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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4-01-20 16:23
글쓴이 :
wiwi (211.♡.156.68)
 조회 : 12,233  추천 : 6  비추천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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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마땅한 공부법이 있지 않아서..다만 수능당시의 제가 했던 행동들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겠습니다.
수능의 환경조성과 제 대응에 관한 이야기기 때문에..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건방진 생각과 함께 이렇게 써봅니다..^^
우선 삼수출신이고 대학은 다니지 않았습니다.
원점 110/80/46/65/74 변표 117/76/49/70/68이었습니다.
조용한 반분위기를 위해 2외국어를 선택했습니다.
수능이 수요일이었죠. 저는 바닥난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 일요일에 링거를 맞았습니다.
7월과 9월쯤에도 맞았는데 생각보다 효과가 좋길래 수능때 꼭 써먹어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지요.
그리고 월요일엔 그간 틀린 문제들을 훑어봤습니다.
화요일엔 아침에 도서관갔다가 11시쯤 나와서 친구들과 교육청에 수험표찾으러 갔습니다.
집에서 밥을 먹고 1시쯤 고사장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원래 소집시간이 3시인가 4시인데. 그때가면 고사장엘 못들어가기에 일찍 가서 둘러보려고 갔습니다.
갈때엔 카세트와 듣기 1회분 과 ebs파이널 수학 6회째를 들고 갔습니다.
고사장은 경기기계공업고등학교였는데 큰길과 떨어져있어서 소음이 없을듯했고 학교도 커서 맘에 들었습니다.
고사장으로 올라가려고 건물 현관에 들어섰는데 학교선생님이신듯한 분이 막고는 문을 걸어잠그더군요.
간신히 건물을 한바퀴 뺑 둘러서 열린문을 찾아 들어가 3층에 있는 고사장으로 향했습니다.
들어가서 휭 둘러보고 제 책상을 찾았습니다. 창가이자 라디에이터 옆인 분단의 맨 앞자리..다행히 책상에 흠집은 별로 없고 의자도 덜컹거리지 않고 괜찮더군요. 하지만 매우 건조한 공기와 햇빛에 라디에이터로 인한 매우 높은 온도..로 인해 커다란 지장이 예상되었습니다.
우선 앉아서 카세트를 스피커 아래에 책상을 받쳐서 놓아두고 제 자리에서 듣기를 했습니다.
9번을 푸는데 선생님이 와서 쫓아내더군요.. 나가는 길에 화장실 위치 파악해두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집에 오는 길에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하더군요..감독관들의 작은 실수로 인해 몇십명이 피를 보는 경우가 가끔 있어서-_-..현역때에도 영어듣기 하는데 감독이 기침하는 통에 한문제를 날렸거든요.
그래서 집에 도착하자마자 감독관선생님들께 드릴 편지를 컴퓨터로 치기 시작했습니다.
대략의 내용은..\"제자들 사랑하시는 맘으로 학생들이 시험 잘 볼 수 있도록 환경조성에 도와주세요\" 라는거였죠.5장을 프린트해서..(제2외국어도 응시했습니다) 곱게 접어 다음날 챙겨갈 자료들과 함께 가방에 넣었습니다.
그리고는 못다한 듣기와 ebs파이널 6회째를 풀었죠. 그리고 다음날 가져가 준비물들을 챙겼습니다. 그날 밤 10시쯤에 잠자리에 들어서 30분 정도 뒤척이다 잤습니다.
준비물은..잠옷으로 쓰는 반바지와 평상시에 계속 신고 다닌 슬리퍼같은 단화, 츄리닝, 남방 두개, 무릎담요 두개, 니트 하나, 양말 두개, 가을잠바 하나, 삼색볼펜과 내손에 꼭 맞는 샤프, 거금 500원짜리 비싼 샤프심, 원터치 컴터용 싸인펜, 지우개, 3m귀마개, 휴지, 엠디알, 바흐,모차르트,하이든등의 명곡-_-!을 녹음한 클래식 엠디,이익훈의 ap5분뉴스와 수능기출 듣기를 녹음한 엠디, 손수건 두개 그리고 도시락류였습니다.
수능 당일 6시엔가 일어났습니다. 약 한달간의 관리를 통해 그 시간쯤에 일어나도록 몸을 만들었구요. 아침은 된장국에 나물 위주로 밥을 반공기 정도 먹었습니다.
그리고 7시쯤 차를 타고 가는데..펑크가 나 있더군요-_- 정말 난감했습니다. 하필이면 시험날에..
뭐..바로 택시를 잡아타고 학교로 향했구요. 부모님의 인사를 받으며 교실에 들어갔습니다.
7시 20분쯤 입실. 교실에 두명인가 더 있었습니다. 역시나 교실은 라디에이터 때문에 후끈후끈 하더군요.
준비해온 무릎담요 두개를 꺼내어서 화장실에 가서 흠뻑 적셔서 라디에이터 위에 걸었습니다. 손수건도 코에 댈 수 있도록(서부개척영화에 보이는 복면처럼;;) 적셨구요. 그리고 교실 뒤쪽의 창문을 열어두고 온도조절에 들어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끈한 공기때문에 더워서 반팔면티에 반바지, 양말은 벗고 시험에 임해야겠다 생각이 들더군요..어차피 추워지면 가져온 남방과 니트로 조절을 할 수 있었기때문에 현 상태에 가장 적합하다 생각하는 복장을 취하고는 자리에 앉았습니다.
