리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구요... 다만 그런 중대한 결정을 하시려면 다른 길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아닌 현실적인 고민과 검증이 수반되어야 하겠죠? 부모님을 설득, 안심시켜 드리는 것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구요...
저도 애초부터 한의대에 관심이 있었던 것이 아니고 어쩌다 보니 들어오게 된지라 글 쓰신 분의 심정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네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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