한두사람씩 들어오면서 쳐다봤지만 원래 두꺼운 얼굴이라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속으로 \'너흰 전국 두자리 등수를 보고 있는거야\"라고 생각했죠..목표가 전국 67등이었거든요.(그냥 숫자가 맘에 들어서 1년간 목표였습니다-_-..결국 못했습니다.;)
그리고는 자리에 앉아서 차분히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제2외국어 선택한 보람이 있을만큼 조용하더군요. 1교시 전엔 맞춤법 300개를 봤습니다. 학원에서 프린트를 나눠줬는데 이정도면 맞춤법은 틀리지 않겠다 싶을만큼 잘 되어있었습니다. 1교시 시작하고 감독관님들이 들어와 준비했던 장문의 편지를 드렸습니다. 보고는 웃으시더군요. 한숨 돌리고 시험지를 받아서 풀기 시작했습니다.
시험보는 동안 꽤 어렵다..라고 생각하고 풀었지요. 하지만 언제나처럼-_-답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기때문에 오히려 기쁘게 풀었습니다. 풀고 까다로운 문제 검토하고 마킹하고 가채점표에 옮겨적으니 30초정도 남았던듯 합니다. 주위에선 애들이 시험 쉬었다..라고 하는 이야기가 들리고 저는 화장실에 가서 혼자 웃었습니다-_-; 애들이 다 함정에 걸렸구나..생각하면서 작은일을 보고 물 한컵 마시고 다시 손수건 적시고는 자리에 앉아 바흐의 두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을 들었습니다. (마음 가라앉히기에 가장 좋은 노래더라구요..)
2교시가 시작되고 감독관님들이 들어오고 아까처럼 제 편지를 받으시고 웃으시더군요. 2교시엔 창문의 효과로 교실온도가 좀 내려가서 남방을 하나 덮고 하나는 위에 입고 시험봤습니다. 수학은 다 풀고 시간이 꽤 남아서 싹 검산하고 마키하고 가채점표에 옮기니 5분정도 남았습니다.
또 화장실 가서 볼일보고, 밥을 세숟가락만 먹었습니다. 대신 반찬을 좀 많이 먹었죠. 반찬은 일부러 풀로 싸갔습니다. 고기 먹으면 탈이 날까봐..그리고 남는 시간에 맥 사과탐 시리즈 맨 앞에 있던 부록?을 싹 훑어봤습니다. 생2 해커 정리된 부분도 훑어보구요. 나중에 돌이켜보니 여기에서 한두문제 건졌습니다. 가장 큰 수확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밥먹으면서 재미있는 일이 있었는데 옆옆분단의 학생이 친구에게 전화가 왔는지 큰소리로 통화를 하더군요.
그 통화내용이 압권이었던게..
\"나지금 수능봐!..몰라~ 갑자기 아침에 엄마가 수능보러 가래-_- 등록해놧다고... 졸라 잤어~!...좀이따 보자!..\"
등의 내용으로....경악케 했지요-_- 제2외국어선택이 허무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3교시 시작 전에 또 화장실 가서 손수건 적셔서 코에 대고 있었구요..(아까 이야기했던 복면스타일...-_-) 또 아까처럼 편지를 드리고 감독관님 웃으시고-(이쯤 되니..제 편지에 문제가 있나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원래 사과탐은 4~60분씩 남기던 과목이라 어떤 순서로 풀건 상관없었습니다. 근데 왠지 과탐부터 풀고싶다라는 생각에..그대로 행했죠. 정말 천운이었던거 같습니다. 과탐은 1년 내내 평균 71..가장 낮은 점수가 70점이었던 터라 주종목중에 하나인데 어찌 된 일인지 너무나 헷갈리는 문제가 많았습니다. 개념자체가 어려운것보다 문제 뉘앙스를 맡기 힘들더군요. 대체 문제가 뭘 말하는건지 싶어서 한참을 헤맸습니다. 결국 과탐에 매진하자 싶어서 과탐풀고..헷갈리는 문제 확인해보고 나니 30분 남았더군요. 사탐이 시간에 쫓긴다 싶었지만 원래 사탐은 자신 있는 과목이었고..경희대만 바라보았던 터라 부담감 없이 볼수 있었습니다. 20분만에 다 풀고 검토하고 마킹하고 가채점표에 옮기고 나니 시간이 딱 되더군요. 아..그리고 시험 중간에 밖에서 작은 음악소리가 들리길래 감독관님께 조용히 시켜달라고 부탁을 하기도 했지요. 3교시엔 문제가 안되었지만 혹시나 듣기하는데 걸리적거릴까봐..
가쁜 숨을 내쉬고 호흡을 정리하고 ap5분뉴스와 기출문제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진을 뺀 나머지 지치더군요..이게 영어 점수 하락의 요인중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여튼 4교시가 시작되고 전과 같은 오프닝..영어는 쉽게 쉽게 풀었다 생각했습니다. 다만..점수는 느낌과 별도더라구요. 외국어에 대해선 도무지 할말이 없네요..^^
이렇게 4교시까지 마치고 짐을 싸서 나왔습니다. 어차피 2외국어는 교실을 선택하기 위한 목적이었고, 한의대중엔 보는곳이 없어서 필요없다 생각했기때문에 그냥 나왔지요.
정문 앞에서 어머니가 기다리고 계시길래 웃으면서 나왔습니다. 어머니께서 걱정하시다가 제 표정보고 웃으시는데 참 눈물날뻔 했지요..^^
집에 와서 채점을 해보고 373..(언어 17번때문에 결국 375) 이정도면 경희대는 아니지만 한의대는 갈 수 있겠다 생각이 들더군요. 조금은 아쉽지만 나름대로 만족했습니다.
뭐.. 결국 동국 대전 원광의 일반순서와는 거꾸로 된-_-; 라인으로 지원하여
동국한의와 대전한의 합격하고 원광한의는 자연예비 15번을 받았습니다.
동국한의로 가기로 결정했구요.
쓰고나니 횡설수설한 기분이네요...긴 수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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